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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병헌 의원 "한국은 게임 할리우드, 게임 규제 풀어야"

지난 2일 세계 최대 오픈마켓 중 하나인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가 한국 이용자들에게 개방됐다. 지난해 3월,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된 이후 1년 7개월만의 일이다.

게임 카테고리 재개방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민주당 전병헌 의원만큼 실질적으로 큰 도움을 준 사람을 찾긴 힘들다. 전 의원은 홀로 오픈마켓 게임물 자율 등급분류를 골자로 하는 일명 '오픈마켓 게임법'을 발의했고 정부와 국회에 끊임없이 게임 카테고리 개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제도권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벌여 끝내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개방을 일궈낸 전병헌 의원에게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게임 산업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전병헌 의원은 "정부, 국회 등 제도권에서 아직까지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이들 놀이, 과몰입 등 규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며 "세계 게임의 표준이 한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한만큼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풀고, 불법에 대한 관리는 엄하게 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더 큰 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전병헌 의원과의 일문일답.

데일리게임=오픈마켓 게임법 통과 이후 수개월만에 드디어 애플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고군분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만.

전병헌 의원=너무 오래걸렸습니다. 일명 오픈마켓 게임법을 입법한지는 어느새 1년 7개월이 지났고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서 앱스토어 게임카테고리 차단돼 논란이 된지는 2년이 지났습니다.

2년동안 국내 게임콘텐츠 시장은 세계시장과 유리된 공간에 방치된 것과 같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만큼 우리 콘텐츠 경쟁력이 성장을 멈춘 시간이라고 까지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정적으로 보면 감개무량합니다. 정부나 국회나 게임을 산업으로 보고 미래 경쟁력으로 보는 시각이 부족합니다. 아니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거의 혼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데일리게임=이번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가 열린다는 점이 상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합니다.

전병헌 의원=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1년 앱스토어 게임 매출은 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2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볼때 우리 한국 게임회사들의 수출 금액은 16억 610만달러로 우리돈으로는 1조 8663억원 수준입니다.

한마디로 하면 지난해 우리 게임회사들이 수출한 총액보다 더 큰 세계 시장이 1인 개발자, 소규모 밴처기업에 열린 것입니다.

여기에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한다면 한국 게임산업에는 엘도라도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데일리게임=오픈마켓 자율등급분류 외에도 온라인게임 및 기타 다른 게임물의 등급분류 민간 이양에 대한 의원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전병헌 의원=콘텐츠 내용에 대한 정부 행정기관의 사전 심의는 '위헌'입니다. 이게 우리 헌법 정신이죠. 세계 어디를 보더라도 우리만큼 타이트하고 초법적으로 사전심의를 하는 국가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대착오적이고, 행정권력화 되어있는 게임물등급위원회 해체를 시작으로 민간 이양작업과 관리감독 기관 이양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민간이 자율적으로 심의하고 이후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이 충분히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데일리게임=등급분류 외에도 한국 게임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규제가 셧다운제인데요. 이에 대한 의원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전병헌 의원=오픈마켓 게임에 대해서는 셧다운제도 적용을 2년간 유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셧다운제도에 대한 위헌심판은 별도로 있겠지만 지금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강제적으로 특정 이용자의 모든 행위를 막을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셧다운제도가 시행된다 해서 실효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도리어 청소년들에게 부모 신분증, 타인 신분증을 이용하라고 강조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 상황이 아닐까요? 현실에 맞는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결국 바뀌어 갈 거라고 봅니다.


데일리게임=게임콘텐츠는 우리가 세계의 할리우드가 될 수 있다는 의원님의 발언이 화제입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전병헌 의원=이제는 인프라가 IT경쟁력인 시대는 지나갔고 콘텐츠가 곧 IT경쟁력인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한국 콘텐츠 산업군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이 바로 게임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맹활약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세계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세계 영화의 대명사는 할리우드지만 세계 게임의 표준이 한국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풀고 불법에 대한 관리는 엄하게 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더 큰 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데일리게임=향후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준비하시는 입법이나 활동 등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병헌 의원=현재 국회 문방위 법안소위에서 심사 중인 것 중에 아마추어 게임개발자의 심의료를 면제해주는 법안이 있습니다.

향후에는 게임물등급위원회 거취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민간에 권한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양하는 방향으로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데일리게임=게임업계 종사자들이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병헌 의원=더 많이 더 자유롭게 상상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상상력이 경쟁력인 세상입니다. IT의 핵심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 있습니다. 이제 IT의 주인공이 한국에서는 게임 산업이 될 거라 봅니다. 저는 여러 가지 입법적 지원,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께서는 더 건강하게 더 가볍게 게임을 즐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수록 게임 정책은 규제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자유롭게, 더 즐겁게, 더 가볍게, 사회 전체가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아 가면서 한국 IT콘텐츠 경쟁력의 표준이 되기를 바랍니다. 열심히 뒷받침 하겠습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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