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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선언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10년 전 오늘]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선언

◆ 2001년 9월 2일(토):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선언

10년 전 오늘 빅뉴스가 터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 등 패키지 게임을 잇따라 성공시킨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온라인 게임을 만들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누구나 다 아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야기 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보시죠.

세계 최고의 PC게임 개발사 블리자드가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블리자드는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ECTS2001(European Computer Trade Show)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워크래프트3’ 이후 차기 프로젝트로 풀 3D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10년 전 오늘]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선언

이 회사의 수석 개발자 빌 로퍼는 이날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1000여명의 동시 사용자를 지원하는 풀 3D 기반의 온라인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 될 것”이라며 “서비스 국가별로 별도 서버를 구축, 최적화된 게임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블리자드가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에 일대 격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출키로 한 미 대형 게임 퍼블리셔 일렉트로닉 아츠(EA)를 비롯, 일본의 소니엔터테인먼트도 액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에버퀘스트’를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한국 시장이 세계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전망입니다.

이에 대해 ECTS에 참여한 국내 게임 업체 관계자들은 “뛰어난 개발력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겸비한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이 등장할 경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긴장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의 온라인 게임 네트워킹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이 등장할 시점에 가면 국내 업체들의 개발력 또한 세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며 낙관론을 펴기도 했습니다.

블리자드는 프랑스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 비밴디 소속 개발사로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시리즈를 잇달아 성공시킨 업체입니다.

◆ 2001년 9월 3일(일): ECTS, 한국 업체들의 경연장

ECTS2001(European Computer Trade Show)이 한국 게임 업체들의 경연장이 되고 있습니다.

[10년 전 오늘]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선언

지난 2일 영국 런던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ECTS에는 소니․마이크로소프트․닌텐도 등 대형 게임기 업체들을 비롯해 일렉트로닉 아츠(EA)․인포그램․인터플레이 등 메이저 퍼블리셔 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단일 국가로는 최대 규모인 27개사가 부스를 설치한 한국 게임 업계가 현지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 대형 부스를 설치한 20개 업체 가운데 5개사가 국내 업체들로, ‘ECTS는 한국 게임 전시회’라는 말이 나돌 정도입니다.

특히 개막 첫날 블리자드가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ECTS에 참가한 바이어들은 물론 방문객들도 온라인 게임을 대거 출품한 한국 게임 업체들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공동관을 비롯해 독립 부스로 참여한 이소프넷․게임박스․판타그램 등은 개막 이튿날까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수출입 상담 실적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소프넷(대표 민홍기)은 프랑스 게임 유통 업체 몬테크리스토와 3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을 비롯해, 스위스․스페인 업체들과는 각각 완제품 게임 수출과 온라인 게임 수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사격 게임에 사용하는 ‘드림건’을 선보인 게임박스(대표 김범)는 독일 지멘스를 비롯해 이스라엘과 스칸디나비아․덴마크․중국․터키․그리스 업체들과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판타드램(대표 이상윤)은 유럽 전역 유통사들과 장기 협력 관계를 맺는 조건으로 내년까지 총 3000만 달러 규모의 게임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외에도 게임 유통사 비스코(대표 이지영)의 경우, 독일 최대 게임 퍼블리셔 조우드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까지 이 회사 타이틀 30여개를 국내에 공급키로 했습니다.

◆ 2001년 9월 7일(금): EA, 울티마온라인 한국형 서버 개설

게임 직배사 EA코리아(대표 아이린츄아)는 본격적인 한국 온라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지난 8일 ‘울티마 온라인’의 한국형 샤드(서버)인 ‘백두’(www.kr.uo.com)를 공식오픈 했습니다.

‘백두’ 샤드는 한국 게이머의 취향에 맞춰 개발한 것으로, 전투 제한 기능을 해제해 전 대륙에서 싸움을 벌일 수 있도록 했고 캐릭터 레벨에 따른 능력 차이를 확대했습니다.

EA코리아는 ‘백두’ 샤드를 시작으로 9월 중 ‘울티마 온라인’의 완전 한글화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백두’ 샤드는 ‘울티마 온라인’ 가맹 PC방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 2001년 9월 8일(토): 붐버맨,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

한국 온라인 게임 업체와 일본의 대표적인 가정용 게임 타이틀 개발사가 공동으로 온라인 게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9일 온라인 게임 업체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는 일본의 대표적 게임 개발사 허드슨(대표 쿠도히로시)과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허드슨이 판권을 갖고 있는 콘솔 게임 ‘봄버맨’을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10년 전 오늘]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선언

이번 계약에 따라 허드슨은 ‘봄버맨’의 캐릭터와 게임 시스템 등을 위즈게이트에 제공하고, 위즈게이트는 ‘온라인 봄버맨’의 개발을 전담합니다.

위즈게이트는 내년 5월까지 온라인 봄버맨 개발을 완료하고 6월부터 국내 상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며, 그 외 일본 및 아시아 지역에서의 상용 서비스는 양사 공동으로 서비스할 방침입니다.

손승철 사장은 “이미 지난 8월부터 봄버맨 온라인 개발에 착수했으며, 서비스가 시작되는 내년에만 7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봄버맨 이후에도 허드슨의 온라인 게임을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지속해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봄버맨’은 지난 85년 허드슨이 개발한 비디오 게임기용 타이틀로, 현재까지 총 1000만개 이상이 팔려 나갔다. 이 게임의 개발사 허드슨은 ‘봄버맨’ 하나로 지금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 2001년 9월 9일(일): 이야기, 온라인 게임 이색 광고

지금은 내로라하는 인기 연예인을 게임 광고 모델로 사용하는 게 일반화 됐지만, 10년 전에는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일이었습니다. 김건모를 광고모델로 채용한 이야기는 화제가 됐었죠.

국내 한 온라인 게임 업체가 인기 가수를 등장시켜 이색 광고를 실시해 화제입니다.

[10년 전 오늘] 블리자드, 온라인 게임 시장 진출 선언

온라인 게임 ‘판타지 포유’를 서비스하고 있는 이야기(대표 김현모)는 가수 김건모를 모델로 10일부터 이색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이 광고는 ‘판타지 포유’의 길드(동호회)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 광고로 3개월 동안 3가지 주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광고에서 김건모는 판타지 포유의 한 길드원으로, 상대 길드에게 공격을 당해 부상당하고(1탄) 복수를 꿈꾸며(2탄) 마침내 상대 길드를 전멸(3탄)시키는 내용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야기는 이 광고를 통해 ‘판타지 포유’의 장점인 길드전의 생생함과 긴장감을 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번 이색 광고는 10일부터 게임 관련 잡지를 통해 선을 보이며, 이야기 측은 광고에 맞춰 10일부터 한달 동안 ‘건모형과 함께하는 판타지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 2001년 9월 10일(월): ‘포트리스’ 저작권 문제 종결

온라인 게임 업체 CCR(대표 윤기수)와 ISP 사업자 넷츠고(대표 김정수)가 벌여왔던 ‘포트리스2 블루’ 저작권 분쟁이 막을 내릴 전망입니다.

CCR 관계자는 10일 “양사 대표 합의 하에 포트리스 저작권 분쟁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 현재 진행하고 있는 법적 소송도 빠른 시일 안에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포트리스1’의 저작권이 넷츠고에 있으며, ‘포트리스2’와 ‘포트리스2 블루’는 CCR에 저작권이 있다는 것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또 CCR는 ‘포트리스2’와 ‘포트리스 블루’가 ‘포트리스1’의 2차적 저작물임을 인정하고 이를 개발․이용하는 대가로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넷츠고에 지급하기로 했다. 대신 넷츠고는 CCR를 상대로 한 법적 소송 진행을 전면 중단키로 했습니다.

당초 이 회사는 지난달 5일 CCR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프로그램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습니다. 넷츠고는 ‘포트리스2 블루’의 원작으로 볼 수 있는 ‘포트리스’ 저작권을 갖고 있는 업체로 CCR이 자사 허락 없이 무단으로 2차 저작물을 제작․서비스해 왔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CCR는 ‘포트리스2 블루’와 ‘포트리스’는 캐릭터의 유사성을 제외하고 나면 소스코드나 맵 등이 전혀 다른 게임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고 로열티를 지불키로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저작권을 무시하고 사업을 벌였던 벤처기업이나, 게임의 상업적 성공 이후 저작권 시비를 제기하는 대기업 모두 기업 윤리에 문제가 있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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