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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포트리스2 저작권 분쟁 발발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 2001년 8월 1일(수): 인터넷 포털, 사이버 야구장에서 격돌

10년 전 오늘 다음, 아이러브스쿨, 세이클럽 등 유명 인터넷 포털들이 온라인 야구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왜 네이버가 없지?’라고 물으실 분이 계실까봐 말씀 드리는데, 당시 네이버는 후발주자로 업계에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업체 가가멜닷컴(www.gagamel.com 대표 윤강희)과 게임전문 케이블TV 온게임넷은 18일부터 1개월 동안 국내 8개 포털이 참여하는 ‘K-CBL 구단 최강전’을 벌인다고 1일 밝혔습니다.

‘K-CBL(Korea Cyber-Baseball League)’은 가가멜닷컴이 개발한 ‘제트 리그’ 게임을 이용한 사이버 야구 리그로 다음, 드림엑스, 라이코스코리아, 세이클럽, 아이러브스쿨, 코리아닷컴, 등 유명 포털들이 구단으로 참여했습니다.

18일부터 삼성동 메가웹스테이션에서 토너먼트 방식의 대회가 열렸으며 대회 우승 팀에게는 사이버 야구리그 올스타전 출전권이 주어지고, 우승 선수는 K-CBL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단 1회로 대회가 끝나면서 대회 취지는 빛을 바랬습니다.

◆ 2001년 8월 2일(목): 한게임, 온라인 게임 유통 사업 개시

NHN과 합병 전인 한게임의 행보를 알 수 있는 기사입니다. 10년 전 한게임은 고포류 서비스만 하던 포털이었는데 이 날을 기점으로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도 수익원 다각화 였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그 과제를 해결했는지 판단은 독자분들께 맡깁니다.


한게임(공동대표 김범수, 이해진)이 국내 게임 개발사들과 제휴를 체결하고 온라인 게임 유통 사업에 나선다고 2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한게임과 제휴를 맺은 회사는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대표 박현규)를 비롯해 그리곤엔터테인먼트(대표 조병규), 레몬소프트(대표 김은호), 메타리카(대표 정재영) 등 4개사로 각각 사격게임 ‘크레이지 스코프’ 레이싱게임 ‘크러시’ 마블 게임 ‘큐티 마블’ 축구게임 ‘퍼니사커’를 한게임에 공급합니다.

한게임은 각사의 게임을 자사 게임 서비스 플랫폼과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8월말부터 유료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 회사는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서버를 제공하고 각 게임의 마케팅 프로모션과 운영도 담당합니다.

이에 따라 한게임은 보드 게임 위주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액션․마블․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게임을 갖추게 됐습니다. 제휴 업체들 또한 인지도가 높은 한게임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고, 자체 서비스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신규 게임 서비스는 기존 한게임과 동일한 플랫폼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별도의 절차 없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범수 사장은 “한게임의 온라인 유통 사업은 우수한 게임을 개발해 놓고 마땅한 마케팅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회사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한게임에서 모든 종류의 게임을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게임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2001년 8월 3일(금): 월드사이버게임즈 추진 삐걱

삼성전자와 문화관광부가 국제 게임 올림픽을 표방하며 범 국가 행사로 추진 중인 월드사이버게임즈(WCG)가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김한길, 윤종용) 측과 한국게임제작협회(KAMMA, 회장 김정률) 측의 마찰로 인해 행사 추진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5일 조직위 관계자는 “월드사이버게임즈가 범 국가 행사로 추진되면서 대한민국게임대전을 공식 전시 행사로 연계 운영하려 했으나, 이 전시회 공동 주최 기관인 한국게임제작협회가 반발하고 나서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월드사이버게임즈는 국제게임대회(WCG TOURNAMENT)를 비롯해 게임 관련 국제 학술 세미나(WCG CONFERENCE)와 게임 업체들의 전시․홍보 행사인 대한민국게임대전(KAMEX, WCG EXHIBITION) 등 3대 행사를 주축으로 하고 있으나, 최근 한국게임제작협회의 반발로 전시 행사 추진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한국게임제작협회 측은 WCG 조직위가 대한민국게임대전을 월드사이버게임즈 행사와 연계 진행하면서 협회를 배제하려하고 있다며, 협회의 ‘몫’이 없어질 경우 별도의 전시 행사를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협회는 월드사이버게임즈 행사 기간 중 코엑스 전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코엑스 측도 협회와 보조를 취하고 있어, WCG 조직위로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현재 WCG조직위는 국제 게임 대회를 위해 국내외에서 예선전을 진행하는 등 12월 행사 개막에 맞춰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전시 행사 개최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여태 홍보물 제작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당초 한국게임제작협회가 수익 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어뮤즈월드 전시회를 문화부가 국가 사업화하면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문화부는 지난해 이 협회에 억대의 예산을 지원, 어뮤즈월드 쇼를 ‘대한민국게임대전’으로 확대․개편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WCG를 추진하면서 산하기관인 게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예산을 집행, 전시 행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역할과 몫이 사라진 것에 대해 협회가 불만을 표시하고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문화부나 조직위 측은 대한민국게임대전이 수억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특정 단체의 수익 사업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공식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WCG 조직위는 협회 측과 타협을 지속하되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게임대전 행사를 코엑스가 아닌 다른 전시장에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 2001년 8월 6일(월): 넷츠고, 포트리스2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

10년 전 국민게임 ‘포트리스2’가 저작권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전작과 게임이 너무 유사하다며 당시 퍼블리셔였던 SK텔레콤의 자회사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죠. ‘포트리스2’를 서비스 중이던 CCR은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강경하게 대응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두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SK텔레콤의 인터넷 통신 서비스 자회사 넷츠고(대표 김정수)가 온라인 게임 벤처 CCR과 GV(대표 윤기수)를 상대로 이 회사의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2 블루’가 자사 서비스 게임 ‘포트리스1’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법원에 ’프로그램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5일 제출했습니다.


넷츠고 측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CCR 등이 원작게임 ‘포트리스1’의 저작권자인 본사의 동의 없이 게임의 일부를 변형하고 이름까지 유사한 게임을 제작, 배포한 것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네츠고는 지난 97년 CCR에 용역을 주고 ‘포트리스1’을 개발, 지금까지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또 이번 가처분 신청서에서 “포트리스2 블루의 경우 ‘포트리스1’에서 캐릭터와 배경 화면을 일부 추가하고 배경 음악을 바꾼 것을 제외하면 이름뿐만 아니라 게임 영상, 캐릭터, 구성, 작동 방식이 원작 게임과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CCR 측은 “포트리스1의 저작권이 네츠고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포트리스 에서 사용하고 있는 게임 방식이나 구성 및 작동 원리는 외국 게임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찾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이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CCR 관계자는 “포트리스1과 포트리스2는 캐릭터는 유사할지 모르나 맵이나 소스코드는 전혀 다르다”며 “CCR도 이처럼 포트리스2 블루를 모방한 게임이 여럿 나왔으나 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 업계서는 “온라인 게임과 관련한 저작권 분쟁은 종종 있었던 일이지만 이번처럼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상대로, 그것도 뒤늦게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는 의외의 일”이라며 네츠고의 저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네츠고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신청은 지난 연초 CCR이 ‘포트리스2 블루’ 유료 서비스에 나서면서부터 준비한 것이며, 그 이전부터 포트리스2가 인기를 끌면서 ‘포트리스1’ 상용자가 급감하는 등 피해를 입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 2001년 8월 8일(수): CCR, ‘포트리스’ 가처분신청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

“포트리스2와 포트리스2 블루의 저작권은 CCR에 있으며, 이 게임들과 ‘포트리스1’은 장르가 같은 것일 뿐 서로 상이한 게임이다.”


인기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2 블루’를 둘러싸고 개발사인 CCR(대표 윤기수)와 ‘포트리스1’의 저작권자 넷츠고(대표 김정수)가 법정 공방에 돌입한 가운데, 7일 CCR 측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나서면서 양자 대결 구도로 확대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넷츠고는 지난 6월 15일 CCR 측에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3일 내에 ‘포트리스2블루’ 서비스를 중지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CCR는 저작권 침해 부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였으나, 넷츠고는 별도의 답변 없이 지난 4일 서울지방법원에 ‘포트리스2블루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넷츠고가 ‘포트리스2블루’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포트리스1’의 저작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CCR는 지난 97년 SK텔레콤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포트리스1’을 개발, 납품했으며, 이 외사의 인터넷 서비스 자회사 넷츠고가 이 게임을 서비스해 왔습니다.

그러나 CCR는 ‘포트리스2블루’가 ‘포트리스1’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넷츠고 측 주장에 대해 “포트리스1과 포트리스2 블루는 아케이드 슈팅 온라인 게임이라는 장르상의 공통점이 존재할 뿐 게임 화면이나 음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 상이한 게임이며, 이와 같이 장르상의 유사성으로 저작권 침해를 운운할 수 없다”고 단정했습니다.

또 이 회사 관계자는 “게임의 저작권 침해의 소지를 판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 소스코드가 두 게임의 경우 명확히 다르며, 이를 법적으로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넷츠고가 서비스하고 있는 ‘포트리스1’은 윈도우95 상에서만 실행되는 게임으로 99년 이후부터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있어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당한 상태였습니다.

CCR은 ‘포트리스2블루’가 ‘포트리스1’과는 다른 별개의 저작물임을 증명하고, 넷츠고 측의 부당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위해 전문 변호인단과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팀을 구성,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2001년 8월 10일(금): 디아블로2 제주 게임대회 폐막

게임 개발․유통사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디아블로2’ 확장팩 ‘파괴의 군주’ 출시를 기념해 지난 10일 제주도에서 공식 게임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대회 예선에는 전국에서 약 5000여명이 참여했으며, 5인 1조의 10개 팀을 최종 선발해 제주시 라퓨타 PC방에서 최종 결선을 진행했습니다. 경기는 5명이 1개조가 되어 노멀 모드로 액트1에서 액트5의 모든 퀘스트(임무)를 수행하고 액트5의 마지막 보스인 파괴의 군주 ‘바알(Baal)’을 가장 먼저 잡는 방식입니다.

대회 최종 우승은 1시간 30분만에 바알을 잡은 경기 군포의 ‘JunE 길드’와 인천의 ‘IW팀’이 공동으로 차지했습니다. 준우승은 4시간 12분만에 경기를 마친 ‘고단백길드(서울)’가 차지했고, ‘아시아3Top길드’(서울)가 3위에 올랐습니다.

한빛소프트는 우승한 두팀에게 각각 200만원의 상금을 지급했으며, 준우승팀과 3위팀에게 각각 100만원과 50만원을 지급했다. 그 외 ‘한국세트아이템’이나 ‘룬아이템’과 같이 희귀 아이템을 찾은 3개 팀에게도 30~50만원의 상금을 수여했습니다.

한빛소프트는 고객 사은행사로 이번 대회를 치렀으며, 본선에 올라 온 모든 선수들에게 제주 여행 경비 및 정품 패키지 게임과 티셔츠․마우스패드 등 푸짐한 경품을 제공했습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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