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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포트리스2 블루, 리니지 아성 위협하다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 2001년 7월 2일(월): 온라인 게임광고 포탈사이트 오픈

PPL(Product Placement) 광고라고 아시나요? 요즘 드라마나 예능 프로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 광고 기법은 방송 중에 기업의 상품․로고․캐릭터를 노출해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10년 전에도 게임을 PPL 광고를 접목시킨 광고 전문 포털 사이트가 있었더군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 소프트코리아(대표 김창덕)는 네티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인터넷 콘텐츠가 게임이란 점에 착안해 PPL 방식을 차용한 광고게임 전문 포털 사이트 ‘5njoy.com’을 개발, 2일 오픈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PPL 게임 광고가 게임 도중 기업체의 상품이나 캐릭터․로고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식의 간접적인 방식이었다면, ‘5njoy.com’ 광고 게임은 로고나 캐릭터․상품이 소재로 등장하는 게임을 서비스했습니다.

네티즌들은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광고라는 인식 없이 즐길 수 있으며, 기업들은 자사 로고나 상표․상품을 자연스럽게 광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으며, 기존의 보상제 사이트처럼 회원들에게 사이버머니를 지급하고 이를 음반․서적 등 쇼핑에 활용하거나 온라인 게임 요금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샘플 게임으로 동양제과 캐릭터 ‘치토스'가 등장하는 점핑 게임과, LG전자의 서비스맨을 소재로한 게임 등 26가지가 서비스 됐습니다.

그 외 ‘5njoy.com’은 사이버 머니를 적립할 수 있는 '얻는 곳', 적립된 사이버 머니를 이용해 온라인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노는 곳', 회원들 간에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한 '만나는 곳', 영화보기, 인터넷쇼핑 등이 가능한 '쓰는 곳'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적립한 사이버머니를 결식아동, 무의탁 노인 돕기에 쓸 수 있도록 기부하는 코너 '주는 곳'이 있습니다. 그 외 구인구직을 위한 취업 코너와 화상 통화 코너, E카드 코너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제공됐습니다.

김창덕 사장은 “광고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짧은 시간에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젊은 세대에 집중된 인터넷 광고 시장의 대상 층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2001년 7월 3일(화): 위즈게이트, ‘엠게임’ 유료화 1주일만에 1억5000만원 벌어

온라인 게임 업체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의 인터넷 게임 포털 사이트 ‘엠게임’이 유료 서비스 1주일만에 1억5000만원에 실적을 올려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즈게이트는 지난 6월 25일 ‘엠게임’ 사용자를 대상으로 과금을 개시해 서비스 첫날 3000만원을 거둬들였으며, 이후 1주일 동안 하루 평균 2000만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엠게임’은 바둑․장기․고스톱․체스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보드게임 포털 사이트로 4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위즈게이트는 월 5000원의 정액 요금과 소액 종량제 요금 제도를 함께 채택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4만명의 회원이 결재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회사는 ‘엠게임’ 유료화로 올해 5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2001년 7월 3일(화): 포트리스2 블루, 리니지 따라잡나

원조 국민게임 ‘포트리스2 블루’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이 게임을 만든 GV가 엔씨소프트를 바짝 추격했다는 기사입니다. 사명을 바꾼 CCR이 이 기사를 보면 ‘아, 옛날이여’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 하네요. 당시 GV는 넥슨 매출까지 앞지르며 엔씨와 넥슨 2강 구도를 깨뜨렸습니다.

‘포트리스2 블루’의 ‘리니지’ 포격이 시작됐습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중심의 2강 체제를 지속해 왔던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가 GV의 빠른 성장으로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됐습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V(대표 윤기수)는 지난 상반기 133억원 매출을 달성, 업계 부동의 2위였던 넥슨(대표 정상원)을 제치고 2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포트리스2 블루’를 서비스하고 있는 GV는 지난 1월 유료화 이후 불과 6개월만에 이같은 실적을 달성해, 넥슨은 물론 업계 1위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도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온라인 게임의 성장성 평가 지수를 분석해 보면 GV의 ‘포트리스2 블루’는 지속적인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는 데 비해,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게임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거나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3일 현재 각사 주력 게임의 누적 가입자 수를 보면 ‘리니지’가 1700만명으로 수위를 달리고 있으며, ‘포트리스2 블루’가 940만, ‘바람의 나라’와 ‘어둠의전설’이 합계 700만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의 실질 경쟁력을 판가름해 주는 동시 접속자수를 보면 ‘리니지’가 최대 11만명, ‘바람의 나라’와 ‘어둠의 전설’ 합계가 최대 8만5000명인 데 비해, ‘포트리스2 블루’는 평균 14만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게임 누적 가입자수의 100분의 1을 평균 동시 접속자수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실제 동시접속자수가 평균치 보다 낮을 경우 가입자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며, 평균치를 웃돌면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포트리스2 블루’는 동시접속자수가 누적가입자수의 100분의 1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넥슨 게임은 평균치를 약간 상회하고 있습니다. ‘리니지’는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각각의 게임이 ‘성장’과 ‘정체’ ‘퇴보’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GV가 ‘포트리스2 블루’의 인기를 앞세워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옴에 따라 엔씨와 넥슨도 수성 전략을 쏟아 놓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붐업을 위해 17일부터 내달 26일까지 제1회 ‘리니지’ 전국 최강전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넥슨도 그동안 자회사 엠플레이를 통해 유료로 서비스해 왔던 ‘퀴즈퀴즈’ 게임을 5일부터 다시 무료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이처럼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 놓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사는 예정돼 있던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는 게임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2001년 7월 4일(수): 한게임, 프리미엄 서비스 매출 30억원 돌파

온라인 게임 업체 한게임(공동대표 김범수, 이해진)이 ‘한게임 프리미엄 서비스(유료)’ 제공 4개월만에 누적 매출 33억원을 돌파했다고 4일 발표했습니다.

한게임은 지난 3월 기존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부가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한게임의 김범수 사장은 “서비스 시작 당시 상반기 예상 매출이었던 29억을 훨씬 넘긴 매출”이라며 “향후 신규서비스 도입과 함께 유료 프리미엄 게임이 선보이면 올해 매출 목표인 120억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2001년 7월 8일(일): 태울, ‘신영웅문’ 펀드 운영

동시접속자수가 증가할수록 보상금을 제공하는 펀드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동시접속자 2만명만 기록해도 원금의 2배와 1개월 개인 정액권을 증정했다고 하니 지금 들어도 귀가 솔깃한 내용이네요.

온라인 게임 업체 태울(대표 조현태)이 신작 게임 ‘신영웅문’ 서비스 개시에 맞춰 가입자 수에 따라 배당금이 높아지는 네티즌 펀드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습니다.

태울이 운영할 ‘신영웅문 펀드’는 게임 서비스 개시 이후 동시접속자수가 일정 기준을 넘어설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보상금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동시접속자가 1만명을 넘게 되면 원금 100%를 보상해 주고 '신영웅문' 10시간 이용권을 제공합니다. 동시접속자가 2만명을 넘게 되면 원금의 2배와 1개월 개인 정액권을 제공하고, 4만명 이상일 때에는 원금의 5배를 보상하고 1개월 정액권까지 제공할 방침입니다.

이 펀드는 게임이 서비스되기 시작하는 11일부터 모집하기 때문에 작품의 상품성을 충분히 검증한 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신영웅문 펀드’에 참여를 원하는 네티즌은 게임팝 사이트에 가입해야만 합니다. 1인당 2만원 단위로 다섯 구좌 개설이 가능하며, 20일까지 모집합니다.

◆ 2001년 7월 10일(화): 디아블로2, 한국 아이템 찾으면 1000만원 보상

PC게임 개발․유통사 한빛소프트(www.hanbitsoft.co.kr 대표 김영만)는 ‘디아블로2’ 확장팩 출시를 기념해 10일부터 한달 동안 ‘디아블로2’ 게이머들을 위한 사은행사로 ‘한국 아이템 찿기’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이번트에 참여하는 게이머들은 배틀넷 상에서 2종류의 한국 세트 아이템 ‘천인의 형제’, ‘한인의 위엄’ 중에서 1종류를 찾아 이름을 새긴 후 ‘koreanset@hanbitsoft.co.kr’ 로 스크린샷을 보내면, e-메일 도착 순서대로 총 10명에게 1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2001년 7월 10일(화): GV, 반다이와 한․일 합작법인 ‘반다이GV’ 설립

10년 전 7월의 시작은 GV(현 CCR)이 뉴스메이커였습니다. 상반기 매출 급증으로 엔씨소프트를 위협한 GV는 일본 반다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눈부신 활동을 펼쳤습니다.

인기 온라인 게임 ‘포트리스2블루’ 서비스 업체 GV(대표 윤기수)가 디지몬․다마고찌 등으로 유명한 일본 게임사 반다이(대표 스기우라 유키마사)와 합작법인 ‘반다이GV’를 설립하고 일본 시장 진출에 나섰습니다.

10일 GV 윤기수 사장과 반다이그룹 스기우라 유키마사 회장은 서울 소공공 롯데호텔에서 ‘반다이GV’ 설립에 대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GV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 운영 기술과 반다이의 캐릭터 머천다이징의 노하우를 묶음으로써 양국의 게임 산업을 선도해 보자는 목표 하에 작년 말부터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해 왔습니다.

‘반다이GV’ 지분은 반다이가 60%, GV가 30%, 만화 출판 업체 대원CI가 10%를 갖게 됩니다. 합작법인 대표는 반다이의 이시가미 미키오 상무가 맡고 이사직은 GV와 반다이에서 각각 1명씩 선출키로 했습니다.

‘반다이GV’의 첫 사업은 일본 내 ‘포트리스2블루’ 서비스. 이 사업을 위해 GV는 한국에 별도 서버를 구축하고 콘텐츠 및 서버 관리를 담당하며, ‘반다이GV’는 일본 내 마케팅과 서비스를 맡게 됩니다.

또 GV는 반다이의 유명 캐릭터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에 나설 계획이었습다. 반다이가 개발한 유명 게임의 국내 공급 사업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2002년에는 GV가 개발한 풀 3D 온라인게임을 합작법인을 통해 일본에 서비스할 예정이며, 그 외 공동 개발 게임들도 양국에서 동시 서비스할 방침이었습니다.

윤기수 사장은 “한․일 합작법인 설립으로 GV는 일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포트리스2블루를 양국 게이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시켜 2002년 월드컵 시즌에 한․일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포트리스2 게임대전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스기우라 유키마사 회장은 “포트리스2블루는 쉽고 재미 있어 일본 게이머들의 정서에 맞고 캐릭터도 깜찍해 머천다이징 사업으로 전망이 밝다”며 “향후 GV와 협력 하에 보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다이그룹은 연매출 2조원의 우량 기업으로 ‘디지몬’, ‘세일러문’, ‘마징가’, ‘기동전사 건담’, ‘울트라맨’ 캐릭터 상품 비지니스와 ‘다마고찌’라는 게임기 등으로 유명한 일본 내 엔터테인먼트 1위 업체였습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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