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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국제 게임 시장에도 한류 열풍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 2001년 6월 21일(목): 제이씨, 중국 게임사와 온라인게임 공동 개발

10년 전 최초로 한중 합작 프로젝트가 가동됐습니다. 주인공은 제이씨와 제구성시(더나인)으로, 두 회사는 조이시티를 중국 현지 버전에 맞는 사이버 시티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온라인게임 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가 21일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포털 서비스 업체 더나인(대표 존퀸)과 온라인 커뮤니티 게임 ‘조이시티’ 수출 및 공동 개발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조이시티를 중국 현지에 맞는 사이버 시티로 재개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제이씨 측은 네트워크 엔진기술을 비롯해 설치 및 운영기술, 업그레이드, 비즈니스 모델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더나인은 사이트 기획에서부터 서버 구입, 마케팅, 과금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게 되며, 향후 발생하는 수익의 50%를 제이씨엔터테인먼트에 로열티로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백일승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국내 온라인 게임이 공동 개발 방식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내달 중 베타 서비스를 실시하고 9월부터 유료화를 추진, 2002년까지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제구성시가 운영하고 있는 the9.com은 중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포탈로서 조이시티와 비슷한 개념을 가진 텍스트 기반의 커뮤니티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었습니다. 중국 웹사이트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당시 53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 2001년 6월 22일(금): 한국형 게임기 엑스티바용 타이틀 출시

콘솔 게임기 하면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위 등이 떠오르시죠? 그런데 10년 전에 국산 게임기가 있었다는 사실 아십니까? 바로 삼성전자가 만든 ‘엑스티바’가 그것입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내달 중순 게임기 겸용 DVD 플레이어 엑스티바 출시에 맞춰 게임 타이틀 5종을 선보였습니다.

엑스티바는 가정용 게임기 형태를 갖춘 국산 최초의 제품으로, 이번에 출시되는 타이틀은 ‘짱구는 못말려’, ‘머린레이싱’, ‘아이언솔져’, ‘발리스틱’ 등 기존 PC게임을 컨버전한 것들입니다.

아동용 아케이드게임 ‘짱구는 못말려’는 엑스티바 출시와 함께 번들로 제공됐으며, 나머지 타이틀은 제품 출시일부터 인터넷 쇼핑몰 삼성소프트닷컴과 삼성전자 대리점인 디지털플라자를 통해 3만원대 가격으로 판매됐습니다.

엑스티바는 고성능 DVD 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올해 2만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개발될 엑스티바2는 네트워킹 기능과 게임기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2001년 6월 24일(일): 리니지 캐릭터 사업설명회 논란 예고

온라인 게임 ‘리니지’ 저작권 문제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오고가고 있는 가운데, 피고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당초 저작권 분쟁 시발의 원인이 됐던 캐릭터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엔씨소프트와 게임 캐릭터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업을 벌여 왔던 EICH(대표 정환)는 26일 서울 노보텔엠베서더 호텔에서 업계 관계자를 초청한 가운데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리니지 만화 원작자 신일숙 씨는 지난 2월 온라인게임 서비스 업체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이 회사의 캐릭터 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이 계약 위반임을 주장하며, 서울지방법원에 원작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 뒤 양측은 법원의 화해 종용에 따라 수 차례에 걸친 협상을 거쳤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27일 법원의 중재로 최종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종 협상 일을 며칠 앞두고 엔씨 측이 캐릭터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해 원고 측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원고 측 관계자는 “화해를 하자고 하는 마당에 당초 법정 분쟁의 불씨가 됐던 캐릭터 사업 발표회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엔씨가 EICH에 대한 통제력이 없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으나, 이번 일은 다분히 전략적인 플레이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27일 열리는 최종 협상 테이블은 엔씨 측 요구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양측 법정 대리인은 출석하지 않으며, 이해 당사자인 김택진 사장과 신일숙 작가만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2001년 6월 25일(월): 게임엑스포2001 관객 외면

국내 최대 게임쇼를 표방하며 지난 21일 개막했던 정보통신부 주최 ‘게임엑스포2001’이 주요 업체들의 불참과 게이머들의 외면 속에 24일 막을 내렸습니다.

25일 게임엑스포2001 조직위원회(위원장 최창섭)는 이번 전시회에 총 70여개 업체가 참여해 게임을 전시했으며, 행사 기간 중 총 5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빛소프트, 엔씨소프트, 소프트맥스 등 메이저 게임 업체 대부분이 참여하지 않았으며, 전시장 부스를 다 채우지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시회에 참가한 중견 게임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총 관람객 수도 1만명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통부는 이번 전시회 성공을 위해 업체들의 부스 참가비를 50%까지 할인해 주었으며, 일부 업체들에게는 부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폈습니다.

그러나 E3와 같은 대규모 전시회를 다녀 온 게임 업체들은 행사 참여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으며, 특히 지난해 1회 행사처럼 소문만 무성한 잔치가 될 것을 우려해 참가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2001년 6월 25일(월): 리니지 캐릭터 영업금지 가처분신청

애니메이션 및 게임 개발사 디지털드림스튜디오(DDS, 대표 이정근)와 디지털콘텐츠 기획사 애니키노(대표 오준일)가 25일 온라인 게임 업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캐릭터 사업자 EICH(대표 정환)를 상대로 ‘리니지’의 캐릭터에 관한 일체의 영업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DDS와 애니키노는 엔씨소프트와 제휴를 맺은 EICH가 온라인 게임 리니지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위해 26일 설명회 개최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 업체가 리니지의 캐릭터 사업에 대한 일체의 권한이 없다며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체출한 것 입니다.

DDS와 애니키노의 법정 대리인인 I&S 법률특허사무소의 강성 변호사는 “만화 리니지의 캐릭터는 애니키노가 원작자와 독점 사용 계약을 맺었으며, 애니키노는 디지털드림스튜디오와 공동으로 3D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용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 측은 독자적으로 리니지 캐릭터 사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독립된 저작물로서 만화 원작과 체결한 저작권과는 무관하다며, 게임에서 비롯된 캐릭터에 대해서는 엔씨소프트 측에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리니지 원작자와 저작권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DDS와 애니키노의 소송이 추가됨에 따라 더욱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습니다.

리니지 원작자인 신일숙 씨는 엔씨소프트가 원작 사용 계약을 무시하고 캐릭터 사업과 해외 진출에 나섰다며, 지난 2월 서울지방법원에 원작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를 제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시종 일관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원작과 다른 독립된 저작물임을 주장하며, 일정대로 캐릭터 사업과 해외 시장 진출을 강행해 원작자 측과 마찰을 빚어 왔습니다.

◆ 2001년 6월 26일(화): 타프, 1000만 달러 규모 CB 발행

코스닥 등록 게임 업체 타프시스템(대표 정재영)가 해외 공모를 통해 1000만 달러(약 130억원) 규모의 무보증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이번 무보증 전환사채는 28일 계약을 체결, 3년 만기상환방식으로 발행되며, 인수자는 캐나다와 홍콩계 우량 펀드로 알려졌습니다.

작년 12월 코스닥에 등록한 타프시스템은 낚시를 소재로 한 PC게임 ‘대물낚시광'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자체 개발한 3D 엔진을 활용해 게임 및 3차원 지형정보 솔루션, 워게임 시뮬레이션 등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게임 업체가 해외서 CB를 발행하기는 아케이드게임 개발사인 이오리스(대표 전주영)에 이어 타프시스템이 두 번째로, 이 회사는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현재 추진 중인 군 과학화 훈련 사업과 해외 게임 시장 개척 사업에 활용할 방침이었습니다.

◆ 2001년 6월 27일(수): 국제 게임 시장에도 한류 열풍

요즘 유럽을 열광시킨 K-POP 덕분에 ‘신한류’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만 국산 온라인 게임들은 10년 전부터 한류를 이끌어 왔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던전앤파이터’만 하더라도 전세계 회원이 1억명 가까이 되는 게임이죠. 이처럼 온라인 게임은 한류 문화 콘텐츠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화권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에 한국 연예인들의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한류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게임 분야에서도 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에서까지 한국 게임 시장과 업체를 향한 한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국제 게임 시장에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그 동안 작은 시장으로 여겨왔던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 연이어 밀리언셀러 타이틀이 등장하고 있는데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개발력과 서비스, 시장규모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PC게임 개발사들은 게임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한국 시장을 겨냥한 타이틀 제작에 나서고 있으며, 대만 중국 일본의 게임 업체들은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과 제휴를 맺기 위해 끊임 없이 러브콜을 해 오고 있습니다.

블리자드, 웨스트우드, 클릭엔터테인먼트 등 미국의 대표적인 PC게임 개발사들은 한국 게이머를 사로잡기 위해 자사 게임 내에 한국형 캐릭터나 아이템을 삽입하고 있으며, 제품 출시도 한글판과 글로벌판을 동시에 선보이는 정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블리자드의 경우, 이달 말 출시 예정인 ‘디아블로2’ 확장팩에 한국 게이머들을 위한 세트 아이템을 삽입했습니다. 웨스트우드 또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레드얼럿2’에 한국인 캐릭터와 유닛을 등장시켰습니다. 클릭엔터테인먼트는 현재 개발 중인 게임 ‘쓰론 오브 다크니스’ 시나리오 모드에 한국 역사를 등장시킬 계획입니다.

그러나 미 게임계에 부는 한국 바람은 시장규모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최대 소비자에 대한 당연한 조치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이와 달리 중화권 국가들은 한국을 소비 시장이 아닌 게임 시장을 개척할 파트너로써 보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의 시작은 지난해 대만 감마니아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수입하면서부터였습니다.

대만서 리니지가 성공을 거두자 세인트허밋에이서 등 메이저 IT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레드문’(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드래곤라자’(이소프넷), ‘천년’(액토즈소프트) 등의 온라인게임을 수입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태울의 ‘신영웅문’과 CCR의 ‘포트리스2 블루’가 대만으로 수출됐으며, ‘천상비’(하이윈), ‘무혼’(유즈드림) 등 신작 온라인 게임도 개발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대만의 온라인 게임 열풍이 중국으로 건너나, 중국 인터넷 업체 the9.com'과 중공망(www.cis.com.cn) 등이 한국 온라인 게임 서비스 사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만해도 ‘다크세이버’(위즈게이트), ‘게임에버랜드’(엔포에버), ‘레드문’, ‘천년’, ‘드래곤라자’ 등 5개에 달하고 있으며, 7월에는 리니지 이야기의 판타지포유 등 대만에서 대기 중인 게임이 추가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그 외 홍콩과 태국인도네시아 등지에도 ‘강진축구’(아담소프트), ‘바람의나라(넥슨)’ 등 한국 온라인 게임이 진출, 시장을 개척하고 있어 아시아 게임 시장의 한류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 2001년 6월 28일(목): 넷마블, X박스용 게임 개발 참여

최근 서든어택 분쟁으로 CJ E&M으로 돌아온 방준혁 고문과 관련된 10년 전 기사도 눈에 띕니다. 넷마블을 창업한 방 고문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당시 게임포털 선두그룹이었던 엠게임과 한게임을 바짝 추격했습니다. 넷마블을 성장시키던 방 고문은 X박스용 게임개발에 나서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넷마블은 업계 최초로 X박스용 타이틀 개발에 나섰으나, 아쉽게도 결과를 맺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늘상 그렇지만 개발 과정에서 일본 업체와의 시각차이로 제휴가 깨졌고, 개발 중이던 타이틀도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취소됐습니다.

온라인 게임 업체 넷마블(대표 방준혁)이 일본 중견 게임 개발사 H.I.C(대표 도쥰 카쯔지)와 X박스용 게임 소프트 공동 개발과 마케팅 관한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국내 게임 업체가 일본 개발사와 X박스용 게임을 개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넷마블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의 비디오게임 개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양사가 개발할 게임은 롤플레잉 게임으로, 넷마블은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킹 부문을 담당하고 H.I.C는 시나리오와 그래픽사운드 개발을 맡을 예정이었습니다.

개발된 게임에 대한 판권은 공동 소유하고, 넷마블이 한국 시장을 H.I.C가 일본 시장을 담당하게되며, 그 외 지역에 대해서는 협의 하에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넷마블은 게임 개발 및 서비스회사로서 현재 회원수가 150만명을 넘어 하루에 신규회원 등록이 3만명에 이를 정도로 게임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H.I.C는 일본MS로부터 X박스용 게임 개발 퍼블러셔로 선정된 업체로 소닉에지드2, 데나이트USA, 월드와이드 사커 등의 게임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넷마블은 X박스용 게임 개발 이외에 올 10월부터 온라인 머그 게임 서비스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며, 연말에는 교육용 PC게임을 선보일 방침입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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