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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라그2'에 심폐소생술 - 그라비티 전진수 CTO (하)

데일리게임이 신묘년을 맞아 '취중진담'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선보입니다. 취중진담은 틀에 박힌 인터뷰가 아닌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독자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인터뷰 대상자와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할 예정입니다. '취중진담'을 통해 조금은 더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고충과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독자분들께 전해졌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노력한 다음은 하늘의 뜻에 맡긴다, 문제는 정말 노력했느냐다

[취중진담] '라그2'에 심폐소생술 - 그라비티 전진수 CTO &#40;하&#41;

전진수 이사는 '라그나로크2'를 개발하면서 한번도 흥행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00년부터 게임업계에서 여러 게임을 개발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열심히 노력하면 하늘이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전제는 있습니다. '열심히'라는 단어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죠.

"드로이얀, 열혈강호 등을 개발하면서 저는 누구에게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개발했습니다. 그야말로 새우잠을 자면서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컴퓨터 앞에서 먹고, 자고, 씼으면서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해외 서비스때는 팀원들과 현지로 날아가서 개발실을 꾸리고 현지인들에게 바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개발도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드로이얀과 열혈강호는 시장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전진수 이사는 지금껏 한번도 실패한 게임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이온'이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처럼 대성공한 게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드로이얀'이나 '열혈강호'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회사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왠지 '라그나로크2'도 '드로이얀'이나 '열혈강호'처럼 대성공까지는 아니지만 회사에 쏠쏠한 매출을 안겨주는 타이틀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라그나로크2는 회사에 제 존재의 이유를 증명할 첫번째 타이틀이 될 것입니다. 라그나로크2로 회사나 제 인지도를 올려놓은 다음에는 제가 정말 개발하고 싶은 게임을 개발할 생각입니다. 이미 경영진과도 라그나로크2 이후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머리 속으로도 차기작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전진수 이사가 이야기하는 차기작은 어떤 것일까요. 궁금하지만 전 이사는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라그나로크2' 이후에 시작되는 그라비티의 차기작이라는 것과 론칭 시점은 지금부터 5년 후 정도가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까지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로서의 최선을 다한 삶, 가족들 특히 아들딸에게 미안하다

[취중진담] '라그2'에 심폐소생술 - 그라비티 전진수 CTO &#40;하&#41;

전진수 이사는 취중진담을 통해 개발자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가족들에게는 정말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개발자로서 딱 2번, 정말 개발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두번 모두 가족과 연관된 일이었다고 합니다.

"정말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느라 집에 1달 넘게 못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정말 그렇게 게임을 개발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날 아들이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하자마자 아들은 '아빠, 난 아빠가 없어?'라고 하더군요. 감정이 북받쳤습니다."

"두번째도 역시 아들 때문인데요. 열혈강호 해외 서비스를 위해 출국했을때 당시 엠게임 손승철 회장님이 목표한 동시 접속자 수를 넘기지 못하면 한국에 돌아오지 말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해외로 나가서 현지 서비스 업체와 협업하면서 열혈강호 론칭을 도왔죠."

"계속 동시 접속자 수는 상승했고 1주일만 있으면 목표한 동시 접속자 수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들 생일이 다가오더라고요. 아들을 보러가고 싶어서 손 회장님한테 1주일이면 넘을 것 같은데 미리 돌아가면 안되겠냐고 이야기했는데 안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못왔죠."

전진수 이사는 그 두번의 사건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고 합니다. 이제는 아들딸들이 커서 아버지 일을 이해하고 있지만 어릴때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전진수 이사에게 오늘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벌써 시간도 10시를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이사는 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팀원들이 가지 못하고 '라그나로크2' 개발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죠. 취중진담 인터뷰라 술도 적당히 마신 전 이사였지만 인터뷰를 마친 후 다시 회사로 올라갔습니다.

'열심히' 라그나로크2를 개발하고 있는 전진수 이사와 라그나로크2 개발팀. 의사들이 심폐소생술로 멈춘 사람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것처럼, 이들이 시전 중인 심폐소생술의 효과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합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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