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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라그2'에 심폐소생술 - 그라비티 전진수 CTO (상)

데일리게임이 신묘년을 맞아 '취중진담'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선보입니다. 취중진담은 틀에 박힌 인터뷰가 아닌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독자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인터뷰 대상자와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할 예정입니다. '취중진담'을 통해 조금은 더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고충과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독자분들께 전해졌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에 획을 그은 게임들을 선정하라면 독자분들은 어떤 게임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최초의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나 MMORPG의 표본 '리니지', 최초의 3D 온라인게임 '뮤', 캐주얼게임 '카트라이더', 최고 동시 접속자 수 41만 6000명을 자랑하는 '메이플스토리' 등이 꼽힐 것입니다.

앞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들 게임들과 함께 자주 꼽히는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입니다. '라그나로크'는 전세계적으로 60곳 이상의 나라에서 서비스되고 있고 전체 회원 가입자 수도 약 4500만명 이상입니다.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필리핀, 유럽, 북미, 남미 등에서 최고의 인기 온라인게임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라그나로크2'입니다. 전작의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라그나로크2'는 게이머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죽은' 게임입니다. 지난 2007년 처음 론칭 당시 국내 동시 접속자 수 10만명을 돌파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서버문제와 콘텐츠 부족 문제로 게이머들의 뇌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2'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길고 긴 리뉴얼 시간을 가졌고 지난해 8월, 다시 1차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2'를 살리기위해 영입한 인물이 바로 전진수 CTO(최고 개발 책임자)입니다. 전진수 이사는 지난 2009년 말 그라비티에 합류 '라그나로크2'에 심폐소생술을 시전하고 있습니다. 전진수 이사가 말하는 '라그나로크2'와 게임 개발자로서의 삶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라그2'가 늦었다고? 천만에... 1년동안 만든 게임

사실 외부에서 느끼기에 '라그나로크2'의 리뉴얼은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2007년에 나왔던 게임을 리뉴얼했는데 그 리뉴얼 버전의 1차 비공개 테스트가 2010년이라니, 늦어도 너무 늦은 리뉴얼이죠.

아마 독자분들도 전진수 이사에게 묻고 싶은 첫 질문은 '왜 이렇게 늦었는가'일 것입니다.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취중진담을 시작하자마자 전 이사에게 같은 질문은 던졌습니다. 그러자 전진수 이사는 "오히려 1차 비공개 테스트를 너무 급하게 했다"고 말합니다.

"테스트 일정을 맞추느라 급하게 진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그라비티에 들어왔을때 라그나로크2는 백지 상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개발팀이 바뀌면서 사용하는 엔진도 계속 변했습니다.엔진이 계속 변하다보니 쌓여있는 그 많은 리소스들을 게임에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회사에 와서 검토해보니 차라이 이 게임을 맡지 않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전진수 이사의 말대로라면 우리가 본 '라그나로크2'의 1차 비공개 테스트 버전은 불과 1년만에 만들어진 게임인 것입니다. 전 이사가 2009년 10월에 그라비티로 왔으니 약 10개월만에 테스트 버전을 만들어낸 셈이죠. 전진수 이사는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대작 라그나로크2'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고 합니다. '중박 라그나로크2'로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이죠.

"여기서 자세하게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경영진은 무조건 지난해 8월까지 첫 테스트 버전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라그나로크2는 선수출 계약이 돼있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여러가지 계약 상황이 있었을 테니까요. 경영진에서는 10개월만에 결과물을 보여주길 원했고 저는 그러려면 요즘 나오는 테라나 블레이드앤소울같은 고퀄리티 대작 게임을 만들수는 없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 이사가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라그나로크2 팀은 쉴새없는 강행군을 이어갔습니다. 백지 상태나 다름없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팀원들을 독려하며 개발 속도를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강행군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하네요.

"팀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CTO 입장에서는 보여줄 결과물이 필요했습니다. 임원은 직원이 아닙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바로 회사를 떠나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을 보여줘야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죠. 팀원들이 잘 따라와준 덕분에 테스트 버전까지 게임을 만들 수 있었고 지금도 시범 서비스 버전, 제대로 된 라그나로크2를 만들기 위해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도 라그나로크2 팀의 강행군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이번 5월의 징검다리 휴일때도 전 직원에게 연차 사용을 권했지만 라그나로크2 팀에게는 셔틀 버스를 운행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옵니다. 당연히 출근하리란 것을 알고 버스 운행이 필요한 인원 수를 확인하는 것이죠. 빨리 라그나로크2를 성공시키고 팀원들에게 성과급을 줄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라그나로크2' 론칭은 무조건 2011년, 조만간 2차 테스트 간다

'라그나로크2' 팀의 강행군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벌써 1차 테스트를 진행한지도 8개월이나 지났습니다. 그동안 '라그나로크2'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전진수 이사는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게임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테스트 이후 접수된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서 게임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1차 테스트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차 테스트에는 그런 부족함들을 많이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조만간 2차 테스트가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반영되고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시켜 드리겠습니다."

전진수 이사는 '라그나로크2'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첫 테스트때는 너무 오랜만에 돌아온 '라그나로크2'였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기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그것은 오판이었습니다. '라그나로크'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게이머들의 상당수가 후속작에 대한 미련을 놓지 않고 있었죠.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은 게이머들이 1차 테스트를 지켜봐주셨습니다. 개발팀이나 회사 사업팀도 예상치 못한 수치였습니다. 그만큼 라그나로크에 관심갖고 있는 게이머들이 많다는 증거겠죠. 지금도 라그나로크를 꾸준히 즐기는 게이머들은 물론 예전에 라그나로크를 즐겼다가 떠났던 휴면 게이머들이 라그나로크2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일정을 앞당겨 올해안에 시장에 정식 론칭시킬 계획입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2편에서는 게임 개발자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을 고백하는 전진수 이사의 진솔한 모습과 그라비티의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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