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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고포류 게임, 청소년 이용 못한다

[10년 전 오늘] 고포류 게임, 청소년 이용 못한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 2001년 2월 21일(수): 리니지, 원작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

10년 전 2월 업계를 강타한 ‘리니지’ 저작권 분쟁이 결국 법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관련기사: [10년전 오늘] 엔씨 vs 신일숙, ‘리니지’ 저작권 분쟁 )

만화 ‘리니지’의 원작자 신일숙(38세) 씨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측은 21일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운영하고 있는 NC소프트(당시 표기법, 대표 김택진)를 상대로 원작사용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신일숙 작가는 가처분 신청서에서 NC소프트 측이 향후 만화 ‘리니지’의 제목, 인물설정, 배경설정, 지명, 인명, 줄거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여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추가적인 내용을 개발하거나 속편을 제작•서비스하는 것을 금지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또 NC소프트가 제3자와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관련해 일체의 제작•서비스 관련 계약체결을 금지토록 요구했습니다.

태평양 측 류광현 변호사는 “원작자인 신일숙 작가는 NC소프트와의 원작사용계약을 통해 원작만화의 요소들을 온라인게임의 제작•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는 권한만을 허락했다”며 “리니지 명칭에 대한 상표출원등록까지 마치고 독자적인 캐릭터사업을 벌이고 있는 NC소프트의 행위는 분명한 계약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원작자의 서면 동의 없이는 원작사용계약에 따른 어떠한 권리도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NC소프트가 대만의 감마니아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도 명백한 계약 위반일 뿐만 아니라 작가에 대한 저작권침해 행위”라고 덧붙였습니다.

[10년 전 오늘] 고포류 게임, 청소년 이용 못한다

신일숙 작가는 21일 서울지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작자인 나와 일체의 계약도 없이 98년 무단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NC소프트 측이 99년 원작사용계약을 맺어 달라고 사정했을 때, 어려운 시기에 국내 게임산업을 지켜오던 NC소프트를 배려해 계약에 응했던 것인데, 이런 결과가 생기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불법적으로 온라인 상에서 도용되고 있는 오프라인 저작물들의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서울지법에 제출된 온라인게임 ‘리니지’ 서비스 중지 가처분 신청서에는 국내 게임이용자들과 PC방 업체들을 고려해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게임 ‘리니지’ 대한 중지 요청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신일숙 작가는 96년 10월 아이네트와 만화 ‘리니지’에 대한 원작사용계약을 계약금 500만원과 매출액의 5%를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체결했으나, 아이네트가 신 작가의 동의 없이 NC소프트와 별도의 계약을 맺고 원작 사용 권리를 넘겼다. 이후 99년 1월 신 작가는 NC소프트로부터 계약금 1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원작사용계약을 체결했으나, NC소프트가 독자적인 캐릭터 사업을 운영하고, 원작자의 동의 없이 해외 사업자와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해 저작권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 2001년 2월 22일(목): 게임문화진흥협의회, 게임중독 치료 프로그램 시행

여성가족부가 청소년보호를 명분으로 셧다운제 등이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추진 중입니다만, 10년 전에도 업계에서는 게임중독과 관련된 치료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게임산업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나선 바 있습니다.

게임문화진흥협의회는(공동 위원장 원광연 KAIST교수, 정영수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원장)는 최근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일부 청소년들의 게임중독에 적극 대처하고 건전한 게임 이용 문화조성을 위해 ‘게임중독 치료프로그램’을 개발, 내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2일 발표했습니다.

게임중독 치료 프로그램은 내달 1일부터 매주 토요일 서울 시내 10개 사회복지관 및 청소년수련원에서 시행될 예정이며, 1차 시범 운영에는 게임중독 상담기관에서 상담을 받은 청소년 100명과 자녀의 게임중독 문제를 걱정하는 학부모 100명이 참여합니다.

‘친구야 놀자’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는 청소년 게임중독 치료 프로그램은 미술치료, 음악치료, 동작치료, 연극치료 등 예술 치료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게임문화진흥협의회는 전문가들이 말하는 게임중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명지대학교 예술치료학과와 공동으로 청소년 게임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협의회는 “여가문화 부족과 학업•입시 부담이라는 환경적 요인 등 현실에서 얻지 못하는 욕구충족을 위해 청소년들이 게임에 중독되고 있다”며 “이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청소년 스스로 정체성과 자신감•통제력을 가져야 하며, 환경적으로 건전한 놀이문화를 제시해 주거나 부모와의 신뢰감을 회복시켜 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청소년 게임중독 치료 프로그램이 잘 운영됐다면 지금과 같이 게임산업을 옥죄려고 하는 규제들이 생겨 났을지 의문이네요.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업계가 나서서 중독 프로그램 예방 조치를 했다는 점은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2001년 2월 23일(금): 온라인 오락실 게임 3파전 돌입

10년 전 오늘에는 엠게임•NHN•넥슨 등 주요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80~90년대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게임들을 온라인 버전으로 개발, 경쟁적으로 서비스에 나서 화제가 됐습니다.

NHN은 게임포털 한게임 내에 오락실 코너를 신설하고 추억의 오락실 게임 ‘스트라이커스 1945’, ‘스트리트 후프’ 등 9종을 시범서비스 했습니다. 엠게임도 오락실존을 만들어 ‘스트리트 파이터’ 등 아케이드 게임 7종을 선보였으며, 넥슨은 오락실 개념의 게임포털 ‘크레이지 아케이드’ 브랜드를 만들고 ‘비엔비’, ‘히든캐치’, ‘디지팡’ 등 3종의 게임을 서비스 했습니다.

이처럼 대표적인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오락실 게임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것은 기존 게임포털 가입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80-90년대 오락실을 출입했던 2030 세대에 친숙한 게임을 제공, 이들을 게임포털 신규 가입자로 흡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10년 전 오늘] 고포류 게임, 청소년 이용 못한다

실제 엠게임은 80-90년대 전국 오락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트리트 파이터’를 비롯해 웜즈 월드파티 아쿠아, 오투잼, 시티레이서, 봄버맨 등 총 7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서비스 10일만에 동시접속자수 2만명을 넘어서는 등 게임포털 이용자 확대 효과를 거뒀습니다.

가장 먼저 인터넷 오락실 개념을 도입한 넥슨의 경우 기존 오락실 게임보다 아동용 캐주얼 게임으로 라인업을 구성, 사실상 2030 세대를 공략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폭탄 서바이벌 게임 ‘비앤비’로 아동 시장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2001년 2월 26일(월): 정통윤, 사행성 온라인게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

온라인 게임사업이 태동한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포류 게임들을 청소년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본격적인 규제가 시작됐습니다.

시작은 지금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성격이 비슷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위원장 박영식, 이하 정통윤)로, 2월 26일 고스톱이나 카지노 유형의 온라인게임을 제공하는 55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심의•결정하면서 입니다.

고스톱이나 카지노 유형의 온라인 게임은 수십개 사이트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몇몇 전문 사이트의 경우 회원수가 500만명에서 1500만명에 이르고 있다. 동시 접속자수도 3만명에서 10만명으로 집계되는 등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했습니다.

이에 정통윤에서는 사행성 게임을 제공하는 55개 사이트에 대해 일괄적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청소년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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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2월 27일(화): 문화부, 도쿄게임쇼 사태 진상파악 나서 / 민중가요 게임주제가로

지금은 쇠락해 가는 도쿄게임쇼는 10년 전에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코게임쇼 주관 업체가 한국 아케이드 업체들의 참가를 불허해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문화관광부가 나서 진상파악에 나섰습니다.

지난 2월 중순 CESA가 도쿄게임쇼 참가를 준비 중인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에 이메일을 보내 오면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단순히 국내 한 아케이드업체의 참가불허인지 아니면 한국 게임업체의 일본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사전 조치인 지에 대하여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27일 문화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성제환)를 통해 일본측에 사실 여부 확인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CESA 측 관계자는 “도쿄게임쇼는 가정용 비디오게임 소프트와 관련한 전시회로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가정용으로 컨버전한다는 계획이 있을 경우 예외적인 출품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 규정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게임 업체에 적용된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는 CESA의 모집 요강에서 업소용 게임기의 자체 선전•PR을 목적으로 한 출품은 금지한다는 규정을 확인했으나, 지난 99년과 2000년에는 한국 아케이드게임 업체들의 출품이 가능했던 사유와, 2001년 모집 요강에 업소용 게임이 출전 금지된 사유, 일본게임 업체의 아케이드게임이 올해 출전하는 지의 여부에 대해 CESA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추가로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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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양국의 우호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러나 언론의 보도대로 이번 사건이 한국게임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임이 확인될 경우 정부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YNK가 1인칭 액션게임 ‘트라이브스2’ 국내 출시를 앞두고, 이 게임의 주제가로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선정한 점도 눈에 띕니다. YNK 관계자는 게임을 통해 80년대 문화를 새롭게 인식시키자는 취지로 민중가요를 택했다고 말했습니다.

◆ 2001년 2월 28일(수): 중국 본토 게임 국내 첫 상륙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한 중국 게임은 ‘스페이스3046’로 확인됐습니다. 이 게임은 4명까지 네트워크 플레이가 지원되는 패키지 게임으로 당시 ‘스타크래프트’가 휩쓸고 있던 패키지 시장과 PC방을 겨냥해 수입했습니다.

온라인게임 업체 북마크(대표 박성찬)는 28일부터 중국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홍은(대표 치우펑)이 개발한 3D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페이스3046’을 수입, 3월 중순 정식 출시를 앞두고 데모 버전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개발된 게임이 국내에 보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홍은은 최근 북마크와 게임개발 합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콘텐츠 교류 차원에서 ‘스페이스 3046’을 별도 로열티 없이 제공했습니다.

‘스페이스 3046’은 1999년 중국에서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인기게임으로 홍은과 합작 계약을 체결한 북마크가 한글화를 추진, 자사 게임 채널인 킹워즈닷컴을 통해 네트워크 플레이 서비스가 가능했습니다.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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