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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인터뷰] 부장 '게임회사'를 말하다 - 엠게임 오승영 부장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데일리게임은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사원부터 대표까지 각 직책의 인재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과 궁금증을 풀어볼 계획입니다. 최근 입사한 사원부터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대표들까지 계단을 올라가듯 차례로 만날 예정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게임 산업과 직급별 업무 등 여러 궁금증을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한 부서를 총괄하는 부서의 장을 통상 '부장'으로 칭한다.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부장은 '다가가기엔 너무 먼 당신' 쯤으로 속하기 마련이다. 사실 부장 이상의 직위를 가진 분들과는 지나가다 인사 정도만 나눌 뿐이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일이 드물다. 그들에게는 '임원'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때문이다.

말단 직원들에게 부장이란 존재는 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와 방송매체, 드라마를 통해 나타나는 간접광고만 보더라도 자주 나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부장님은 저의 태양입니다', '부장님 사랑합니다' 등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보다. 이만큼 부장은 직원들에게 어려운 존재로 자리잡혀있다.

계단인터뷰 진행을 위해 만난 엠게임 오승영 부장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오승영 부장은 "직원들이 저를 너무 어렵게 대하는 것 같습니다"며 "가까워지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부장이란 직책이 사실 좋은 점보다 힘든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임원진들은 너무 높게 보이고 아래 직원들은 저를 너무 어려워합니다. 직접적인 업무를 떠나서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외롭고 쓸쓸한 자리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발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주길 부탁드립니다."

오승영 부장은 현재 엠게임 1사업본부 사업전략실을 맡고 있다. 그는 '열혈강호'를 비롯해 '드로이아', '애니멀워리어즈', '리듬앤파라다이스' 등 다양한 게임의 운영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2004년 엠게임에 입사한 오 부장은 약 8년이란 기간 동안 엠게임에 헌신했다. 지난 3월 부장으로 승진한 그는 엠게임 내에서 영업전략실을 비롯해 게임운영실, 인사총무 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 경력을 쌓았다.

오승영 부장은 자신이 승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업무의 다양화를 꼽았다. 여러 분야에 걸쳐 업무 스킬을 체득한 덕분에 부장이란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것.

"돌이켜보면 기본에 충실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에 항상 최선을 다했고, 업무 외적인 부분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부장이란 직책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것은 크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장이란 직책은 직급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오승영 부장이 생각하는 관리자의 역할은 직원들과의 소통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한다. 또 오 부장은 윗사람을 쉴새없이 괴롭(?)히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덧붙였다.

"항상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직원들간을 떠나서 윗사람들을 자주 괴롭히라고 이야기 합니다. 업무와 관련된 일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를 터놓고 대화를 하다보면 친밀감과 함께 즐겁게 직장을 다닐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직원들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조직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관리자의 주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말단 직원들에게 오승영 부장의 대답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업무도 많을 뿐더러 윗사람 눈치 보기도 바쁜 직원들에게 마음 속 이야기를 터 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승영 부장은 가장 선호하는 직원으로 매사에 긍정적인 사원을 뽑았다.

"직책이란 것이 주는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랫사람이 마음을 먼저 열지 않으면 윗사람은 다가가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에 사원들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부정적인 사원들은 어떠한 일을 맡겼을 때 못하겠다거나 어렵다는 대답을 듣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사원은 일단 해보겠습니다라고 한 뒤 궁여지책에 몰렸을 때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입니다."

사심없이 직원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 오 부장의 바람은 퇴직하는 그 날까지 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내고 싶은 것이라고 한다. 그는 임원에 대한 욕심도 없다고 했다. 임원으로 승진하게되면 아랫사람들과 멀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따른다는 것. 만약 임원으로 승진하더라도 오 부장은 직원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최고라고 전한다.

"업무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가 최우선입니다. 직원들에게 최대한 많은 인맥을 쌓으라고 항상 당부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고 사람이라는 재산을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긴 대화가 정점에 다다랐을 쯤 지난 계단인터뷰의 주인공이었던 CJ인터넷 임형준 차장의 질문들을 물었다. 오승영 부장은 준비성도 철저했다. 예상되는 질문의 답안을 미리 작성한 뒤 머리 속에서 읇조렸다.

오승영 부장은 게임업계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본 전제는 게임을 좋아해야합니다. 오래 살아남는 방법은 없습니다. 부장이란 직책을 가지고 있는 저 역시도 가끔 불안해하곤 하기 때문이죠. 저 자신도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직장 내에서의 대인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사내에서 적을 만들지만 않는다면 퇴직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어 오승영 부장은 정년퇴직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아직 고민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고령화로 인해 정년퇴직 문제가 난재로 남아있지만,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인력관리에 대한 부분에선 직원들의 신상정보를 달달 외우는 것만이 답이라고 한다. 오승영 부장은 직원들 규모가 아무리 늘어나더라도 직원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외우고 있다고 했다. 나이를 비롯해 사는 곳, 관심사 등 한동안 이력서를 들고 다니는 것이 그에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직원들의 신상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사전에 알아두면 직원들과도 쉽게 소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적인 장소에서 무심코 던진 한마디로 직원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승영 부장은 노후에 대한 대비도 시원하게 넘겼다. 그가 선택한 삶은 무리한 저축 등을 통해 숨죽여 사는 것 보다 최소한의 대비와 현재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최근 게임과몰입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게임업계에서도 자녀관리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피로도시스템 등 많은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또한 청소년들을 초청해서 건전한 게임문화 교육을 통해 게임산업을 양지로 이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외부에서는 가식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때가 많습니다. 아무쪼록 게임산업도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랄 뿐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다음 계단인터뷰의 주인공인 모 회사의 이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오승영 부장은 '임원의 눈으로 보라는 말은 도대체 어떤 뜻인가', '그래서 임원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사가 되면 달라지는 것들은 무엇인가', '이사 직함을 갖게되면 회사의 오너가 되기위해 또 다른 꿈을 갖게되나', '롤모델로 삶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사로서 아랫사람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비전이 있다면', '임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꼽았다. 이러한 질문은 다음 인터뷰를 통해 만나게 될 모 이사에게 물어볼 예정이다.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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