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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인터뷰] 대리 '게임회사'를 말하다 - 윈디소프트 이유리 대리

데일리게임은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사원부터 대표까지 각 직책의 인재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과 궁금증을 풀어볼 계획입니다. 최근 입사한 사원부터 대리, 과장, 부장, 차장, 이사, 대표들까지 계단을 올라가듯 차례로 만날 예정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게임 산업과 직급별 업무 등 여러 궁금증을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대리. 대리라는 단어의 뜻은 불분명하다. 그냥 직책일 뿐이지만 대리라는 것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혹자는 모든 일을 대리해서 한다고 대리라는 직책이 생겼다고 말한다. 부서의 책임자가 없을때 의사결정을 대리한다고 해서 대리라는 이야기도 있다.

대리는 사원이 처음 승진하고 나서 받는 직책인만큼 사원들이 바라보기에는 너무나 부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정말 그럴까? 사원들이 무조건 부러워하고 빨리 되고 싶은 직책이 대리인가? 그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윈디소프트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유리 대리(28)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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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윈디소프트 러스티하츠 마케팅 담당 이유리 대리입니다. 지난 2005년 12월부터 일을 시작해서 벌써 5년이나 일을 하고 있네요. 지난 2008년에 대리라는 직급을 처음 받았답니다."

이유리 대리는 게임업계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어느 업계나 마찬가지겠지만 마케팅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제품을 최대한 잘 포장하고 고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게임업계의 마케팅은 조금 다르다.

"게임업계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바로 볼 수 있어요. 전략을 세우고 마케팅을 진행하며 반응이 바로 지표로 나타나거든요. 그리고 게임업계와 다른 제품들과의 마케팅은 조금 달라요. 예를 들면 가전제품 대부분은 성능에 큰 차이가 없지만 게임은 특성이 명확합니다. 성능의 차이도 있고요. 그런 것을 명확히 알려주는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유리 대리가 담당하고 있는 게임은 최근 윈디소프트가 전사적으로 띄우기에 나선 '러스티하츠'다. '겟앰프드' 외에 흥행작이 없는 윈디소프트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게임인만큼 마케팅을 담당하는 이유리 대리에게 회사가 거는 기대도 무척 크다.

"러스티하츠는 MORPG랍니다. 같은 장르에 대표작으로는 '던전앤파이터'가 있고요. 시장조사를 해보니까 사용자들은 세련된 이미지와 빠른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를 원한더라고요. 그래서 이미 C9이나 마비노기영웅전, 드래곤네스트 등이 등장했겠죠. 하지만 이들게임의 3D 다각적인 시점이 2D게임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거부감이었을 수 있어요. 러스티하츠는 그런 거부감을 최소화시킨 수작입니다."

이유리 대리에게 계단 인터뷰의 전 주자였던 한빛소프트 김수향 사원의 질문을 전달했다. 이유리 대리가 가장 공감한 질문은 '회사의 일을 모두 대리한다고 해서 대리라는데 정말 그런가요?'라는 질문이었다. 이유리 대리는 '대리가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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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는 정말 대리에요. 사원일때보다 일이 굉장히 많아지고 또 그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죠. 내가 맡은 일을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분배도 해줘야 하고요. 대리가 아니면 그 일을 하기 힘들겠죠. 대리보다 윗직급인 사람은 실무보다는 관리 업무를 주로 하니까요. 대리는 정말 모든 일을 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수향 사원이 궁금해하던 조직문화에 익숙해지는 법에 대해서도 이유리 대리는 확실한 팁을 던져줬다. 이유리 대리만의 노하우는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조건 인사하기와 같은 부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러갈때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종종 따라가는 것이다.

"조직에 융화되고 조직문화를 익히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른 노하우가 있겠죠. 저같은 경우는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과 인사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협업부서 분들과 친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전략적으로 경영지원실 분들과 친해지세요(웃음). 만약 도시락을 같이 먹는 문화가 있는 회사라면 그 모임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추천할만하네요. 그리고 또 하나의 팁을 드리면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가끔 담배 피우는 무리에 껴서 흡연장소를 가세요. 의외로 그런 자리에서 친분이 쌓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담배 연기가 싫어서 안따라갔는데 따라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더라고요. 물론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까 조심하시고요(웃음)."

대리가 되면 처음으로 자신의 후배가 회사에 들어오게 된다. 처음 승진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승진의 기쁨을 처음 느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뭐든지 처음해보는 것이 많은 대리이기 때문에 사원들은 대리가 됐을때의 기분을 가장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이유리 대리는 대리가 되니 '정말 사회 생활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처음 대리가 되니까 이제 나도 진정한 사회인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 한가지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자리에 올라섰다는 느낌이었죠. 한편으로는 나도 늙었구나라는 생각도 했고요(웃음). 그런 생각을 조금 하다보니 갑자기 일이 늘어나던데요? 후배가 처음 생겼을때는 너무 예뻤죠. 뭐라도 가르쳐주고 싶고 사주고도 싶고 그래요. 근데 일을 하면서 가끔 부딪치는 일이 생기면 후배들도 표정에 기분 나쁘다는 것이 드러나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서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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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원일때 윗사람이 나무라면 얼굴 찡그리고 그랬을테니까요. 후배를 가르치면서 저도 성장하는 것을 느껴요. 문서 구성이나 품위서 같은 실수를 지적하려면 제가 먼저 확실하게 알아야 하니까요. 업무를 전달해주기 위해서 가르치다보면 제가 희미하게 알고 있던 지식들도 분명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후배가 들어와야 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저는 후배를 조금 늦게 받은 편인데 그런 점은 조금 아쉬워요."

사원들이 가장 궁금한 것 중 하나는 대리가 보기에 후배 사원이 언제 예뻐보이느냐일 것 같다. 전 주자였던 김수향 사원도 당연히 궁금한 질문으로 꼽았던 질문이다. 이유리 대리는 무조건 '잘 웃는 후배'가 예쁘다고 한다.

"일 문제로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인데도 자기를 싫어해서 싫은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후배들이 있어요. 사람이 싫은 것은 아니거든요. 사실 사원일때는 표정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요.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면 선배들이 많이 예뻐할거에요. 그리고 센스있고 눈치있는 후배라면 더 좋겠죠. 안껴도 되는데 꼭 끼는 후배들도 있어요(웃음)."

어느덧 게임업계에서 5년이나 일한 이유리 대리가 바라보는 게임업계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사원이 바라보는 업계와 대리가 바라보는 업계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이유리 대리는 게임을 영화와 비유했다.

"온라인게임은 성장할 가능성이 많은 산업이라고 생각해요. 천천히 이뤄지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어떤 기점을 통해 빵 터질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온라인게임이 영화와 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온라인게임이 영화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처럼 재밌는 놀이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 기점의 중심에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이유리 대리에게 계단 인터뷰의 필수 질문 바로 윗계단을 차지하고 있는 '과장'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유리 대리가 꼽은 질문들은 인터뷰 다음 주자인 모 과장에게 기자가 직접 물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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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이 대리한테 가장 답답할때가 언제인가 궁금해요. 대리가 일을 다 대리한다고 해도 과장이 원하는 것과 다르게 일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과장직급으로서 고충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임원들이 사원이나 대리를 혼내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과장 직급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과장이란 직급에 걸맞는 연봉을 받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내가 일을 하는 강도에 비해 적당한 연봉을 받고 있는냐는 질문이겠죠."

"질문이 조금 많네요.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인지도 궁금하네요. 회사에서의 승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는지 아니면 개발사를 차리실지 같은 질문이에요. 그리고 과장은 팀원을 직접 뽑는 직급이니까 뽑을때 어떤 직원들을 원하시는지도 궁금하네요. 마지막으로 출근 시간이 가장 궁금합니다. 모범을 보이기 위해 일찍 오시는지 아래사람을 위해 느지막히 오시는지요."

인터뷰를 마치려는 이유리 대리가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자를 불러 세웠다. 사원 인터뷰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실무를 하고 있는 만큼 자신이 맡은 게임에 대한 관심을 부탁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역시 대리는 대리다.

"러스티하츠에 많은 관심과 사랑부탁드립니다. 좋은 게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개발자분들도 모두 밤 11시에 퇴근하시면서 힘들게 일하고 계세요. 많이 기대해주시고 다음 테스트에도 꼭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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