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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칼럼] 엘리, 구원자 될까? 소금불의 '라오어3' 스케치

개발자이자 게임작가인 동시에 열혈 게이머인 필자 '소금불'의 개발자 칼럼 코너입니다. '소금불' 필자가 현업 경험을 살려 다양한 시각으로 게임과 관련된 주제를 풀어 독자 여러분께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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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엔딩 유출, 메타크리틱 0점 테러, 2020년 최고의 게임 판매량(PS독점게임기준), 최다 '올해의 게임(GOTY, Game Of The Year)' 수상.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타이틀에 붙는 수식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이하 라오어2)'는 지난해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를 받으며 게임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제 결과가 다 드러났고 개발사도 한 숨 돌리는 상황 속에서, 두 개의 야심 찬 비전도 발표됐다.

HBO와 게임 감독이 손을 잡은 '라오어' 드라마 프로젝트는 두 주연 캐릭터의 캐스팅이 확정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또한 PS5 발매 덕분에, 개발사 너티독에게는 소니의 퍼스트 파티로서 한 번 더 활약해야 할 의무도 생겼다. 필자는 이 시리즈의 후속작을 계획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본다. 게임작가로서, 어쩌면 시리즈의 마침표가 될 수 있는 '라오어' 3편의 밑그림 몇 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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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어' 드라마 엘리 역으로 캐스팅된 벨라 램지(왼쪽)와 조엘 역의 페드로 파스칼. 둘 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이력이 있다(HBO '왕좌의 게임').
◆차세대 콘솔 기반으로 진화할 세계관

광신 집단 세라파이트와 군율(軍律)로 뭉친 WLF(워싱턴 해방전선)는 이 게임의 잿빛 세계관을 떠받치는 양대 기둥이다. 이 설정은 여러가지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거대한 두 이데올로기의 충돌은, 등장인물들에게 팬데믹보다 더 비극적인 스토리를 안겨줬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다양한 레벨 디자인과 게임 플레이를 만끽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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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F가 점거한 곳은 활기차고 제법 정돈된 느낌의 도심 지역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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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파이트가 출몰하는 지역은 고스란히 보존된 자연 풍경과 음험한 분위기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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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F의 군견과 슬랫지 해머로 무장한 거구의 세라파이트. 집단에 따른 전술 변화도 이 게임의 칭찬할 점이다.
새로운 하드웨어로 인한 업그레이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번 '라오어' 신작은 매우 특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사는 탁월한 로딩을 자랑하는 PS5를 활용해 혁신적인 레벨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이미 여러 번 피력했다. 참고로 너티독 내부엔 소니 퍼스트 파티의 핵심 그래픽 기술을 연구하는 팀(ICE team)이 있다. 이런 개발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기작에서 두 세계관의 비주얼 퀄리티가 얼마나 더 깊고 풍부해질 지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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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퍼스트 파티 개발사들은 너티독의 기술지원을 받으며, PS5의 강력한 게임 라인업을 채울 예정이다.
◆주연으로 거듭날 전작의 조연들

주인공은 복수의 여정을 마무리 짓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애인과 의붓아들(J.J)은 종적을 감춘지 오래다. 그리고 홀로 남은 엘리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2편은 끝이 났다. 3편의 시작은 이들을 찾고, 일상의 행복을 되찾기 위한 엘리의 여정이 제일 어울린다. 또는 훌쩍 커버린 J.J와 엘리가 관계를 돈독히 다지며 스토리가 전개되는 장면도 충분히 나올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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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추억에 대한 엘리의 그리움이 3편 플롯 초반의 나침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2편에서 조엘&엘리와 대비됐던 애비&레브 또한 3편 핵심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레브도 제법 어른의 몫을 하는 사람이 돼 애비와 함께 새로운 터전을 꾸려 나갈 듯하다. 하지만 두 사람 다 각각 몸 담았던 진영을 배신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출신의 뿌리가 된 두 집단의 굴레 때문에 이들의 평화는 오래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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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되는 엘리?

이 거대한 혼돈을 끝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딱 한 명뿐이다. 조엘의 집착으로 백신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을 아는 엘리는 끝내 자신의 몸을 바쳐 인류를 구하는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스토리의 후반부는 자신의 희생을 오롯이 쓰일 곳을 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될 여지가 크다.

물론 이 길에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일상의 행복, 팬데믹을 기회로 삼는 권력자, 무시무시한 돌연변이 등 많은 장애물들이 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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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은 어떤 대의에도 굽히지 않은 부성애, 2탄은 소용돌이치는 복수의 허무가 주제였다. 필자는 희망의 시작이 3편의 테마로 가장 잘 어울릴 것으로 본다. 바이러스와 부조리로 오염된 늪에 빠진 죄인들을 사하기 위해 엘리는 피의 십자가를 짊어질 것이다. 아마도 이 아이디어는 '라오어'를 주관하는 전지전능한 아버지, 닐 드럭만 감독의 머릿 속에도 맴돌 것이다.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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