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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칼럼] '오버워치'의 미래

개발자이자 게임작가인 동시에 열혈 게이머인 필자 '소금불'의 개발자 칼럼 코너입니다. '소금불' 필자가 현업 경험을 살려 다양한 시각으로 게임과 관련된 주제를 풀어 독자 여러분께 알기 쉽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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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소금불' 김진수 잼아이소프트 대표] 코로나 여파로 랜선 축제로 '블리즈컨라인'이 치러졌지만, '오버워치' 팬들의 기대는 뜨거웠다. 그러나 신규 캐릭터 정보는커녕 업데이트 로드맵도 없었고, 시간이 더 걸릴 거라는 한마디 얘기만 남은 채 허탈하게 막을 내렸다. 과연 '2.0'이란 단순한 버전업이 될 것인지, 진정한 후속작이 될 것인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블리즈컨라인'을 통해 공개된 '오버워치2' 정보를 하나씩 반추하면서 블리자드가 품고 있는 '오버워치'의 비전을 분석해보겠다.'

◆'오버워치2'의 시청각 퀄리티

2탄의 비주얼은 캐릭터 외관이 리뉴얼되고 약간의 광원효과가 추가될 뿐으로, 후속작에 걸맞는 수준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좋게 생각하면 1탄으로 확립된 e스포츠 고유의 게임성 유지와 스킨 재활용이고, 나쁘게 보면 2탄 제작기간의 단축과 성의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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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된 캐릭터 외관.
하지만 다음 개발 진척상황을 보면 그러한 걱정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공간감을 살린 오디오 2.0 버전과 더불어 필자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한 부분은 환경의 다변화다. 테크 아티스트가 여가시간에 개발한 모래폭풍 프로토 타입은 개발팀의 비전을 대폭 확장시켰다. 화창한 날씨 속에서 양쪽 팀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다가 결승 포인트를 위해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할 때, 돌연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몰아쳐서 극적으로 전장의 분위기가 바뀐다면 얼마나 멋질까? 개발팀은 이런 디테일을 하나씩 챙기면서 2탄의 퀄리티를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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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폭풍으로 휩싸인 아누비스 신전.
◆'오버워치2'의 스토리텔링

2탄 존재의 이유는 두 가지로서, 첫 번째는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이다. 전작의 영웅 CG 무비나 코믹북으론 구체적인 스토리를 바라는 팬들의 갈증을 달래긴 부족했다. 1탄의 기록보관소 미션 수준으로 업데이트를 하면 되지, 굳이 2탄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상술을 부리냐는 걱정도 많다. 그러나 1탄은 PvP에 초점을 맞춰서 게임 엔진이 제작된 거라, 줄거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화려한 스토리 모드를 개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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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징의 날' 같은 미션은 단발성 이벤트로 제작돼 주력으로 즐길 콘텐츠로는 부족했다.
개발사의 스토리 모드 최고 목표는 CG 무비에만 스토리텔링을 의존하지 않고, 게임 플레이까지 자연스럽게 내러티브가 이어지는 것이다. 영웅 조합에 따라 변화하는 다이얼로그 시스템, PvP 밸런싱에서 자유롭고 다양한 상호작용(파괴, 제어 등)이 가능한 레벨 디자인 등 많은 준비가 진행 중이다.

시네마틱 감독의 말에 따르면, 새롭게 제작된 개발도구로 인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이 대폭 확대됐다고 한다. 결국 '블리자드 퀄리티'를 갖춘 스토리 모드를 위해선 기존의 PvP 모드보다 많은 아트 작업과 제작기간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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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작의 영웅 캠페인 모드에서 인물들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시스템도 개발 중.
◆'오버워치2'의 콘텐츠

2탄의 두 번째 존재이유는 PvE 콘텐츠 보급이다. 이 모드의 핵심은 탤런트 시스템에 있다. 영웅의 능력확장과 조합 연구는 콘텐츠 확장에 많은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다. PvP 밸런스에서 벗어난 영웅의 DPS가 극단적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걸 맞는 레벨 디자인, 퀘스트, 적 등 거의 모든 파트에서 재설계는 필수불가결하다.

PvE 콘텐츠 소비 속도는 빠른 편이므로 이 부분 역시 제대로 게임 모드의 근본을 다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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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장(E스킬)를 몸에 달고 제설차처럼 적을 밀어내는 장면, 여러가지 재밌는 텔런트 조합도 충분히 기대할 만한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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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는 재작년, 적(널섹터)에 관한 저조한 평가를 수용하고 퀄리티와 개체수 업그레이드를 했다.
한 가지 예상을 더 보태자면 '배틀패스'의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 볼 수 있다. 영웅 특수 미션과 스킨 보상이 결합된 DLC로 서비스하면서 개발사는 상업적인 전략을 취하고, 이용자에게는 꾸준한 콘텐츠 공급과 도전거리가 되는 이점이 있다. 전작의 스킨 콘텐츠에 이어서 PvE 모드를 중심으로 한 여러가지 DLC 요소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밸런스 문제의 고찰

초당 10 대미지를 주는 솔져의 총과 50 대미지의 법사 화염구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 캐릭터의 공평한 DPS를 위해 법사 화염구의 쿨타임은 몇 초로 맞추는 게 타당할까? 단순하게 계산하면 정답은 5초다. 화염구 대미지(50)를 총 대미지(10)로 나누면 된다. 그럼 솔져가 2단 점프를 할 수 있다면 또 밸런스는 어떻게 맞춰야 할까? 여기서부터 머리가 복잡해진다.

'오버워치'에는 3차원 공간에서 온갖 공상과학이 깃든 무기와 초능력을 발휘하는 하이퍼 영웅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100프로 완벽한 밸런스의 생태계를 창조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결국 많은 실험과 피드백을 거친 최선의 가설만이 가능할 뿐이다.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특히, '오버워치'의 밸런싱은 어렵고 늘 도전적인 일이다. 그리고 이 점은 느린 영웅 업데이트의 주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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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골칫덩이가 됐던 원펀맨, 둠피스트.
그러나 그것은 개발사의 사정이고 팬과 선수 입장에서는 오락가락하는 밸런스 패치와 실패 때문에 극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미 33조합, 오리사&시그마의 2방벽 등 고질적인 메타 고착화로 '오버워치' e스포츠에 치명적인 불신도 생겼다. 또한 리그 MVP 선수가 우승 직후 타 게임으로 이적해버리거나, 흥행의 불씨가 됐던 한국의 스타들이 부진의 늪에 해매다가 줄줄이 은퇴를 하는 악재까지 겪었다. 게다가 임시방편으로 능력을 칼질 당한 탱커는 더더욱 설 자리가 좁아졌고, 결국 긴 매칭시간의 주범이 되면서 이용자 풀도 급격히 줄었다. 이처럼 여러 가지 문제의 중심엔 늘 밸런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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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2방벽 메타의 횡포로 고통받던 이용자들의 원한이 담긴 그림(출처=네티즌 '덕지').
◆개발사의 밸런스 최선책

여러 커뮤니티에서 많은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최선의 솔루션은 영웅 수로 본다. 개체수가 풍부해야 자연스러운 생태계가 유지되는 법이다. 역할별 숫자 비율도 안 맞고, 탱커와 힐러를 늘리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OP 캐릭터 카운터 설계, 영웅 리메이크, 영웅 로테이션 등 운영의 묘를 발휘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 왜 개발사는 영웅 업데이트만이라도 고려하지 않을까? 에코 업데이트 이후 최소 두어 명의 영웅이 나올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그렇게 되면 팬들의 불만도 다소 줄어들고 '오버워치' 흥행도 유지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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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신영웅 정보는 딱 하나, 소전이다. 히트스캔 무기, 레일건으로 오리사를 순식간에 해치우는 장면이 인상적.
이 질문의 답은 이번에 공개된 '블리즈컨라인' 정보의 역할별 개선안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계획엔 힐러군은 자동치유로 생존력을 높히고, 딜러군은 이동속도를 높여 임무수행력을 끌어올리는 내용이 있다.

특히 리메이크 수준의 탱커 버프 계획은 무척 고무적이다. 감독은 탱커의 공격능력과 방어력과 물리저항값을 상향해, 방어태세를 갖춰 전선만 유지하던 소극적인 역할에서 탈피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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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받았던 라인하르트의 '화염강타'스킬 2회 충전과 '돌진' 스킬 취소. 큼직한 영웅이 모두를 때려부술 것 같은 포스를 부여하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담겨있다.
이로 인해 '오버워치2'의 탱커들은 좀 더 주도적으로 전투에 임할 수 있고, 킬 올리기 좋아하는 이용자의 기본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래서 긴 매칭시간의 주범인 비인기 탱커의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버워치2'를 기점으로 밸런스 대격변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본다. 새로운 히트스캔 딜러인 '소전'말고도 물밑에서 다수의 신영웅이 개발되고 있겠지만, 아마도 '오버워치'의 수장인 제프 카플란은 이들의 공개는 뒤로 미룬 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심산인 것 같다.

◆밭을 가는 시기

단순한 애드온(add-on) 개념이 아닌, 기존의 게임 자체를 완벽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는 감독의 말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후속작의 지향점에 대한 반반의 기대와 우려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개발진이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팬으로서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는 2탄 발매일에 대한 진한 아쉬움도 있긴 하다.

개발진은 더 오랜 기간 새로운 밭을 가는 시기를 택했다. 2021년도 개발사와 팬들 모두에게 '오버워치' 재도약을 위한 시련의 시기가 될 것 같다. 필자는 5년이 지난 이 게임에 아직까지 꿈틀거리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오버워치'의 새로운 비전은 언젠간 완성돼 그 빛을 보리라 기대한다.

정리=이원희 기자(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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