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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62] 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West Ham United) FC는 별명을 ‘더 해머스(The Hammers)’라 말할까

웨스트햄 간판 공격수 토마시 수첵의 골 세리머니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웨스트햄 간판 공격수 토마시 수첵의 골 세리머니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잉글랜드 런던 남동쪽 웨스트햄 지역을 연고지로 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West Ham United) FC는 망치(Hammer)가 구단의 상징이다. 엠블럼을 보면 자주색 망치 2개가 방패 안에 X자로 교차한 모양이 성과 함께 새겨져 있다. 성은 영국 왕 헨리 8세가 자신의 2번째 부인인 앤 불린을 위해 지은 웨스트햄의 대표 상징물인 불린 성(Boleyn Castle)이다.

엠블럼에 망치가 등장한 것은 웨스트햄 FC팬들 가운데 노동자들이 많고 창단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햄팬들 가운데 훌리건들은 ‘인터 시티 펌(ICF)’이라는 모임 이름이 있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대부분 선박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많다. 1895년 창단 때 팀 이름은 ‘템스 아이언웍스(Thames Ironworks) FC’였다. 템스 철공소라는 뜻이다. 팀이 지역 선박제조업과 철공소 책임자에 의해 만들어졌고 직원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팀 별명이 ‘해머스’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웨스트 햄 지역은 이스트 햄과 구분해 생긴 이름이다. 햄이라는 말은 강이나 습지 사이의 건조한 땅을 의미하는 고대 영어 ‘Hamm’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웨스트 햄 지역은 템즈강, 리어강, 로딩강 지역을 끼고 있다. 햄이라는 말은 망치를 뜻하는 해머와는 상관이 없다.

팀은 창단 초기 아마추어 직장팀으로 운영됐다. 1900년 현재의 웨스트햄 유나티티드 FC로 탄생하며 지역 프로리그에 진출해 인지도를 넓혔다. 1904년 업튼 파크에 위치한 홈구장 불린 그라운드를 사용하다가 2016년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런던스타디움으로 옮겼다.

웨스트햄 FC는 ‘영국축구의 심장’ 웸블리 구장 개장경기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1923년 사상 처음으로 FA컵 결승에 진출한 웨스트햄은 볼턴 원더러스와 웸블리 구장에서 경기를 갖고 0-2로 패했다. 이 경기는 훗날 ‘화이트 호스 결승전(White Horse Final)’로 불렸다. 웸블리 구장에 양팀 서포터스 약 20만명이 들어차 백마를 탄 경찰관이 경기장에 진입해 관중들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웨스트햄 FC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멤버였던 보비 무어를 비롯해 조프 허스트, 마틴 피터스 등을 배출하기도 했다. 보비 무어(1941-1993)는 ‘축구 황제’ 펠레에 의해서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다. 이들 트리오는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단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보비 무어는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고, 조프 허스트는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당시 서독을 4-2로 꺾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지금까지 역대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그가 유일하다. 마틴 피터스도 결승전에서 한 골을 기록했다. 사실상 이들 3명이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었다. 모두 영국 왕실로부터 ‘경(Sir)’ 이라는 호칭을 부여받았다.

웨스트햄은 3명의 트리오를 주축으로 1964년 FA컵, 1965년 UEFA컵 위너스컵 우승을 이끌면서 전성기를 맞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웨스트햄은 1975년 FA컵 우승이후 급격히 무너지면서 1978년 2부리그로 강등됐다. 이후 1부리그와 2부리그 사이를 왔다갔다했다. 2006년 아이슬란드의 제과업계 부호 에게르트 마그누손이 아이슬란드 축구협회를 동원해 1740억원으로 구단을 사들여 구단주가 됐지만, 5년도 못가 세계경제위기로 파산해 되팔았다. 한때 데일리스포츠와 선데이스포츠 발행인이기도 했던 사업가 데이비드 설리번과 데이비드 골드가 구단주를 맡고 있다.

웨스트햄은 구단 유소년팀 출신 선수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보비 무어, 조프 허스트 등이 유소년팀을 거쳐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대표적인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웨스트햄이 ‘축구 아카데미(The Academy Of Football)’라는 또 다른 별명을 갖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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