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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스토리] 마라도나와 허정무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추억

대한민국 축구가 마라도나를 처음 만난 것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이었다. 26세의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를 이끌었고 대한민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32년만에 본선무대에 올랐다.

[마니아스토리] 마라도나와 허정무 그리고 대한민국 축구의 추억


1986년 멕시코 월드컵팀은 1983년 청소년 축구 4강의 주역과 유럽무대를 휘젓든 차범근과 허정무가 결합된 나름 최강팀으로 은근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강력한 우승후보로 이전대회 우승국인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와 함께 A조에 묶였다.

죽음의 조도 그런 죽음의 조는 없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첫 상대는 아르헨티나였다. 첫 출전이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에겐 더없이 가혹한 무대였다.

박창선이 골에어리어 정면 45m쯤에서 날린 중거리 슛이 아르헨티나 골문을 뚫고 들어가 우리의 월드컵 첫골 역사가 되었지만 정작 그보다 더 화제가 된 것은 허정무의 마라도나 허벅지 차기였다.

미드필더인 허정무는 중원에서 활약하는 마라도나의 전담 마크맨이었다. 진돗개라는 별명처럼 끈질기게 달라붙어 마라도나의 길을 막았지만 태클 피하기까지 연습한 그를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그러다 수비 도중에 공을 걷어낸다고 날린 발길이 마라도나의 허벅지에 꽂혔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사건으로 미국의 한 시사주간지는 허정무의 발길에 맞고 괴로워하는 마라도나와 그 장면을 표지에 싣기도 했다.

이 시사주간지는 허정무의 고의적인 걷어차기 쯤으로 서술했다. 상황상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정당하게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보는게 맞다.

마라도나가 우리 수비수 3명을 제끼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지만 심판은 옐로우카드를 내밀었을 뿐 레드카드는 꺼내지 않았다. 현란한 드리볼의 대가였던 마라도나에겐 그같은 일이 자주 발생했으나 워낙 정확한 가격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허정무는 이탈리아전에서 최순호에 이어 두 번째 골을 잡았다. 대한민국호는 비록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마라도나를 상대한 우승국 아르헨티나전에서 박창선이 1,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전에서 2, 불가리아전에서 김종부가 1골 등 모두 4골을 성공시켜 꽤 괜찮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아픔을 심하게 표현했던 마라도나는 훗날 그날의 ‘태권축구사건을 기억은 하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다며 그런 일은 축구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것이라며 전혀 개의치 않았다.

우리와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원조 신의 손사건도 이 월드컵에서 발생했다. 마라도나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2골을 모두 넣어 아르헨티나의 2-1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의 첫골은 골문 앞 혼전 중에 손으로 쳐서 밀어 넣은 것. 심판들이 보지못해 골로 인정되었지만 분명한 핸드링 반칙이었다. 마라도나는 나중에 손으로 한 짓임을 밝히며 신의 손이는 표현을 사용, 뒤이은 신의 손원조가 되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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