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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포수를 기분좋게 하지 마라, KS는 포수 싸움에서 승패 갈린다'--양의지, 박세혁 지략대결이 초점

'이번에는 포수 싸움이다'

NC 포수 양의지는 KBO 리그 제1의 포수로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두산에서 5시즌을 한국시리즈를 치른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두산 타자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NC 포수 양의지는 KBO 리그 제1의 포수로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두산에서 5시즌을 한국시리즈를 치른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두산 타자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2020 프로야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17일 오후 6시30분 고척 스카이돔에서 정규리그 1위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전, 플레이오프전을 거쳐 올라 온 두산 베어스와 7전4선승제로 막을 올린다.

NC는 올해 5월 14일 8게임째부터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간 뒤 단 한차례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달콤한 휴식을 하면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왔다. 이에 반해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말해주듯 큰 경기 경험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숫자로 나타낼수는 없지만 올해가 한데 뭉쳐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는 'FA 효과'도 엄청나다.

이렇듯 사상 첫 정규리그와 함께 통합우승을 노리는 NC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해 가을야구 특별 DNA가 있는 두산의 맞대결은 그야말로 누가 낫다고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백중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마운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단기전에서는 포수의 존재감이 중요하다. 포수가 투수의 볼 배합을 어떻게 유도하느냐에 따라 순식간에 승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KBO 리그의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인 NC 양의지와 두산 박세혁의 맞대결은 이번 한국시리즈의 향방을 가름할 절대 요소나 마찬가지다.

양의지는 두산의 오늘날을 있게 한 첨병이나 마찬가지다. 양의지는 지금까지 포스트시즌에 14차례 55게임에 나섰다. 2019년 NC에서 와일드카드전에 나섰던 것을 제외하면 54게임을 모두 두산 포수로 나섰다.

그리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2차례 통합우승과 2차례 준우승을 하는 동안 두산의 텃주대감이었다.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5번의 한국시리즈 26게임에 나서 80타수 24안타(타율 0.300), 10득점, 1홈런, 16타점, 3도루, 13사사구, 15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즉 평소 정규리그에서나 큰 게임인 한국시리즈에서나 거의 비숫한 활약을 했다는 뜻이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당시 양의지의 역할을 두고 "팀 전력의 반 이상을 했다"고 평가를 할 정도였다.

양의지는 그리고 지난해 NC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고 올해 NC의 정규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포수라는 힘든 역할을 하면서도 중심타선을 맡아 안타(151개), 타점(124점), 홈런(33개)에서 자신의 생애 통산 최다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단순히 기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함께 생활하면서 몸으로 체득하면서 알고 있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양의지는 두산 타자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만큼 두산 타자들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뒤 두산의 풀시즌 포수로 발돋움한 뒤 2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공을 세웠다. 포스트시즌 2게임 연속 두자릿수 삼진을 잡아낸 플렉센이 모두 박세혁의 공이라고 말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뒤 두산의 풀시즌 포수로 발돋움한 뒤 2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공을 세웠다. 포스트시즌 2게임 연속 두자릿수 삼진을 잡아낸 플렉센이 모두 박세혁의 공이라고 말할 정도로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두산에 있을 때 백업포수였다.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뒤 비로소 주전포수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박세혁은 일취월장(日就月將),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했다. 박세혁은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막판 대역전극으로 두산의 정규리그 1위와 통합우승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올해 두산이 뒤숭숭한 가운데서도 정규리그 3위에 오르는데 힘을 보탰다.

박세혁은 지금까지 세차례 한국시리즈 경험을 갖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그야말로 백업포수여서 제대로 타석에 들어서지도 못했다. 2017년 7타수 1안타 3삼진이었고 2018년에는 1게임에만 나서 1타수 무안타였다. 그러나 풀타임 마스크를 쓴 지난해에는 12타수 3득점 5안타 4타점으로 키움을 4연패로 돌려세우고 통합우승을 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리고 올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했다. 두산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특급 공신이라도 치켜 세울만 하다.

KBO 리그 최초로 포스트시즌 연속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끈 두산의 외국인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포수 박세혁 덕분에 좋은 감각을 길게 유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힐 정도로 박세혁은 두산 투수들에게 강한 믿음을 받고 있다.

또 박세혁은 양의지의 백업포수를 하면서 양의지의 포수 리드에 대한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올해야 말로 한때 선임자였던 양의지와의 맞대결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최고 기회를 맞은 것이다.

'절대로 포수를 기분좋게 하지 말라'는 야구 격언이 있다. 포수가 기분이 좋으면 투수 리드도 좋아진다는 뜻이라고 한다. 과연 누가 기분좋은 포수가 될지 사뭇 궁금하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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