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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1승과 1패의 차이가 이렇게 다르다니', 여유찾은 KT, 다급해진 두산---'이제는 타격 싸움이다'

플레이오프전 전체 승부의 분수령이 될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설 배제성(왼쪽)과 유희관(두산)
플레이오프전 전체 승부의 분수령이 될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설 배제성(왼쪽)과 유희관(두산)
이제는 반대가 됐다. 1승과 1패가 이렇게 다르게 만들었다. 벼랑끝에 몰려 있던 KT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의 완벽투로 5-2로 승리하면서 여유를 찾은 반면 2연승 뒤 1패를 당한 두산은 비장한 모습이다.

한국시리즈를 향한 마지막 관문인 두산과 KT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13일 오후 6시30분 고척 스카이돔에서 좌완 유희관과 우완 배제성의 선발 맞대결로 열린다. 두산이 2승1패로 앞서 1게임만 더 이기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게 되고 KT는 1승2패로 여전히 벼랑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팀이 체감하고 있는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KT는 연패 뒤 1승을 하고도 마치 연승이나 한 것처럼 5차전까지 가면 대역전극을 일궈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두산은 연승 뒤의 1패로 자칫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3차전이 끝난 뒤 이강철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KT에 새 역사를 썼다"고 감격해 한 반면 항상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던 김태형 감독은 평소와 달리 타선 부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선수들을 질책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김 감독이 0-5로 승부가 기운 뒤 오재원과 김재환이 홈런을 날린 것에 대해서도 "일찍 쳤어야 됐다"라며 시쿤둥한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두산으로서는 올시즌 유일한 20승(2패)에다 승률 1위(0.909), 거기에 KT전 3승을 올린 라울 알칸타라를 내고도 패했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T의 공격 첨병인 리드오프 조용호
KT의 공격 첨병인 리드오프 조용호
이와 달리 5차례나 득점 기회를 잡고도 후속타가 범타로 물러나 힘든 경기를 벌였던 KT는 8회들어 알칸타라 공략에 성공했고 이어 나선 두산의 불펜진까지 무너뜨렸으며 리드오프 조용호와 타선의 중심축인 강백호가 살아났다는 점에 고무됐다.

여기에 베테랑 유한준과 하위타선에서 상위타선으로 이어지는 고리 역할을 해야 할 배정대까지 적시타를 날려주는 등 플레이오프전을 거듭하면서 전체적으로 경기감각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더 희망적이다.

따라서 4차전은 이번 플레이오프전 전체를 가름할 수 있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선발로 예고된 유희관과 배제성이 모두 상대팀에 약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누가 먼저 타선이 터지느냐에 따라 한 순간에 승패가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올 포스트시즌에서는 처음으로 등판하는 유희관은 올시즌에 27경기에 나서 10승11패 평균자책점 5.02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꾸준함의 대명사이다. '느림의 미학'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느린 볼로도 다양한 구질과 커맨드를 갖추면 충분히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는 실례가 됐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그다지 좋은 기억을 갖지 못했다.

유희관은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14게임에서 33이닝을 던져 2승3패 평균자책점 4.64였다. 플레이오프전도 세차례 나왔으나 14이닝 9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5.79였다. 게다가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연장 13회에 구원으로 나서 SK 한동민에게 역전홈런을 맞았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3연승의 여세를 잇기 위해 4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1이닝 동안 10타자에게 5안타 6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지기도 했었다.

여기에 KT와도 성적도 좋지 않았다. 모두 5차례 맞붙어 22⅓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6.45로 부진했다. 특히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8타수 6안타(2홈런)를 맞은 것은 비롯해 강백호(10타수6안타, 타율 0.600), 조용호(12타수6안타, 타율 0.500), 배정대(11타수 5안타, 타율0.455), 장성우(12타수5안타, 타율 0.417), 황재균(13타수6안타, 타율 0.385) 등 대부분 타자들에게 효과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

이런 점 때문에 두산은 유희관을 지금까지 선발로 쓰지 않았다. 따라서 유희관을 길게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KT에 강한 김민규나 선발요원인 최원준이 롱릴리프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T 선발 배제성으로부터 올시즌 홈런을 날린 두산의 최주환
KT 선발 배제성으로부터 올시즌 홈런을 날린 두산의 최주환
이런 유희관에 맞설 KT의 배제성도 두산전 성적이 썩 좋지를 않다. 배제성은 올해 26게임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95로 2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올렸으나 두산전에서는 단 한차례 등판해 6이닝 4실점(평균자책점 6.00)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최주환에게 홈런도 맞았고 박건우, 페르난데스, 오재일에게는 장타도 허용했다.

다만 두산으로서는 허경민이 어지럼증으로 3차전에서 갑자기 교체된 것이 변수다. 최주환이 허경민을 대신해 3루를 맡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다, 여기에 오재일도 플레이오프전에서 이상스레 타격 부진에 빠졌다. 1~3차전에서 한차례의 변화가 없던 타순이 상당폭 조정이 될 수 있는 연유다.

KT도 역시 배제성이 조금만 흔들리면 곧바로 불펜진을 총 동원할 태세다. 3차전에서 쿠에바스가 8이닝을 소화해 준 덕분에 불펜 소모는 주권이 1이닝만 던졌을 뿐이다. 그만큼 불펜에서는 여유가 있는 셈이다.

두산이나 KT가 모두 4차전 승리가 중요하다. 두산은 자칫 5차전으로 갈 경우 크리스 플렉센이 나서야 한다. 그러면 승리를 하더라도 NC와의 한국시리즈 첫판부터 선발투수가 꼬이게 된다.

KT는 막판에 몰려 있기 때문에 다음은 생각할 여유가 없다. 전 선수들을 동원하더라도 이겨야 한다. 아직은 KT의 절박함이 두산보다 더 크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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