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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김연경을 위한 '변명'...'과유불급' 뜻 새겨야

김연경
김연경
2015년 8월 19일 미국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 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

강정호는 피츠버그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강정호는 7회 말, 솔로포를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그러나 9회 초 8-6으로 앞선 상황에서 수비 실책을 범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강정호의 실책을 틈타 애리조나는 8-8 동점을 만들었다.9회 말, 강정호에게 실수를 만회할 기
회가 왔다. 강정호는 1사 2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 데이비드 에르난데스의 6구째 포심 패스트볼을 강하게 밀어쳤다. 그러나 타구는 1루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 강정호는 직선타 아웃이 됐다. 그리고 2루로 귀루하지 못한 앤드류 맥커친까지 아웃되고 말았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이에 강정호는 폭발했다. 덕아웃에 들어오자마자 쓰고 있던 헬멧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다. 9회 초의 실책과 9회 말 끝내기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분노로 표출했다.

필자는 당시 강정호의 과격한 행동을 보면서 당황했다. “언제 저런 걸 배웠지?”

사실 덕아웃에서 헬멧이나 글러브를 던지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자책의 표현이다. 동료들도 말리지 않는다. 분이 풀릴 때까지 자리를 피해주기까지 한다.

당시 강정호는 잘나가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팀내 인기가 치솟고 있었다. 그런 선수가 좀 과격하게 자책하는 걸 나무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메이저리그니까 가능했다.

무대가 한국이었다면, 강정호는 결코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그러면 안 된다.

그게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다.

김연경(흥국생명)이 배구 경기 도중 상대 블로킹에 공격이 막히자 공을 잡고 코트에 강하게 내리치는가 하면. 승패가 갈린 5세트 접전 상황에서 네트를 잡아 흔드는 행동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만하다”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배구 경기에서 선수가 네트를 잡고 흔드는 장면은 사실 흔하지 않다.

김연경이 해외팀 소속으로 뛸 때도 저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설사 해외에서 그렇게 했다 해도, 한국에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예전에는 예쁘면 연기 못해도 용서가 되고, 잘 생기기만 하면 노래 못 불러도 팬들은 용서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실력자라 해도,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용서가 안 된다.

배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다. 내 기분대로 하는 것은 자유지만, 상대방을 언짢게 하는 행동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프로야구에 불문율이라는 게 있다.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행동을 하면 즉시 보복당한다.

배구에도 선수들 간 불문율이 있을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과하면 탈이 난다는 뜻이다.

이번 논란 때문에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공공의 적’이 되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다만, 김연경이 오랜 외국 생활을 한 탓일 수 있고, 오랜 만에 팬들이 입장해서 다소 열정적이었을 수 있는 데다,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은 눈감아주는 아량도 필요해 보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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