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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대타 교체 '수모'...최지만이 '플래툰' 시스템에서 탈출하려면

최지만
최지만
지난 21일(한국시간)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1차전.

탬파베이 레이스가 1-8로 뒤진 7회 초 최지만에게 기회가 왔다.

최지만은 이날 벤치에서 대기 중이었다. LA 다저스 선발 투수가 좌완 클레이튼 커쇼였기 때문이다.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에 갇힌 최지만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1사 후 마누엘 마고와 조이 웬들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2, 3루의 찬스를 잡자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이 최지만을 호출했다. 절호의 추격 찬스에서 윌리 아다메스를 대신해 최
지만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저스의 오른손 구원투수 딜런 플로로를 공략하기 위해 왼손 타자 최지만을 부른 것이다.

이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최지만과 승부를 피하기 위해 플로로를 빼고 왼손 투수 빅터 곤잘레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자 탬파베이 캐시 감독은 최지만을 오른손 타자 마이클 브로소로 바꿔버렸다. 최지만은 타석에 들어서지도 못해보고 덕아웃으로 물러나야 했다.

브로소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캐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결과적으로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

그런데,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

26일의 5차전.

다저스 선발 투수는 좌완 커쇼였다.

최지만은 또 벤치에서 대기해야 했다.

8회 말 최지만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케빈 키어마이어가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갔다. 캐시 감독은 여기서 마이크 주니노 타석에서 우완 더스틴 메이를 상대로 좌타 대타를 기용했다.

그런데, 최지만이 아니었다. 좌타자 쓰쓰고 요시모토였다. 그러나 쓰쓰고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캐시 감독은 다시 한번 좌타자를 호출했다.

최지만이었다. 그에게 한 방을 기대했다.

이에 다저스의 로버츠 감독은 1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메이를 좌완 빅터 곤잘레스로 교체했다.

그러자 캐시 감독은 또 최지만을 빼고 우타자 브로소를 투입했다. 최지만은 또 타석에 서보지도 못한 채 덕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브로소는 곤잘레스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면서 1사 1, 2루 찬스를 이어갔다.

브로소가 비록 한 방을 터뜨리지는 못했어도 출루를 했으니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고 볼 수 있다.

한 번도 아니고 캐시 감독은 왜 두 번씩이나 최지만에게 그런 ‘수모’을 안겨주었을까?

최지만의 좌완 상대 성적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올 시즌 그는 왼손 투수를 상대해 17타수 2안타, 0.118의 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잠시나마 우타자로 나와 좌완 투수를 상대한 것도 포함돼 있다.

어떤 감독이라도 정규시즌이 아닌 포스트시즌, 그것도 월드시리즈에서는 캐시 감독처럼 했을 것이다.

최지만으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물론, 좌완을 상대로 홈런을 칠 수도 있다. 그러나, 감독은 확률을 따를 수밖에 없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많은 쪽을 선택한다는 말이다.

최지만을 응원하는 팬들은 화가 날 것이다. 최지만 본인도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월드시리즈에서의 ‘플래툰’ 시스템 때문에 최지만은 이제 완전히 ‘반쪽 선수’로 공인되고 말았다. 로버츠 감독과 캐시 감독이 이를 증명해 보였다.

앞으로 최지만은 중요한 순간에 이 같은 ‘수모’를 계속 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좌완 투수를 상대로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간의 이력 때문에 감독이 그에게 좌완을 상대할 기회를 그리 많이 주지는 않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제 몫을 해내야 한다. 좌완을 상대로도 잘 칠 수 있다는 신뢰감을 감독에게 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스위치 타자’로 변신하는 수밖에 없다.

최지만은 올 시즌 초 이를 실험했다. 나름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가능성이 보였다는 말이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지금 그대로 ‘반쪽 선수’로 뛰면 된다.

최지만은 지금 자신이 어디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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