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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센딩 블레이드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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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게임]


7. 헌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파렐 안에서만 존재한다고 알려진 몬스터들이 지금 이곳에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의 비명소리.

파괴된 거리.

여기저기 불에 타고 무너진 건물들.

모니터 속엔 마치 영화 같은 장면들이 펼쳐졌다.

[현재 정부는 최고등급경보를 발령하여 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강호길 기자.]

[네. 강호길 기자입니다.]

[지금 상황을 자세히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지금까지 도심에 나타난 몬스터의 수는 총 여섯. 도시를 파괴하던 몬스터들을 향해 현재 정부는 맹호부대를 급파. 도심은 거친 전차 소리로······.]

보도하던 기자의 목소리는 탱크의 거친 체인 소리에 점차 묻히기 시작했다.

수십 대의 탱크와 장갑차가 몬스터를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보도하던 기자는 군의 저지에 뭐라고 소리를 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황급히 화면은 다시 보도국으로 바뀌었다.

[몬스터들은 빠르게 소탕할 것이오니 시민 여러분들은 안전한 저택에서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TV 속의 아나운서는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음은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너무나도 잘 보였다.

당연했다.

조금 전 기자가 있었던 거리는 바로 그녀가 있는 여의도 보도국 앞 사거리였으니까.

무너진 건물은 빌딩 창문을 통해서도 볼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다.

그곳도 절대로 안전할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시민 여러분들은···]

“엄마···.”

미나는 엄마를 끌어안으며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처의 아픔은 느껴지지도 않았다.

긴장으로 인해 뛰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가 없어 미나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속보입니다!]

아나운서는 급하게 피디가 건네는 종이를 받아들고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정말인지는 묻는 것처럼 그녀는 피디를 바라보았다.

황급히 휘젓는 피디의 손에 그녀가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

[여의대로 앞 몬스터의 통로로 보이는 거대한 웜홀을 발견됐다는 보고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긴장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그곳에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웜홀과 대치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아나운서의 보도에 미나는 엄마를 붙잡고 있던 손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설마 하는 불안감.

[네. 여기는 여의도 상공입니다. 공군의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지금, 지금 이곳에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빠?”

화면이 바뀌었다.

카메라가 줌을 당기며 부서진 거리를 비추었다.

순간 미나는 숨이 멎는 기분이었다.

교복 셔츠의 단추를 풀며 소매를 걷는 익숙한 모습.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그의 긴장된 얼굴이 카메라에 잡혔다.

[몬스터와 대치하고 있는 저 학생. 보이십니까? 저 학생이 들고 있는 것은 바로 조금 전 순식간에 육군 1개 중대를 괴멸시킨 몬스터의 목입니다. 그렇습니다!! 초인이라 여겨질 정도의 극한의 힘···.]

기자의 격양된 목소리.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헌터입니다!]

“후우.”

수현은 고개를 올려다보았다.

아직 완전하게 열리지 않은 게이트가 공중에서 일렁거리고 있었다.

툭.

수현은 들고 있던 몬스터의 머리를 대충 바닥에 던졌다.

이대로는 끝이 나지 않는다.

파렐과 연결되어있는 게이트를 닫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몬스터들이 나타날 것이다.

“요는 바로 저 녀석인데.”

두두둑.

수현이 뻐근한 듯 목을 꺾었다.

그러자 눈앞에 있는 녀석도 수현을 따라 기괴하게 고개를 꺾었다.

마치 미라처럼 붕대를 칭칭 감고 있는 괴물.

양팔은 기형적으로 길고 그 손에는 두 개의 검이 있었다.

살아 있는 것처럼 두 자루의 검은 푸른빛을 띠다 검은빛을 띠며 일렁거리고 있었다.

“슬레이브(Slave).”

게이트를 지키는 파수꾼.

파렐과 연결된 통로를 닫는 방법은 간단했다.

게이트와 링크되어 있는 몬스터의 몸속에 있는 시동 코어를 파괴하는 것.

그렇게 파수꾼과 파렐의 연결이 끊어지면 게이트도 사라진다.

하지만 과거엔, 아니 미래엔 이 최초의 파수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헌터 서른여섯이 그 자리에서 전사했다.

10명을 1개 조로 해서 파렐 내부 각 층을 공략하는 헌터의 전력을 생각할 때 엄청난 희생이었다.

그것도 헌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에서나 가능했던 일.

헌터가 없던 아시아의 국가들은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렀다.

“네가 그놈이라 이거지.”

수현은 기록으로만 봤었던 과거의 파수꾼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대단한 희생을 가져다준 괴물이라고 해도 수현에게는 그저 과거의 산물.

게이트가 열리는 횟수가 거듭 될 수록 파수꾼 역시 점차 강해졌다.

즉, 수현이 상대했던 파수꾼들은 이보다 더 강했다.

“크아아아!!”

게이트를 통해 몬스터 한 마리가 또다시 튀어나왔다. 그 모습에 수현이 인상을 찡그렸다.

‘시간이 없어.’

게이트가 완전히 열리기까지 앞으로 3분.

더 이상 고민할 여유가 없다.

수현의 몸이 움직였다.

아니, 사라졌다.

황급히 그를 찍고 있던 방송국의 카메라들이 방향을 잃고 수현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박찬 자리엔 흙먼지가 날릴 뿐이었다.

눈 깜빡할 사이 수현은 슬레이브의 앞에 도달해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파카카캉!!

불꽃이 튀었다.

쌍검을 크로스 해 수현의 대검을 막은 슬레이브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으르렁거렸다.

“크르르···!”

마치 방해를 하지 말라는 듯한 경고.

그러나 수현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검을 잡았던 손의 방향을 틀어 다시 한 번 검을 그었다.

캉!! 카아앙 ―!! 카카카카!!!

아래에서 위로 올려친 대검이 공중에서 수십 번 방향을 틀었다.

마치 폭격을 쏟아 붓는 것 같은 엄청난 굉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수현의 공격은 대검이 만들어내는 궤도만으로 겨우 알아차릴 수 있을 뿐이었다.

카앙!

무게를 실은 수현의 일격.

핑그르르.

슬레이브의 검이 공중에서 빙그르 회전하며 손에서 벗어나 바닥에 떨어졌다.

파앙! 파아앙!!

두 자루의 검이 서로 맞부딪혔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현은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며 그를 몰아세웠다.

촤아아악 ―!!!

슬레이브의 팔에서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한쪽 팔이 완전히 잘려나간 것이다.

비틀거리며 주춤하던 슬레이브가 수현을 향해 괴성을 질렀다.

“크아아아아!!!!”

“쳇, 조금 얕았나.”

팔을 잘라냈음에도 불구하고 수현은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비틀거렸지만 녀석은 쓰러지지 않았다.

“맙소사···. 저게 정말 사람이야?”

초고속카메라로 수현을 찍던 기자들이 조금 정 상황을 돌려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작 1분도 안 되는 시간.

그러나 그 사이 수십 아니, 수백 합이 오고 갔으니까.

“야···, 너 잘 찍고 있는 거지?”

“그, 그게···. 찍고는 있습니다만···.”

자신감 없는 카메라맨의 대답.

그럴 수밖에.

초고속 카메라를 최대로 늘려도 제대로 잡히지 않을 정도의 너무나도 빠른 속도였으니까.

솔직히 말해서 화면에 잡히기나 할는지 모르겠다.

말로만 듣던, TV 속에서만 보던 전투.

그저 인터넷이나 SNS에서 올라오는 헌터의 모습은 때로는 CG처럼 보여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그러나 지금 눈앞에는 오로지 검 한 자루뿐. 그 어떤 기계도, 어떤 보정도 없었다.

말 그대로 순수한 전투.

충격적인 광경에 모두들 할 말을 잃고 그저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

방송국 모니터실에는 너무나도 기가 차는 그 모습에 그저 침묵만이 감돌 뿐이었다.

그들은 이제야 몸소 실감할 수 있었다.

“저것이··· 헌터···.”

이형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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