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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위저드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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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게임]

얼굴에 털이 가득 난 마법사가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마법사인지 전사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덩치를 한 마법사였다. 그는 크게 화가 난 듯 두 팔의 소매를 걷어 붙이고 있었다.

“좋습니다.”

“네놈의 근력강화마법이 대단하다고 하던데, 나랑 겨뤄보자!”

“과연, 알기 쉽군요.”

라크는 그렇게 말하고 한쪽 팔을 내밀었다.

“잡으십시오.”

“이놈! 파워 스트랭스!”

-척

마법사는 크게 괴성을 지르며 라크가 내민 팔을 잡았다. 동시에 그가 마법의 시동어를 외우자 팔뚝에 새겨진 마법진이 발동했다. 그러자 털복숭이 마법사의 양쪽 팔뚝이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두 배나 두꺼워졌다.

“으스러뜨려주지!”

그는 이를 드러내며 라크를 잡은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통나무를 쥐어 으스러뜨릴 수 있는 악력이 그의 의지에 따라 라크의 손목을 조였다.

그러나 라크는 태연했다. 마법의 주문도 외우지 않았다. 그저 서늘한 눈으로 털보를 보고만 있었다. 힘을 주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라크의 팔뚝은 멀쩡했다.

“이익, 으아아아압!”

털보는 이를 악물고 근육이 터져라 힘을 주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된 거 같군요. 그럼.”

-휘익

“으아아아아악!”

-쿵

조용히 기다리던 라크는 살짝 힘을 팔을 털듯이 들어올렸다. 그러자 털보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라크가 휘두른 대로 몸이 날아 천정 가까이까지 솟아올랐다가 떨어졌다.

“저럴 수가!”

“강력의 마누스가!”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두 눈을 믿을 수 없는 듯 했다.

그들 중에 근력강화마법에 가장 능한 마누스는 평생의 연구를 통해 더욱 강력한 마법을 개발해왔다. 그리고 동시에 육체적인 수련을 통해 기본적으로 웬만한 전사들보다 힘이 좋았다.

기본적인 힘도 좋고, 마법 자체도 강하니 일단 그가 힘을 쓰면 오우거도 당해낼 수 없다고 동료 마법사들은 평하고 있었다.

그런데 호리호리한 몸을 가진 라크가 마누스를 가볍게 힘으로 누른 것이다.

“그것은 어떤 마법이오? 마누스가 연구한 파워 스트랭스는 일시적으로 근력을 10배나 강하게 해 주는 것인데, 그걸 압도할 수 있는 마법이 있다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소.”

한 마법사가 경외에 찬 눈으로 물었다. 다른 마법사들도 호기심에 찬 눈으로 라크를 보았다.

라크는 별것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저는 이 자이로 길드를 두 손으로 밀어서 무너뜨리려 했습니다. 마누스님의 마법이 강하기는 해도 그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

“뭐라고?”

“어떻게 그런 일이!”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밖으로 나간 마법사에게 향했다. 시선을 받은 마법사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안으로 들어와서 라크가 한 일을 모두 말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라크와 대화를 하는 도중에 마누스에게 메시지 마법을 통해 그 일을 알렸다. 그래서 호승심에 불타는 마누스가 힘의 대결을 벌이도록 하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을 벌인 내면에는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라크가 건물을 밀어 기울게 했던 것은 한참 전이다. 그 마법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을 리가 없다.

마누스의 파워 스트랭스가 일반의 강화마법보다 지속시간이 훨씬 짧은 것으로 보아, 라크의 마법도 그보다 짧으면 짧았지 길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누스가 힘 대결을 하자고 하면 라크는 새로 마법을 시전 해야 한다.

마누스처럼 팔뚝에 마법진을 새겨 넣은 것도 아닌 모양이니, 시전 하는 모습을 관찰하면 대충이라도 어떤 이론의 마법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럴 경우 다른 동료들과 같이 연구하면 상대의 새로운 마법 하나를 재현해 낼 수도 있다.

그런데 라크는 전혀 주문을 외우지 않았다. 놀랍게도 이렇게 시간이 흘렀어도 마법의 효력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7서클의 강화마법인가? 어쩌면 저자는 이미 모든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군.’

그는 심각하게 고민했다. 마법사가 전사나 기사들보다 물리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한 자는 이야기가 다르다. 각종 강화마법으로 근력과 반사신경을 높이기 때문에 어설픈 전사라면 상대도 되지 못한다.

물론 본격적으로 검법을 수련한 자는 단순히 근력과 반사신경만으로 제압을 할 수 없으니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이 안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그런 자가 없었다.

그렇다면 강화능력의 차이가 곧 전투력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투가 벌어지면 모두들 마법을 주로 사용해서 싸우겠지만, 좁은 길드 안에서라면 육체적인 힘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지금 라크의 힘이라면 자갈돌을 한 움큼 쥐고 뿌려도 매직미사일보다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주문을 외울 필요도 없는 것이다.

동시에 저 정도 강화마법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방어마법도 강하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라크의 수하인 베르타만 해도 마법반사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이니 섣불리 마법을 쓰면 오히려 이쪽이 피해를 입기가 쉬웠다.

‘으음, 당했군. 어쩐지 무조건 길드 안으로 들어오려 하더라니.’

마법사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을 흘렸다.

비록 길드의 법으로 민간인들이 보는 앞에서는 되도록 마법을 쓰지 않게 되어 있었지만. 이럴 줄 알았다면 모두 거리로 나가서 싸우는 것이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과연 대단한 강화마법이군. 듣도 보도 못한 힘이야. 하하하하.”

뒤쪽에 있던 자 한명이 크게 웃으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청색의 바탕에 검은 룬어가 새겨진 로브를 입고 있었다. 로브와 마찬가지로 파란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늘어뜨려져 있었고, 그 가운데는 붉은 선처럼 염색이 되어 있었다.

그가 나오자 모든 마법사들이 살짝 옆으로 움직여 길을 비켜주었다. 당당한 걸음걸이와 몸에서 풍기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상당한 수준의 마법사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라크는 지금 나온 자가 자이로의 새로운 길드장으로 내정된 자임을 알 수 있었다.

파란 로브의 마법사는 호탕하게 한번 웃고는 라크에게 말했다.

“본인은 메저트요. 확실히 그대는 한 길드의 수장이 될 만한 힘이 있구려.”

“라크입니다. 나의 가치는 내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나올 것은 없지 않겠소?”

메저트는 라크의 무례함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여전히 부드럽게 말했다. 그것을 본 베르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겁먹었군. 하기야 라크님의 마법을 보고 놀라지 않으면 마법사라고 할 수 없지.’

상급의 마법사일수록 더욱 놀라게 된다. 왜냐하면 6서클까지는 라크가 지금 발휘하고 있는 능력과도 같은 마법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7서클의 힘이다. 그것도 보통 마법이 아닌 특수하게 연구되어 개발된 마법인 것이다.

베르타가 보기에 라크의 힘은 거인의 그것을 오히려 상회하고 있었다. 근력만 가지고 말하자면 드래곤 이외에는 라크를 이길 수 있는 자가 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무엇보다 베르타가 지금까지 보아온 경험으로는 라크는 항상 그 마법을 시전한 상태로 다닌다는 것이다. 즉, 해가 뜰 때에 한번 시전하면 하루 종일 유지되는 마법임에 틀림없다.

‘8서클이라고 봐. 저건.’

베르타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8서클 마법사라니? 상위마법계열의 후계자 이외에 8서클에 도달한 마법사는 없다.

과거에는 몇 명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 그 정도의 경지에 도달한 자는 대부분 상위마법계열의 후계자가 되어 탑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을 그들을 고위 마법사라고 부른다.

근본적으로 인간이 쌓을 수 있는 경지는 8서클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한계를 넘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 바로 상위마법계열이다.

정상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정한 비법을 써서 서클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법사들 중 재능이 있는 자는 탑에 소속되어 상위마법의 이론에 따라 수련을 한다.

본인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보통의 마법과는 조금씩 다른 수련을 하게 되어 있다. 당연히 재능도 수련법도 뛰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급 마법사들은 탑에 소속된 마법사들 중에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유마법사 중에도 상급마법사가 탄생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7서클까지이다. 8서클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그런 마법사들이 탄생한다고 해도, 그는 곧 고위 마법사에게 제거를 당한다는 소문도 있다. 그것이 확인된 바는 없다. 확인하려고 한 사람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라크는 어느 탑인지는 몰라도 상위마법을 이은 고위마법사이다. 그것이 베르타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런 베르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길드 안의 마법사들은 라크를 7서클 마법사라고만 생각할 뿐이다.

메저트는 라크가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했다.

“그대가 꼭 수장의 지위를 원한다면 그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오. 하지만 지금은 본인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이 어떻겠소?”

“흠, 어떻게 하자는 것입니까?”

라크는 구미가 당기는 듯 말했다. 일단 차가운 눈빛을 거두고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니 주변의 분위기 자체가 바뀌는 것 같았다. 메저트는 옳다구나 하고 속으로 함성을 질렀다.

“일단 길드에 가입을 하시오. 그러면 내 권한으로 부길드장으로 추대하겠소.”

“부길드장이라...”

“하하하, 물론 이인자의 자리로 만족하라는 것이 아니오. 사실 본인은 여러분들의 호의로 자이로의 길드장으로 내정되기는 했지만 근래에 급한 볼일이 있어 1년 정도 자리를 비워야 하오. 그러니 그대가 부길드장이자 길드장 대리로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 되는 것이오.”

“과연, 체면을 세워주면 실권을 주겠다는 뜻이군요.”

무척이나 구미가 당긴다는 듯 라크는 상대의 말을 정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본 메저트는 더욱 기분이 좋아져 계속 말을 했다.

“그렇소. 그리고 1년 뒤에는 정식으로 길드장이 될 수 있도록 양보를 하겠소. 사실 정식 규정으로는 길드원이 된 이후 10년의 기간 동안 수장이 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그대와 같은 대마법사가 자이로에 자리를 잡는 것은 이 지역의 모든 마법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니 다른 분들도 크게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오.”

메저트는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의 의견에 동의를 구하려는 듯 했다. 그러자 다른 마법사들도 천천히 왼손을 들어 동의를 하기 시작했다.

메저트가 길드장이 되어 1년 뒤에 정식으로 라크에게 수장의 자리를 물려주는 것은 아슬아슬하게 그들이 정한 규칙의 틈새를 빠져나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지는 것이다.

그들은 그런 결단을 내린 메저트에게 크게 감탄했다. 그리고 라크가 메저트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수장이 되면 길드원들을 위해 무엇인가 선물을 해야 한다. 그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마법적인 기술이나 이론이다. 어쩌면 라크라는 마법사는 수장이 되며 저 놀라운 강화마법의 기초이론을 공개할지도 모른다.

그들 대부분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대감에 찬 눈으로 라크를 보았다.

라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에 찬 눈빛을 받으면서.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고개를 들어 메저트를 보며 말했다.

“나쁘지 않은 조건입니다.”

“하하하하, 그렇소. 그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뜻이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이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무엇이오?”

“메저트님이 지라트의 수하라는 점입니다.”

“뭐라고!”

순간 메저트의 안색이 확 하고 변했다. 너무나도 뜻밖의 말에 감정을 감추는 것도 잊었다. 그러나 그는 곧 원래의 얼굴표정으로 돌아와 무슨 소리냐는 듯 말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냉기의 지라트 말이오? 그는 북부산맥의 패자인데, 내가 어째서 그자와 관계를 가질 수 있단 말이오?”

그의 말은 너무나도 합리적이어서 그 말을 들은 모든 마법사들이 화가 난 표정으로 라크를 보았다.

“그렇다. 메저트님은 남부 출신이고, 15년 전부터 우리 길드를 위해 노력해 오신 분이다! 아무리 그대가 메저트님을 모함하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라!”

누군가가 외쳤다. 라크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젊은 마법사, 성질이 무척 급한 듯 씩씩대며 라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흥분은 마법사에게 있어서 금물입니다.”

라크는 충고하듯 말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이 소리도 없이 스르륵하고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앗! 저놈이!”

“막아랏!”

“썬더 플레어!”

“스턴!”

-콰드드등, 파파팍

순간적으로 10여개의 공격마법이 발동되어 라크를 향해 날아갔다. 동시에 메조트의 앞쪽에는 각종 방어마법이 겹겹이 쳐졌다.

마법사들의 연합공격은 마치 불꽃놀이처럼 공간을 수놓았다. 베르타는 급히 구석으로 몸을 날리며 자신의 장기인 마법반사를 시전했다.

-부웅, 파파파팍

몇 개의 마법은 그를 향해 날아왔기에 그것들은 도로 튕겨서 시전자에게 돌아갔다.

김운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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