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디바이스 제한 없이 네트워크 연결만으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스타디아(Stadia)'를 'GDC 2019'가 열리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9일(현지시각) 전격 공개했다. 구글은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A new way to play)'이라며 '스타디아'를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크롬 브라우저로 간편하게 즐기는 게임 플랫폼 '스타디아'

'스타디아'는 TV, PC,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화면이 있는 모든 기기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이용 가능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게임 구동은 서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용자가 보유한 기기의 사양과 무관하게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노트북이나 PC에서는 기존 키보드나 마우스 등 조작 장치로 즐길 수 있고, TV 등에서는 별도 '스타디아 컨트롤러'를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구글 필 해리슨 부대표는 구글 블로그를 통해 '스타디아'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 방송을 보다가 '플레이 나우(Play Now)'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바로 고대 그리스에서 당신만의 모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다운로드나 업데이트, 설치도 필요 없다"고 언급했다.



◆다운로드도, 설치도, 업데이트도 필요 없다

필 해리슨 부대표는 "2억 명 이상이 매일 게임과 관련된 콘텐츠를 유튜브에서 즐기고 있다. '스타디아'는 게임 방송이나 영상 시청자들이 버튼 클릭 한 번만으로 해당 게임을 직접 즐길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4K 해상도에 초당 60프레임, HDR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PS4와 엑스박스 원 등 고사양 콘솔 기기에 준하는 수준이다. 구글은 향후 8K 해상도에 초당 120프레임까지 지원하겠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스타디아' 서비스가 구글의 기대대로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콘솔과 PC, 모바일 등 전통적인 게임 플랫폼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의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고사양 PC 업그레이드나 콘솔 기기, 스마트폰 교체 없이도 구글이 서버 사양만 업그레이드하면 더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AMD와의 제휴를 통해 최고 성능의 게임을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둠 이터널' 출시 예정…'문명', '레드 데드' 등도 거론

게임 유통 방식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올 수 있다. 게임 타이틀 구매 방식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월 정액을 내고 다수의 게임 중 원하는 게임을 즐기는 식의 넷플릭스 과금 모델이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구글은 연내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스타디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구글은 이미 100개 이상의 개발사에 '스타디아 개발자 키트'를 제공했으며 이들 업체들이 '스타디아'에서 서비스할 게임을 개발 중이다.

'스타디아' 출시 초기 서비스 게임으로는 '둠 이터널'이 공개됐다. '문명', '레드 데드' 등이 '스타디아' 라인업에 포함될 게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시범 서비스가 진행된 바 있는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등 기존 출시작 중 일부도 '스타디아'를 통해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네트워크 속도와 인풋 랙 문제 해결이 관건

정식 서비스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스타디아' 서비스가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네트워크 환경 문제다. 구글은 4K 초당 60프레임 품질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30Mbs의 속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진국을 제외하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유선 인터넷 속도가 30Mbs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적지 않고, 무선 네트워크 속도는 더 느린 지역이 많다. 구글의 기대보다 서비스 보급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게임 스트리밍 방식의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는 '인풋 랙(Input Lag)' 문제를 얼마나 해결하는지도 관건이다. 실제로 '스타디아' 발표회에서 시연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인풋 랙' 현상을 호소한 바 있다. 또한 이용자들이 반응 속도에 민감한 FPS 장르나 AOS, RTS 등 대전이 주가 되는 게임은 '스타디아' 플랫폼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스타디아'가 보급되더라도 콘솔이나 고사양 PC 패키지 게임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구글, 검색과 동영상 이을 서비스로 게임 선택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스타디아'는 구글이 검색(구글)과 동영상 서비스(유튜브)에 이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게임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모바일게임 양대 마켓 구글 플레이를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구글은 '스타디아'를 통해 플랫폼과 디바이스 제한 없는 게임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글의 원대한 계획이 그대로 실현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이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