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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토크] 스트리머로 변신에 성공한 '인간' 강찬용 이야기

[근황토크] 스트리머로 변신에 성공한 '인간' 강찬용 이야기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가운데 최고의 반전 매력을 가진 사람을 꼽으라면 가장 많은 표를 받는 선수는 누구일까요? 아마도 '빠따'와 '사랑꾼'이라는 상반되는 별명을 둘 다 가지고 있는 '앰비션' 강찬용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프로게이머 시절 무표정하다 못해 무서운 표정과 무뚝뚝한 성격으로 '강빠따'라 불렸던 강찬용은 지금의 아내인 맹솔지에게 한없이 다정다감한 '사랑꾼'의 면모를 뿜어냈습니다. 그리고 은퇴 후 시작한 방송에서 강찬용은선수 때 느낄 수 없었던 개그감을 뽐내며 '방송 장인'이라고 불리고 있죠. 그의 인생은 '반전'이라는 단어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은퇴하기 아까운 나이, 하지만 그는 은퇴를 선택했고 곧바로 개인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개인 방송에서 강찬용은 의외의 재능(?)을 발견해 팬들에게 "왜 진작 방송을 하지 않았냐"며 방송인으로서의 실력을 인정 받고 있습니다.

항상 프로게이머로서의 이야기만을 들려줬던 강찬용. 오늘은 인간 강찬용의 이야기를 들려 주기 위해 팬들 앞에 섰습니다. 이제는 프로 방송인의 면모를 물씬 풍기고 있는 강찬용과의 인터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DES=오랜만에 독자 여러분들께 인사 부탁 드려요.

강찬용=안녕하세요. 지금은 열심히 팬들과 방송으로 소통하고 있는 스트리머 강찬용입니다. 팬들과 오랜만에 인터뷰로 만나 뵙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 은퇴한 선수가 아닌 스트리머로 인터뷰는 처음이라 그런지 조금 긴장되기도 하네요.

DES=정말 깜짝 놀랐어요. 스트리머 활동을 오래 한 사람들보다 훨씬 말도 잘하고 콘텐츠를 구성하는 능력도 탁월하더라고요.

강찬용=제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설정돼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빠따' 이미지가 셌죠(웃음). 그래서 말도 없을 것 같고 방송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지금까지는 팬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DES='빠따'가 이렇게 말을 잘할 줄은 몰랐죠. 반전 매력이랄까요(웃음).

강찬용=사실 원래 성격이 말도 많고 정도 많아요. 같은 팀 선수들은 이런 제 모습을 자주 봤어요. 물론 방송을 하면서 좀더 과해지는 면도 있지만 제 마음속 깊은 곳에는 수다스럽고 재미있게 노는 것을 좋아해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감정을 숨기는 법이었어요. 내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는 것이 프로게이머에게는 굉장한 약점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최대한 무표정으로 있으려고 노력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제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게 된 것 같아요.

DES=동료들은 수다스러운 면을 알고 있었군요. 다들 무섭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강찬용=제 이미지를 위해 다같이 연기를 한 거죠. 실제로는 저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요. 아마도 제 이미지를 지켜주기 위해 무서운 척 한 것이라 생각해요. 평소에는 동료들에게 옆집 동네 형 같이 행동했거든요. 다른 팀 선수들은 좀 무서운 이미지라고 생각할 수는 있죠. 그들 앞에서는 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니까요.
[근황토크] 스트리머로 변신에 성공한 '인간' 강찬용 이야기


DES=선수들을 때린 적은 없는 거군요(웃음).

강찬용=루머죠(웃음).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선배라고 후배들을 때리겠어요. 이제 와서 말하지만 저는 절대 후배들을 때리지 않았습니다(웃음). 물론 팬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다만 팬들도 재미를 위해 마치 사실처럼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DES=반전 매력이 아마도 방송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강찬용=제가 원래부터 수다스러운 이미지의 선수였다면 팬들이 저에 대한 기대치가 정말 낮았을 거에요. 하지만 워낙 말이 없고 무뚝뚝한 이미지다 보니 팬들이 '과연 방송이나 제대로 할까'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기대 없이 방송을 보다 보니 만족도가 높았던 거죠.

지금 제가 스트리머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선수 때의 이미지 덕분이에요. 절대 제가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전 이미지 덕도 많이 봤고 선수 때 이뤄놓은 것들 덕분에 팬들이 제 방송을 봐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DES='빠따'라는 별명이처음에는 싫었을 것 같아요.


강찬용=어떤 사람이 폭력적인 별명을 좋아하겠어요. 처음에는 그러다 말겠지 생각했는데 7년을 가더라고요. 싫을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팬들과 친근해지면서 긍정적인 면이 더 많았어요. 저만큼 '짤'이 많은 프로게이머도 없었을 거에요.

그런데 모든 별명은 내가 잘하면 좋은 별명이 되고 내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안 좋은 별명이 되는 것 같아요. 만약 제가 롤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면 '빠따'라는 별명이 그저 우스꽝스러운 별명으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DES=그 별명 때문인지 코치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실제로도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가 있어서 은퇴 후 코치로 전향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거든요.

강찬용=실제로 코치 제안이 오기도 했어요. 주변에서는 코치를 하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하지만 제가 내키지 않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내가 코치의 위치에서 롤드컵 우승을 한다면 선수였을 때만큼 기쁘지 않을 것 같았죠.

만약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라면 코치로서 우승해도 보람차고 기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일처럼 기쁘지 않을 것 같았죠. 아직 선수로 뛰어도 잘 할 자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 마음이 클 것 같았어요. 게다가 선수를 못해 코치를 하게 되는 것은 더 싫었거든요. 여러 이유가 맞물리면서 코치는 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지금도 그 결정에는 후회가 없고요.
[근황토크] 스트리머로 변신에 성공한 '인간' 강찬용 이야기


DES=스트리머로서의 성공은 후배 게이머들에게 은퇴 후 삶에 대한 또 하나의 선택지를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강찬용=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저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은퇴 후 삶에 대해 걱정해 본적이 없거든요. 프로게이머를 할 때 최선을 다한다면 나중에 어떤 일을 해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저 지금 나에게 주어진 프로게이머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해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은퇴 후 일을 걱정하는 것은 시간 낭비죠.

제가 만약 프로게이머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지금 스트리머로서 팬들에게 이만큼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선수로 열심히 노력하고 성과를 낸다면 은퇴 후 어떤 일을 하든 잘될 수 있다고 확신해요.

후배들에게 은퇴 후 할 일이 없다고 고민하거나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 프로게이머로서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나중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열심히 한 자에게는 분명히 길이 열립니다.

DES=선수 때도 정말 열심히 했지만 방송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콘텐츠가 많아서 놀랐어요.

강찬용=요즘 프로게이머 때만큼이나 고민이 많아요. 다음 방송 아이템에 대해 항상 고민하거든요. 방송이 끝나고 나면 뭔가 마무리하고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방송을 끄자마자 다음 방송에 대한 걱정이 밀려와요. 진짜 방송이 이렇게 신경 쓸게 많을 줄 몰랐어요.

사실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처음부터 어떤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기 보다는 당장 놀기 싫어서 방송을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방송이 여기까지 왔네요.

그래도 스스로 재미는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내가 방송을 즐기지 못하면 보는 사람도 재미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요.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힘들다는 생각 보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더 커서 다행인 것 같아요.

DES=특히 요즘은 롤챔스 분석 방송이 정말 좋더라고요. 팬들 반응도 폭발적이고요.

강찬용=너무 웃긴 방송만 보여준 것 같아서 고민이 들었어요. 나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기도 했고요. 프로게이머였고 롤챔스, 롤드컵에서 우승했던 경험을 살려 게임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한 것인데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근황토크] 스트리머로 변신에 성공한 '인간' 강찬용 이야기


DES=해설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강찬용=전혀 욕심이 없습니다(웃음). 리그 해설과 개인 방송 해설은 아예 영역이 달라요. 리그 해설은 필터링 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고 무엇보다 제가 자신이 없어요. 그냥 편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나열하는 방송과 모든 정보를 간결하고 정확하게 팬들에게 제시해야 하는 리그 해설은 많이 다른 영역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해설은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해야 하는 자리더라고요. 성격상 그런 일은 잘 못하거든요. 아마 해설 자리에 앉으면 '저사람이 지금 해설 하기 싫구나'라는 것이 티가 날 것 같아요(웃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있어요.

DES=프로게이머들이 스트리머로 전향했을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프로게이머 ‘티’를 벗는 것이라 하더라고요. 어떤가요?

강찬용=처음에는 저도 프로게이머와 스트리머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선수였을 때도 방송을 했었기에 그때와 차별을 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프로게이머였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많은 시간 생각해 봤지만 저는 프로게이머였던 시절을 잊고 스트리머 마인드를 장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팬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무게 잡고 있으면 누가 제 방송을 봐주겠어요. 그런데 사실 방송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해요.

DES=현재 영상 편집자들과 시너지 효과가 잘 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편집자가 본인의 특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던데요.

강찬용=지금 영상 편집은 두 분이 해주고 계셔요. 개인적으로는 경력이 많고 편집 스타일이 확실하신 분 보다는 장기적으로 채널의 성장을 같이 고민하고 내 방송과편집 스타일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과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경력 많고 노련한 사람은 많지만 내가 원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죠.

내가 영상의 템포부터 효과까지 디렉션과 피드백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귀찮아 하지 않으시고 잘 반영해 주셔요. 특히 자막량이 많을 때가 많은데 정말 꼼꼼하게 해주시더라고요. 채널성장에 따라 편집자 분들도 대우 받으실 수 있도록 짧은 텀으로 급여 조정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 자리를 빌어 편집자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어요.

DES=정말 궁금한 것이 프로게이머 은퇴를 하고 나서도 개인방송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 정도로 수입은 안정적인 편인가요?

강찬용=선수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문제겠죠? 일단 결론만 말씀 드리면 먹고 살만 합니다. 다만 저는 프로게이머로서 인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만약 프로게이머로서 열심히 하지도 않고 뛰어든다면 실패하겠죠. 하지만 프로게이머를 했을 때의 노력과 열정으로 방송에 임한다면 내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수입은 충분히 벌 수 있어요.

아직 방송을 시작한지 일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얼마를 벌었는지, 실수입은 얼마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프로' 방송인이라는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위치까지 끌어 올리도록 노력하려고요. 프로와 돈은 떼어 놀 수 없는 것이잖아요.

DES=앞으로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은가요?

강찬용=아직까지 앞의 일까지 고민하고 있지는 않아요. 지금 당장 눈앞에 놓여진 일에 충실하자는 것이 제 목표거든요. 지금은 제 방송을 보시는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 저 역시 이 일을 열심히 즐기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구독자수나 수입과 같은 숫자적인 목표는 아무 의미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순간 제 방송은 재미 없어 지지 않을까요?

DES=방송을 하는데 아내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어요.

강찬용=방송 뿐만 아니라 제 인생이 아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요. 정말 지혜롭고 성실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내에게 많은 것을 배워요. 단순히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아닌, 인생에서 지혜를 배우는 존경 할만한 사람이거든요.

사람들은 제가 아내에게 잡혀 산다고 말하는데 지금까지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 손해 본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언제나 옳은 선택을 했고 지혜로운 판단을 해왔거든요. 몇 번 제 고집을 부렸다가 망한 적도 많았고요(웃음). 경험을 하고 나니 아내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어요. 제 인생을 꽃 길로 안내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요?

사실 결혼을 일찍 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내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사람이라면 평생 많은 대화를 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게임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컸죠.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방송을 하면서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DES=왜 반전 매력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아요. 굉장히 고집도 세고 자기 주장만 할 줄 알았는데 질 땐 질줄 아는 굉장히 지혜로운 사람이네요.

강찬용='빠따'는 만들어진 이미지라니까요(웃음). 프로게이머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아내를 만나 세상과 바꿀 수 없는 사랑을 받는 사람이 어떻게 무뚝뚝할 수만 있겠어요. 저는 그렇게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고 그래서 팬들과 아내에게 그리고 저를 응원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 드려요.

DES=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강찬용=새로운 길을 걷고 있지만 선수였던 시절을 마음 속에 영원히 간직할 거에요. 다만 선수들을 조금만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해외에서는 선수에 대한 존중과 인정이 후한데 유독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평가는 냉혹한 것 같아요. 좀더 사랑과 응원의 목소리를 높여 주신다면 선배로서 뿌듯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제 방송을 봐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 드려요. 앞으로 제가 어디에 있든 지금 받은 사랑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과분한 사랑 주신 모든 분들께 사랑과 행복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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