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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리포트] 인도네시아 인기 장르와 '라그나로크'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택시에 부착된 '라그나로크' 광고판. '라그나로크' 시리즈는 오랜 기간 현지에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택시에 부착된 '라그나로크' 광고판. '라그나로크' 시리즈는 오랜 기간 현지에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생생한 소식을 전달하는 '동남아 리포트' 코너입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가 현지에서만 알 수 있는 다양한 경험담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주 >

2013년 8월25일 저녁,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착륙했다. 공항은 도떼기시장처럼 분주했고, 프로세스가 있는 듯 없는 무질서함의 극치였다. 픽업 나온 직원을 바로 만난 덕분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자카르타 시내로 향할 수 있었다.

당시는 '라그나로크 온라인2' 현지 공개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 시점이었다. 회사 차량이 '라그라로크2' 오프라인 이벤트에 동원돼, 마중나온 직원은 본인 차량으로 개인 운전기사까지 대동하여 나왔다며 자랑을 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열린 '라그나로크' 코스튬 플레이 이벤트 현장 사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열린 '라그나로크' 코스튬 플레이 이벤트 현장 사진.

공항에서 자카르타 시내로 가는 동안 곳곳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2' 대형 전광판을 볼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라디오에서 '라그나로크2' 공개 시범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짐작할 수 있었다.

'라그나로크'의 현지 인기는 여전하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라그나로크 웹 브라우저', '라그나로크모바일'까지 2003년 상용화 시점부터 인도네시아 게임시장의 개화를 주도했던 '라크나로크'의 인기는 아직도 식을 줄을 모른다.

서비스사의 이름은 모를지언정 인도네시아 청장년층 중에서 '라그나로크'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정도다. 최근 들어서는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M: 영원한사랑'이 인기다. 2018년 4분기 출시된 '라그나로크M'은 지난 몇년간 지속됐던 '모바일레전드'의 아성을 무너트리고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라그나로크M'은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산 타이틀과 글로벌 인기 타이틀 틈새에서 '리니지2 레볼루션'과 함께 매출 톱10에서 한국산 IP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에게 '라그라로크' IP가 사랑받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라그나로크M'의 성공에 고무된 그라비티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현지 퍼블리셔 리또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라그나로크' IP 게임 인도네시아 서비스 강화를 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게임시장, 인기 게임 장르를 보면 한국시장을 닮은 듯 전혀 닮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서 MMORPG는 메인스트림 장르가 아니다. '라크나로크' 정도를 제외하고는 시장을 석권한 MMORPG가 없었다.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도 차트 상위권에 다수의 중대형 MMORPG를 관찰할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 이용자들은 MOBA나 슈팅(현지에서는 캐주얼로 분류) 타이틀에 더욱 관심이 많다.

한때 인도네시아 '국민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포인트블랭크'. FPS와 MOBA는 인도네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장르다.
한때 인도네시아 '국민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포인트블랭크'. FPS와 MOBA는 인도네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장르다.

PC 온라인게임 '오디션', '포인트블랭크' 등 한국산 현지 흥행게임의 장르를 살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와서도 MOBA 장르 '모바일레전드', 배틀로얄 슈팅 '프리파이어' 등이 성공하며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 일반 이용자들의 수입, 경제력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과도하게 과금을 유도하는 콘텐츠 혹은 고사양의 디바이스를 요구하는 타이틀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최근까지도 일부 중소형 MMORPG 타이틀에 대한 퍼블리싱 검토 요청이 있었지만, 아직 인도네시아 일반 이용자들의 소득수준은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이용자들이 휴대하는 디바이스 상당수는 한국의 신작 개발 스펙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해당 MMORPG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드릴 수가 없다. 물론 인도네시아 시장에 한해서 드리는 피드백이며, 지표를 공유하지 못하는 점은 죄송하지만, 고사양을 요하는 타이틀은 북미나 유럽시장에 더욱 집중하시라고 말씀 드린다.

'라그나로크M'은 귀엽고 깜찍한 그래픽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디바이스에서도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고, 하드코어 MMORPG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과금 요소 등이 결합돼 현지에서는 비인기 장르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그나로크M'의 인기 비결을 벤치마크하는 것만으로도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 방향을 어느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동남아 리포트] 인도네시아 인기 장르와 '라그나로크'


자카르타=리또 강신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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