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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보다 내가 더 빨리 우승하지 않을까?"...이야기를 현실로 만든 양용은

양용은. 사진=마니아리포트DB
양용은. 사진=마니아리포트DB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지금은 제가 우즈보다 우승할 확률이 높죠", 농담과 진담 그리고 희망이 섞여있던 양용은의 이야기는 1년 후 현실이 됐다.

'호랑이 사냥꾼' 양용은

'바람의 아들' 양용은(46)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 미국), 그들의 이야기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8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을 통해 PGA투어에 데뷔한 양용은은 2009년 3월 데뷔 1년 만에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PGA 챔프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양용은은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제5의 메이저 대회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큰 대회에서 컷탈락하며 고전했다.

이 때문에 아무도 양용은이 10년 동안 회자 될 큰 사건의 주인공이 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 당시 PGA투어는 타이거 우즈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PGA투어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2주 앞두고 치러진 뷰익 오픈에서 우즈는 1라운드 공동 95위로 부진하다가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서 우승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PGA챔피언십을 앞두고 치러진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2주 연속 우승이자 시즌 5승으로 상승세를 타고있었다.

2009년 PGA챔피언십 역시 시작과 함께 우즈의 독무대였다. 우즈는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 선두로 나섰고, 당시 우즈는 메이저대회 3라운드에서 선두 자리를 지켰을 경우 우승확률 100%로 모두들 우즈의 우승을 점쳤다.

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우즈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우즈와 함께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 나서게 된 양용은은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냈다. 양용은의 선전에 우즈는 흔들렸고, 결국 3타를 잃으며 양용은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공교롭게도 호랑이 사냥꾼이 된 양용은이 우즈를 꺾으며 대이변을 연출한 이후 우즈는 부상과 사생활 스캔들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여러번의 복귀전을 치른 끝에 2014년 우즈는 세계 랭킹 1위 탈환에 성공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또 다시 부상으로 필드를 떠난 우즈는 2016년 그리고 2017년은 거의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재활에 매진했다.

우즈가 굴곡있는 골프 인생을 그리는 동안 양용은의 골프 인생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우즈를 꺾은 이후 더 이상 PGA투어 우승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지난 2014년을 끝으로 PGA투어 시드까지 잃은 양용은은 유러피언투어로 눈을 돌렸다.

양용은. 사진=마니아리포트DB
양용은. 사진=마니아리포트DB

지난해 타이거 우즈의 복귀 여부가 불투명하던 그 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매경오픈에 출전한 양용은은 인터뷰 도중 타이거 우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당시 '타이거 우즈와 자신 중에 누가 더 우승하는 게 빠를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양용은은 "우즈는 내년쯤에나 복귀하지 않을까?"라며 "현실적으로는 내가 우승하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양용은은 "만약 우즈가 없는 사이에 내가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어려울 것 같다. 그 상황에 우즈가 복귀를 한다면 우즈가 더 빠를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양용은의 예언,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실제 양용은의 이야기처럼 우즈는 2018년 PGA투어를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우승의 문을 두드렸음에도 준우승 1회, 공동 5위 등 아직 우승컵을 손에 쥐지는 못했다.

공교롭게도 우즈가 부활하자 호랑이 사냥꾼 양용은도 다시금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JGTO)로 무대를 옮긴 양용은은 큐스쿨에서 수석합격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어 양용은은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치러진 JGTO 더 크라운스에서 시즌 두 번째 출전만에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렸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도 양용은은 선두에 2타 차 2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섰고, 최종라운드에서 2위와 무려 4타 차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양용은의 주무대인 JGTO의 경우 우즈의 주무대인 PGA투어에 비해 필드의 강도는 낮지만 양용은은 녹슬지 않은 경기력으로 우즈보다 한 발 앞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2010년 한국오픈 이후 무려 7년 6개월 만이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내가 우승을 못한 상태에서 우즈가 돌아오면 우즈가 먼저 우승할 것 같다'는 양용은의 예언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은 "최근 우즈를 비롯하여 나이가 조금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훌륭한 플레이로 우승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하며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동기부여가 됐다. 무엇보다 다시 한 번 타이거 우즈와 붙어서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양용은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리고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월요예선과 초청 등으로 9차례 PGA투어 무대에 나섰던 양용은은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PGA투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 번 자신감을 충전한 양용은, 다시 한 번 PGA무대에 나서 타이거 우즈와 맞붙을 그 날이 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양용은은 오는 3일 KPGA투어 매경오픈을 통해 코리안투어 우승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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