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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e스포츠, 게임과 별개 아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e스포츠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e스포츠 대회 개최가 용이한 장르 게임들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게임시장이 PC 중심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FPS와 AOS 등 동남아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던 e스포츠 적합 장르 게임의 모바일 점유율이 높아졌고, 이들 게임을 중심으로 e스포츠 대회 개최가 증가하면서 e스포츠의 인기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모바일 e스포츠 종목들이 인기를 얻는다고 해서 PC 기반 게임들이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기존 인기 PC e스포츠 종목들이 건재한 가운데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동남아 e스포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펍지주식회사는 동남아시아 5개 주요 국가를 돌며 '배틀그라운드' 동남아 최강 팀을 가리는 대규모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거쳐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초대형 '배틀그라운드' 이벤트가 열릴 예정입니다. 펍지 측은 대회 개최 이후 동남아 지역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 대회 개최는 게임의 인기를 유지하고 수명을 길게 만드는 방법으로 진작부터 인정받아 왔는데요.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분위기는 e스포츠 장르가 아닌 신작은 성공하기를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RPG 신작 중 히트작 반열에 오느는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FPS나 AOS 장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한 수준이고 상위권을 유지하는 기간도 비교적 짧습니다.

동남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한국 개발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지 상황과 맞닿아 있습니다. RPG 위주의 한국 신작들이 동남아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워낙 RPG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특정 장르 편중에서 벗어나는 일은 국내 게임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라 할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통신 인프라 향상도 e스포츠 종목 게임의 인기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유무선 인터넷의 속도 향상과 가격 인하로 인해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이들은 게임 접속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트위치 등을 통해 e스포츠 방송 콘텐츠를 즐겨 시청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e스포츠에 투자하려는 기업도 늘어나고 콘텐츠 자체 광고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앞으로 동남아시아 e스포츠 게임 시장이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아직은 인프라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가의 통신 인프라가 개선되고 나면 7억 명 가량의 많은 인구를 보유한 동남아시아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조차 어렵습니다. 한국 업체들이 게임과 e스포츠를 별개로 두고 RPG 장르에 집중하는 방식을 고집해서는 앞으로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앞으로도 힘을 쓰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게임과 e스포츠는 서로 분리할 수 없는 관계가 됐습니다. 적어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말이죠.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원한다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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