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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101 같은 게임 없나요

케이블 채널 JTBC는 국내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전국 70여개 기획사 소속 남녀 연습생과 데뷔는 했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신인급 아이돌 그룹 멤버 170여명이 참가해 최종 9명에게 주어지는 데뷔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빼어난 외모와 뛰어난 재능, 넘치는 끼를 보유한 일부 멤버들은 프로그램 시작 단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스타탄생을 예고했습니다.

KBS 또한 유사한 포맷의 '더유닛'을 방영 중인데요. '더유닛' 참가자들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고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악 채널 Mnet이 제작한 '프로듀스101'이 두 프로그램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듀스101'은 시즌1과 2에서 여성과 남성 연습생 101명을 모아놓고 시청자가 선택한 최종 11명을 뽑아 IOI와 워너원이라는 인기 그룹을 탄생시켰습니다. 두 프로그램을 통해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프로듀스 101'은 국민 프로듀서가 최종 데뷔 멤버를 선택한다는 컨셉트로 이전까지 있던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심사위원 평가 점수가 팬들의 인기 투표보다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치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시청자의 입맛에 맞는 참가자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죠. 아이돌 그룹의 최종 소비자가 기호에 맞는 멤버를 직접 골라 데뷔조를 뽑다보니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었고, 최종 생존자들도 인기 아이돌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프로듀스101'과 같은 모델을 게임에도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업체들은 저마다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내부에서 걸러지는 프로젝트도 상당합니다. 소비자인 게이머들이 아닌 개발사 관계자들의 평가만으로 중단되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하면, 소비자의 기호와는 거리가 먼 게임이 시장에 나와 참담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죠. 신작 게임의 기획이나 개발 과정에서 최종 소비자인 게이머들이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면 성공 가능성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종 게임 공모전에 '프로듀스 101'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존 게임 공모전은 심사위원단 점수 비중이 높고, 입상자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선에서 그친다는 점에서 '프로듀스101' 이전의 오디션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게임 공모전 심사를 일반 게이머들의 인기 투표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공모전 입상 작품은 구글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스팀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출시되도록 한다면 어떨까요. 공모전 출품작들을 일반 게이머들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게이머들의 의견을 공모전 기간 동안 반영한 업데이트를 진행하도록 하는 겁니다. 최종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게임이 최종 입상 작품이 되고 오디션에서의 데뷔처럼 시장 출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죠.

참가자들의 부족한 부분은 '프로듀스101'의 레슨처럼 공모전 주최측의 교육이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참신한 신인 개발자 육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아이돌 그룹과 게임은 전혀 다른 분야이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게임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IOI나 워너원 같은 성과물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죠. 다만 최종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화면에 담은 '프로듀스101'의 성공을 게임업계에서도 적용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보는 일은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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