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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비트코인과 아이템 거래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열풍이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가상화폐 시세가 급등했다는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직장인들과 전업주부까지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고 하네요.

가상화폐 거래가 늘어나면서 '세금 부과'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지난 5일 '세금 사각지대'에 놓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언제, 어떤 방식이 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가상화폐에 세금을 매길 계획에 대해 발표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금을 부과한다는 말은 합법적인 행위로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국세청의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과세 계획 발표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화해 무분별한 투자 확산을 막아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와 중국의 경우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하는 대신 양도세와 소득세 등을 걷어들이고 있습니다. 국세청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세수가 예상되는 만큼 비트코인 거래에 대해 과세를 원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의 발표처럼 국내에서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세금이 매겨진다면 가상화폐 거래는 합법적인 투자 수단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 논란을 지켜보면서 유사한 사례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게임 아이템 거래인데요. 많은 이들이 게임 머니 혹은 아이템을 현금 혹은 2차 재화를 주고 받으며 거래하고 있는데요. 국세청이 게임 아이템 거래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겠다고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입니다.

현행법상 게임 아이템은 자산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용자간 아이템 거래에 대해서는 어떤 세금도 부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템 거래로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고, 고액의 아이템을 거래할 때도 양도세나 거래세를 낼 일이 없는 것이죠.

하지만 게임업체들이 아이템 거래를 약관에서 금지하고, 이용자들이 개별적으로 거래를 하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게임 내에 거래소가 마련된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거기에 아이템 거래 수단이 게임 머니가 아니라 2차 재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템의 가격은 주식시장처럼 수시로 변하고, 아이템 거래로 시세 차익을 내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게임업체들이 서비스하는 아이템 거래 시스템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거래 시스템이 비슷해보이는 건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습니다. 실제로 게임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아이템 거래 시스템을 서비스하며 얻은 노하우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신규 사업 진출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국세청이 게임 아이템 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애초에 금융 시스템으로 고안된 가상화폐 거래와 즐길거리로 만들어진 게임 아이템 거래는 성격이 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게임업체들이 시스템적으로 아이템 거래를 강화, 또는 조장하고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와 거래 금액이 늘어난다면 국세청에서 전격적으로 과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이템 거래는 확률형 아이템과 직결됩니다. 뽑기나 드롭을 통해 얻을 확률이 너무 낮다 보니 거래를 통해서라도 아이템을 구하려는 이용자들이 나오는 것이죠. 게임업체들은 낮은 확률의 뽑기 아이템으로 돈을 버는 것도 모자라 아이템 거래소를 만들고, 2차 재화로 거래를 유도한 뒤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습니다.

아이템 거래소와 뽑기 아이템. 이 두 가지 요소는 한국산 게임들의 핵심 매출원이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국세청에서 과세 카드를 꺼내들기 전에 거래소 의존도를 낮춰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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