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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게임계 오역의 역사…바지락부터 저요? 까지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 다룰 이야기는 외산 게임이 현지화 과정에서 번역 오류 및 오타로 어이 없음을 선사한 사례들을 이야기할 예정인데요. 첫 오용이 굳어져 이후 몇 년간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첫 현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 같네요.

◆포켓몬스터, 바지락이 거기서 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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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루가

오역하면 '포켓몬스터'에서 유명한 오역이 있는데요. 바로 기술명인 '바지락조개'입니다. 이 기술은 고래 포켓몬인 고래왕과 가이오가의 전용 기술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특히 전설 포켓몬인 가이오가가 특정 조건을 갖춘 상황에서 이 스킬을 사용하면 기술 화력이 최대 377.5가 되는데요. 일대일 대전에서 첫 턴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스킬이기에 많은 이용자들이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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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이가 사용하는 스킬인데도 기술명 '바지락조개'가 영 어울리지 않아, 이용자들은 '고래물뿜기'라던가 '해수분출'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를 조롱하는 의미로 포켓몬에게 '칼국수'라던가 '조개구이' 같은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오역이 발생한 이유는 일본판 명칭 'しおふき'의 사전 첫번째 뜻이 '바지락조개'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사실은 게임에서 등장하기 전, 만화인 '포켓몬스터 SPECIAL'에서 번역을 '바지락조개'로 했기에 이를 그대로 따른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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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해수스파우팅으로 변경됐다

당시에도 큰 논란이 있었는데요. 큰 오역임에도 포켓몬코리아의 방침이 '한 번 지어놓은 명칭을 나중에 변경하면 어린이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기에 그대로 유지한다'이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됐습니다.

이 오역은 굉장히 오랫동안 남아있었는데요. 포켓몬스터 한글판에서는 5세대까지 그대로 사용되다 2013년 10월12일 '포켓몬스터 XY'가 출시되며 '해수스파우팅'으로 변경됐습니다. 잘못된 번역으로 이용자들이 몇 년간을 고통받게 된 사례입니다.

◆콜오브듀티, 구멍 안에 뭘 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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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in the hole!"

영화나 FPS 장르 게임에서 많이들 접하셨을 말인데요. 보통 수류탄을 투척하며 아군에게 주의하라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를 '콜오브듀티'에서 "구멍안에 발사!"라는 전혀 다른 말로 번역된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사실 직역하면 "구멍 안에 발사" 혹은 "구멍에 불"이 맞는 뜻이긴 한데요. 이 말이 이전부터 사용해온 숙어로 다른 뜻이 있기 때문에 틀린 번역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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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in the hole!'은 19세기 산업 혁명 때 만들어진 말인데요.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 굴을 뚫는 발파 작업 당시 다이너마이트 설치 후 폭발시키기 전, 채굴장 안에 다이너마이트가 설치됐고 곧 폭파될 것임을 알리기 위해 외치는 말이었습니다. 이 것이 굳어져 현재도 폭발로 다칠 위험이 있으니 피하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것이죠.

◆초월 번역의 아이콘 블리자드가? '워크래프트3' 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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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번역으로 언제나 찬사를 받고 있는 블리자드. '워크래프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검 'Frostmourne'를 서리(Frost)+한인 '서리한'으로 번역하고 'roll the bones'를 '뼈개걸윷모'로 번역하는 센스는 정말 돋보였는데요.

그런 블리자드도 오역으로 많은 이용자를 갸우뚱하게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워크래프트3'의 번역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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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나이트가 되어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 '아서스'가 자신과 동료를 모욕하는 이를 향해 "누구, 저요?"라고 말한다던가, 아서스를 수족처럼 부리는 리치킹이 아서스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던가 하는 경우가 발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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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당시 국내 서비스를 맡은 한빛소프트 측의 번역팀의 결과물이므로 최근의 블리자드와는 큰 관계가 없는데요. 이전의 오역이 제대로 된 번역에 자극을 준 것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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