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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기획] BJ에게 듣는다! BJ라는 직업, 어떤가요?

최근의 게임은 직접 플레이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도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최근 게임 스트리밍 채널 트위치에서 가장 핫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직접 게임을 구매해 즐기는 이들보다 해당 게임의 방송만을 시청하는 이용자가 더 많은 상태일 정도다.

이런 유행이 확대된 데에는 보는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 게임 전문 BJ들의 활약이 있다. 이들이 선두에서 이용자들에게 보는 게임 문화 전파에 앞장선 것. 이렇게 수많은 이용자들이 BJ의 방송을 접하고 있지만 정작 매체에서는 이들에 대해 조명해 보는 일이 드물었다.

특히 어디서든 주목받는 최상위권 인기 BJ가 아니라면 이런 기회는 더욱 찾기 힘들다. 데일리게임은 아프리카TV에서 활동 중인 BJ원탑에게 직업으로서의 BJ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창간 9주년 기획] BJ에게 듣는다! BJ라는 직업, 어떤가요?

◆BJ원탑, 장단점 분명한 직업 BJ…어설프게 뛰어들지 않았으면

올해 25세가 된 BJ원탑은 결혼해 아이가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다.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졸업과 입대 모두를 미루고 있다.

현재는 잠시 방송을 쉬고 '펜타스톰' 오프라인 대회를 준비 중인 그는 "BJ는 장단점이 확실한 직업"이라며 "BJ를 꿈꾸는 학생들이 어중간한 마음으로 도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다른 직업에 비해 문턱이 낮다고 생각하며 BJ에 도전하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이 금세 이 직업을 포기한다.

아프리카TV만 해도 수십만 명의 BJ가 있지만 시청자 수 100명을 넘는 BJ는 그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실력이나 콘텐츠 등 확실한 장점을 갖추지 못했다면 아예 도전하지 않는게 낫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BJ원탑은 "처음에는 좋은 반응을 얻었더라도 이후 슬럼프에 빠져 그만두는 이도 많다"며 "유명 BJ만 보고 자기도 할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꾸고 시작했다 마음에 상처만 얻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런 어려움도 많지만 시청자들이 주는 감동 때문에 이 일을 지속하고 싶다는 BJ원탑. 그에게서 BJ라는 직업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BJ원탑(이하 원탑)=본명은 박석준으로 2015년 말에 방송을 시작해 2년차 모바일 게임 전문 BJ로 활동하고 있다. 아프리카YV에서만 활동 중으로 올해 '펜타스톰' 방송으로 베스트 BJ가 돼 더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BJ라는 직업을 선택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텐 데 특별한 동기가 있는지?
원탑=사실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결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보느라 컴퓨터 앞에 있을 시간이 적어졌다. 그러다보니 모바일 게임을 주로 즐기게 됐는데, 여기에 푹 빠져 취미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넥슨 모바일 게임 '히트'가 시작이었는데 이 방송이 '히트'를 쳐서 전문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첫 방송은 보통 시청자 수가 굉장히 적은데 처음부터 100명이 넘는 시청자가 들어왔다. '히트' 론칭 당시에 방송해서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

방송하는 게임에 따라 시청자도 많이 달라지나?
BJ원탑=이전 '데스티니차일드'와 '리니지2: 레볼루션' 방송을 했다. 게임 종류가 다르면 시청자 성향도 달라진다. 모바일 게임 전문 BJ의 특성인 것 같다. 캠방송 BJ들은 여행을 가거나 먹방을 하거나 합동 방송도 많이 한다. 사람을 보기 위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것인데, 모바일 게임 방송은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만 들어오기 때문에 방송하는 게임을 바꾸면 시청자들이 많이 바뀐다.

'히트'의 경우는 시청자 연령층이 다양했고, '리니지2: 레볼루션'은 나이 많은 분들이 많았다. '펜타스톰'은 학생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리니지2: 레볼루션'을 방송할 때는 존칭을 쓰는 경우가 많았고 '펜타스톰'은 좀 더 편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 방송 스타일도 그때마다 바뀌었다.

'펜타스톰'에 특별히 학생들이 많은 이유가 있는지?
BJ원탑=학생들이 롤을 통해 AOS를 접한 경우가 많은데, 롤은 친구들과 즐기려면 PC 앞에, 방과 후에 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는데 '펜타스톰'은 학교에서도 할 수 있어서 낮은 연령층 분들이 많은 것 같다.

BJ원탑의 방송 스튜디오
BJ원탑의 방송 스튜디오

방송할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BJ원탑=보통 RPG 중 인기가 많은 게임을 방송한다. 출시 시점에 그 게임을 미리 경험하고 시청자에게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전까지는 RPG만 하며 육성이나 과금만 했고 '펜타스톰'이 첫 AOS였다.

RPG 방송을 할 때는 주로 과금, 뽑기, 강화 콘텐츠를 방송했다. 방송 BGM만 봐도 웅장한 음악이 많았다. 강화 성공, 실패가 주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반면 AOS는 매 순간 다 다른 콘텐츠고 같이 즐기면서 하는 것이라 꽤 다른 것 같다. 콘텐츠 걱정이 크게 없는 장점이 있다. RPG 방송은 강화 의뢰, 뽑기 의뢰 등이 있어야 진행하지만 '펜타스톰'은 조금만 생각하면 콘텐츠가 되기 때문에 좋다.

BJ로 활동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BJ원탑=금전적인 문제보다는 방송 분위기나 시청자가 많이 떨어졌을 때 힘들다. 방송을 켰을 때 분위기가 비난 일색이면 진짜 힘들다. 게임을 지거나 실수가 많으면 채팅으로 "방송 접어라", "그 실력으로 방송하냐"는 등의 말이 올라오거나, 공식 카페 커뮤니티에도 이런 글이 올라오는데 그게 진짜 힘들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방송 중에 밖에서 애들이 노는 소리가 나니 애들에 대해 욕을 하더라 나한테 뿐만 아니라 아이들한테까지 욕이 뻗친거다.

[창간 9주년 기획] BJ에게 듣는다! BJ라는 직업, 어떤가요?

또 이전 RPG 방송을 할 때 대리 강화 의뢰를 받았는데, 성공 확률이 30%였다. 그런데 18번을 연속 실패했다. 그 때 날린 금액이 현금으로 2800만 원 정도였다. 시청자가 3000명이었는데 그 많은 사람에게 욕을 얻어먹었다.

"똥손이다", "방송 왜하냐"라는 말은 양반이고 입에 담지 못할 별의별 욕설을 다 들었다. 남의 돈이지만 이를 다 날려먹었으니 본인도 굉장히 힘들었다. 대리 강화 의뢰를 맡긴 분은 괜찮다고 했지만 작은 돈이 아니지 않나. 방송 끄자마자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입술이 파래져 있었고 갑자기 어지러워지더니 이내 기절하고 말았다.

깨어나서 보니 다시 방송 켜기가 너무 무서웠다. 또 욕먹을까봐 너무 두려웠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방송을 한 달이나 쉬었다. 몇천 명이 나 한 명을 공격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반대로 가장 보람 있는 점은 어떤 것이 있나?

BJ원탑=방송을 하면서 24시간 방송하는 콘텐츠가 있었다. 게임을 24시간 하느라 밥도 못 챙겨먹었다. 그런데 한 열혈팬 분이 직접 양손 가득 먹거리를 사들고 오셨다. 이 분이 그 날 방송에서 풍선도 미션도 다 해주셨는데, 먹을거리까지 싸와서는 이제 그만 쉬라고 해주셨다. 굉장히 감사했다.

BJ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해주고 싶은 말이나 조언이 있다면?
BJ원탑=이전 BJ철구님 방송을 봤는데 신입 BJ의 고충이라는 내용이었다. 방송을 계속하려면 자기만의 캐릭터가 있어야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게임을 엄청 잘하거나 진짜 맛있게 먹거나 하는 등 남들이 계속 보고 싶은 자신만의 색이 있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완전히 동의했다.

그냥 어중간하게 하다 말거면 안하는 게 좋다. 아프리카TV에만도 수십만 명의 BJ들이 있고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금세 접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 처음엔 잘했더라도 이후 슬럼프에 빠져 그만두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메이저 BJ만 보고 자기도 할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꾸고 시작했다가 상처만 얻는 경우가 많다. 신중하시길 바란다.

[창간 9주년 기획] BJ에게 듣는다! BJ라는 직업, 어떤가요?

방송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BJ원탑=가장 고마운 시청자 분들은 게임을 계속 옮겨도 계속 봐주시는 분들이다. 게임이 바뀌면 시청자도 바뀌기 쉬운데 계속 찾아와 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최근 연습 때문에 방송을 하지 않는데도 항상 찾아와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앞으로 '펜타스톰' 선수 생활을 주로 할 텐데, 하면서도 방송을 진행할 테니 시청자 분들과 이 경험을 같이하고 싶다. 멋진 활약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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