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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배틀필드4, 버그로 세 번 피소된 사연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 다룰 이야기는 EA의 프렌차이즈 게임 '배틀필드4'와 관련된 일인데요. 버그로 인해 세 번이나 소송이 제기된 이유, 지금 알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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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최고 기대작 '배틀필드4' 그런데

2013년 상반기 첫 게임플레이 영상이 공개된 '배틀필드4'는 많은 이용자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2012년 EA의 '메달오브아너 워파이터' 예약 구매자들은 '배틀필드4' 베타테스트 버전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는데, 그 반응도 굉장히 좋았죠. 여기에 '레볼루션'이라는 새로운 멀티플레이 방식도 소개돼 더욱 기대가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출시 첫날부터 싱글과 멀티플레이 모두에서 화면이 멈추는 프리징 현상을 동반한 버그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컴퓨터가 꺼지는 셧다운 현상까지 발생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굉장했죠. 10판을 즐기는 동안 7번 튕겼다는 이용자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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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혹시 스카이워커?

안정성 문제 외에도 무너진 고층 빌딩 잔해를 밟고 적들이 하늘을 날아다닌다던가, NPC가 행동을 하지 않아 게임 플레이에 불편을 겪거나 진행이 불가능해지는 치명적인 버그까지 발생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치겠습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버그에 결국 개발사 DICE 측은 버그를 인정하고 이용자들에게 사과했는데요. 버그 수정을 위해 이용자들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용자들에게 '버그 수정을 위해 피드백이 필요하다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던 것이죠. QA 테스트를 진행한 AAA급 게임에서 베타테스트나 얼리 엑세스 버전이 아닌 유료 판매 버전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개발사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일이며 동시에 이용자들에게 큰 누를 끼치는 일입니다.

◆원인은 경쟁 작품 의식한 조기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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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동일 장르 경쟁작 출시를 의식해 본래 정해진 출시일보다 서둘러 발매한 것이 문제였다는게 밝혀졌는데요. '콜오브듀티 고스트'의 출시가 다가오자 EA측에서 결정한 사항이었습니다.

개발사 DICE 관계자는 "'콜오브듀티 고스트'의 발매로 판매량 경쟁을 피하기 위해 원래 일정보다 한주 일찍 발매해야했다"며 "이로 인해 기술적인 부분에서 완성도가 떨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게임 개발 후반부에 반복적으로 진행하며 버그를 걸러내는 QA 기간이 축소됐기에 벌어진 일이죠. 일부 캠페인은 성우들이 녹음 작업을 완료했음에도 게임 내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발매에 쫒겨 게임 볼륨까지도 줄인 셈입니다.

◆버그 추가 발생, DLC 욕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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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형에서의 전투가 특징이었던 '차이나라이징' DLC(출처: 배틀필드 공식 유튜브)

점차 버그를 잡아가고 있는 도중 다시 사고가 터졌습니다. 수풀, 밀림, 늪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게임 플레이가 주된 콘텐츠였던 '차이나 라이징 DLC'가 론칭되며 다시금 다수의 버그가 발생한 것인데요.

안정화에 큰 문제가 생겨 게임 입장 중이건 플레이 중이건 상관없이 튕겨댔습니다. 방 참여자 모두가 게임 밖으로 튕겨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해 도저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PC 버전에서 버그를 수정한 뒤 콘솔 버전의 버그를 수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던 개발사 측에서는 엎친데 덮친 격인 셈이었죠. 콘솔 버전 버그 픽스를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DICE는 중대 발표에 나섰습니다. 버그가 확실히 수정될 때까지 DLC 등 추가 콘텐츠 개발을 중단하고 모든 인력을 버그 수정에 투입하겠다는 것이죠.

◆DLC 개발 중단 직후 주가 폭락…주주 "너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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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4'의 버그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프로젝트를 모두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EA 주가가 수직 낙하하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8월23일까지만 해도 1주당 28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EA 주식은 '배틀필드4' 출시 후 25%나 하락해 주당 21달러까지 근처까지 떨어졌습니다. 보통 호재로 여겨지는 신작 출시가 도리어 악재로 작용한 것이죠.

이에 2013년 7월24일부터 2013년 12월4일까지 주식 매입 주주들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배틀필드4'가 낮은 완성도와 버그가 있는 채로 출시됐음에도 EA가 과장 광고를 해, 결과적으로 EA의 주가가 떨어졌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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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은 소를 기각했다

EA는 법원이 이 소송을 기각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요. 승산이 없는데다 주주들에게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A의 예측대로 소는 기각됐지만, 주주들은 3차에 걸쳐 줄기차게 소를 제기했습니다.

또한 '배틀필드4'의 출시전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주가가 상승했을 시기, EA 경영진이 보유 주식을 매각해 큰 이득을 얻은 것이 알려지며 미국 로펌 '홀저홀저 앤 피스텔'이 EA를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EA가 '배틀필드4'의 개발 상황을 투자자들에게 허위로 보고하고 미국 연방 증권거래 보호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렇게 EA는 매출을 위해 게임 완성도를 포기하며 사법기관과 주주 그리고 이용자 모두에게 불신만을 쌓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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