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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네 인증은 무슨 색이냐! '바람의나라' 아이디 약탈 사건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 다룰 이야기는 넥슨의 장수 게임 '바람의나라'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서비스사인 넥슨이 로그인 인증 방식을 바꾸며 큰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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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1년, 결단을 내린 넥슨

2011년 7월 15일, 넥슨은 '바람의나라' 로그인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공지합니다.

발표 직후 많은 이용자들이 정책 변경을 환영했습니다. 당시 '바람의나라'는 높은 인기만큼이나 수많은 자동 사냥 프로그램 악용 플레이어(이하 매크로)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들은 자신의 본 계정은 따로 두고 '노넥'이라고 불리는 넥슨아이디가 등록 되어있지 않은 계정을 활용해 매크로, 핵을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해왔습니다. 이 아이디들은 과거 넥슨아이디 시스템이 적용되기 이전에 생성된 것으로 이후엔 생성할 수 없었기에 일부 이용자들에게는 꽤 가치 있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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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로그인 방식 변경 패치는 무엇보다 매크로와 핵 악용을 막기 위한 조치였죠. 넥슨 아이디 인증이 되지 않을 경우 아예 해당 아이디의 로그인이 불가능해지는 등 강수를 뒀습니다.

◆넥슨 인증 시작, 그런데…

로그인 방식 변경이 시작되고 추가 인증과 아이디 등록이 필수가 됐기에 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그래도 핵과 매크로를 줄이기 위한 감내하고 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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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아이디에 접속할 수 없는 경우가 왕왕 발생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증 과정의 허점이었는데요. 로그인 시스템 변경 후 넥슨 아이디가 등록되지 않은 게임 아이디는 게임을 할 수가 없었기에 먼저 넥슨 아이디로 로그인해, 게임 아이디를 등록하는 과정을 거쳐야했습니다.

이 메뉴에서 게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해당 아이디를 넥슨 아이디에 등록하게 되는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이전 기록이 초기화 됐던 것인지 연계가 되지 않았던 것인지 비밀번호를 틀리게 입력해도 등록돼 버리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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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나라'는 상위권 아이디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했기에 이를 찾아 자신의 아이디로 등록해버리는 일까지 발생했는데요. 게다가 이 정보를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해버리는 바람에 수많은 유명 아이디들이 해킹아닌 해킹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바람의나라'는 공개 계정이라는 방식으로 버프용 캐릭터를 공유하는 일이 흔했는데요. 이런 계정까지 모두 피해를 입었습니다. 바야흐로 대약탈의 시대가 열리고만 것이죠.

◆복구는 이뤄졌지만 '씁쓸'

해당 정보가 퍼진지 하루만에 넥슨이 뒷수습에 나섰는데요. 해당 행위를 한 이용자들을 대부분 90일 계정 정지 처분했습니다.

넥슨은 다른 비밀번호가 등록된 아이디는 등록된 넥슨 아이디와 다시 분리해뒀고,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복구해주겠다고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바라던 백섭은 없었고, 미처 처리되지 못한 아이템들과 재화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와 '바람의나라'에 때아닌 대 혼란기가 시작됐습니다. 매물 자체가 없었던 고가의 아이템들이 대뜸 시장에 나타난 것이죠.

시장이 안정화되기까지 이용자들은 박탈감 속에 플레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와 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지만,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으로 보여 아쉽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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