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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WoW, 걸어서 저 하늘까지? 가마솥으로 쌓은 천국의 계단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 다룰 이야기는 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 북미 서버에서의 일인데요. 함께 게임 속 경치를 보기위해 여럿이 힘과 '돈'을 모았습니다.

◆때는 지난해 10월. 달라란에서는

2016년 10월의 어느날 'WoW'의 대도시 중 하나인 달라란에서는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있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하나였는데요. 바로 NPC 카드가가 기거하는 공중의 성이었습니다.

[게.이.머] WoW, 걸어서 저 하늘까지? 가마솥으로 쌓은 천국의 계단

카드가는 달라란 상공의 성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하늘을 나는 탈것이 있는 'WoW'지만 일정 고도 이상이거나 특정한 지역에는 진입할 수 없었고 카드가의 탑도 이와 마찬가지인 지역이었습니다.

이들은 다가갈 수 없는 카드가의 탑에 올라 달라란의 전경을 보고 싶었던 것인데요. 이에 사용된 것이 바로 '영혼 가마솥'이었습니다.

◆가마솥이 뭔데?

[게.이.머] WoW, 걸어서 저 하늘까지? 가마솥으로 쌓은 천국의 계단

영혼 가마솥은 고가의 아이템인 영약이 대량 필요한데다 필요 연금술 숙련도도 굉장히 높은 아이템입니다. 레이드 등에서 해당 아이템을 생성하면 이를 클릭한 직업과 특성에 맞는 영약을 제공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요.

캐시로 판매하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이 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값을 모두 더하면 현금가치 약 2000원 상당으로 소모성 아이템 치고는 꽤나 비싼 가격이죠.

때문에 이 아이템이 업데이트된 초기 많은 이용자들이 이 아이템을 사용하지는 않았는데요. 그래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마솥의 특징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나의 오브젝트로 취급돼 다른 이용자가 통과할 수 없고 그 위에 또 다른 가마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걸어서 저 하늘까지

[게.이.머] WoW, 걸어서 저 하늘까지? 가마솥으로 쌓은 천국의 계단

해당 아이템의 특성을 파악한 이용자들이 모여 이를 활용할 방법을 찾았고, 그 중에서 목표로 삼았던 것이 바로 카드가의 탑이었습니다.

[게.이.머] WoW, 걸어서 저 하늘까지? 가마솥으로 쌓은 천국의 계단

이용자가 닿을 수 있는 최고 높이에서 영혼 가마솥을 설치한 뒤 그 위에 올라가 계속 가마솥을 쌓아갔죠. 이들은 거의 근접해가는 카드가의 탑을 보며 힘을 냈습니다. 사실상 시도의 어려움보다는 골드 수급이 어려운 일이죠.

[게.이.머] WoW, 걸어서 저 하늘까지? 가마솥으로 쌓은 천국의 계단

카드가의 탑이 목전에 보이는 위치로 다가가는데까지만해도 100개 이상의 가마솥이 설치됐으니 말입니다. 많은 골드가 소모됐지만 그 위에 올라서서 보는 달라란의 전경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고 합니다.

[게.이.머] WoW, 걸어서 저 하늘까지? 가마솥으로 쌓은 천국의 계단

◆아쉽게도 현재는 불가능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그 것는 바로 72가마솥 미터부터다...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그 것는 바로 72가마솥 미터부터다...

그 뒤부터 가마솥의 다양한 활용 방법이 연구됐는데요. 몇 가마솥 미터부터 플레이어가 낙하하면 죽는지라던가 나루의 전당 길목을 가마솥으로 막아 고립시킬 수 있는지 등이었습니다.

길막 성공
길막 성공

이처럼 가마솥을 활용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지만 블리자드는 이 일이 알려진 직후 패치를 통해 가마솥이 더 이상 쌓일 수 없도록 패치했는데요. 다른 이용자의 이동을 방해하는 등의 트롤링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영혼 가마솥은 10월 14일 긴급 수정으로 패치됐다
영혼 가마솥은 10월 14일 긴급 수정으로 패치됐다

이젠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된 가마솥 다리지만 재미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 이용자들 덕분에 우리도 사진으로나마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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