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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포켓몬고' 개발사의 얌체짓

이카루스의 날개라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헤어나올 수 없는 함정에 빠진 이카루스는 다른 이들이 가지지 못한 밀랍 날개를 만들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탈출의 기쁨과 하늘을 날고 있다는 환희에 젖어 자신을 붙잡는 바람과 중력의 만류에도 태양 가까이 날아올랐고, 결국 태양의 열에 의해 날개가 녹아 추락해 죽고 만다.

날개는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다. 만족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탈출하는 동시에 새롭고도 더욱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표현으로 날아올랐다는 어휘가 잘 어울리는 것도 이런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높이 날아 오른 이가 얻게 되는 것이 또 있다. 남들 위를 날다보면 많은 이들의 이목을 필연적으로 끌게 된다. 이에 비례해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이가 많아지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또한 날아오른 높이 만큼 추락할 거리도 늘어난다.

24일, '포켓몬고'의 개발사 나이언틱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행사 19시간 전 초대장을 보냈다. 긴급 성명 발표도 아닌 기자간담회를 열며 만 하루도 남지 않은 촉박한 일정으로 미디어 및 업계 관계자를 초대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게임이기에 행사장 수용 인원을 넘어선 이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사실 직전까지 최대 관심사였던 국내 론칭일 공개는 전일 이미 보도됐고, 간담회 당일 오전 국내 서비스까지 시작돼 의미가 없어졌다. 게임에 대한 소개도 이미 지난 6개월간 해외에서 서비스됐기에 큰 의미는 없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기존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행사장을 찾았다. 이미 공개된 것 외의 추가적인 정보나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언틱은 행사 시작 후 15분간 게임 소개 및 6개월간의 다운로드 수 등 대부분 이미 공개된 정보를 발표한 뒤, 13분간의 질의 응답을 끝으로 행사를 마치려 했다. 질문 기회가 주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몇명이나 있고, 한국 정부와 장기간 마찰을 빚어왔던 구글 지도 해외 반출과 관련한 질문에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는 상태로 말이다.

그 외에 포켓몬플러스 등의 외부 기기 출시 계획이나, 국내 사업체와의 제휴 등에 대한 계획도 일체 언급을 피했다. 외국에서는 이미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임에도 말이다.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이 덜컥 게임만 출시하는 모양이 설 특수를 노리고 급하게 던지는 듯한 모습이라 반 년간 출시를 기다려온 이용자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간담회 초대장에 적힌 '증강현실과 관련된 나이언틱의 향후 사업 전략을 소개할 계획입니다'라는 문구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중요 정보를 이미 다 공개한 상태에서 다른 이야깃거리 하나 없이 간담회를 연 이유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기사 작성으로 인한 홍보 효과만 누린 뒤, 하고 싶지 않은 말이나 꺼내기 힘든 말은 피하겠다는 얌체짓으로 보일 정도였다.

간담회는 정답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모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기껏 마련한 첫 간담회를 본 뜻과 어긋나는 고성으로 얼룩지게 한 것은 누구인지, 한 번 짚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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