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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중소게임업체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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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이 너무 힘든 상황이다. 그냥 힘든 게 아니다.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업력을 물어보고 '5년이다'하면 아, 빚이 5억 있구나 한다. 그런 상태다."

지난주 한국게임전문기자단, 한국게임전문기자클럽이 주최한 2016 게임인 송년 토크콘서트에서 패널로 참가한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을 통해 중소업체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직접 들었다. 참담했다. 업력이 1년씩 오를 때마다 빚도 1억 원씩 는단다.

게임업계 허리가 점점 가늘어지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구글플레이 매출 30위 내에 중소업체가 만든 게임은 한 종도 없다.

올해 초부터 게임업계 투자 시장은 얼어붙었다. 인기 있는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고, (대규모 마케팅 물량을 쏟아부은)대형 업체들이 만든 신작들만 상위권에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중소업체들이 만든 게임에 투자하려는 벤처캐피탈(VC)은 갈수록 줄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경쟁이 너무나 치열하다. 국내 1등 모바일 게임업체로 발돋움한 넷마블게임즈 조차 올해 성공시킨 게임이 손에 꼽을 정도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스톤에이지' 정도만 흥행작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 게임사가 이 정도라면, 중소업체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복수의 게임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올해 초부터 벤처캐피탈 대다수는 더이상 불확실한 곳에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확인한 결과 현재 게임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은 한 곳 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 벤처캐피탈 조차 게임에 대한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고, 모태 펀드에서의 게임 투자 비율은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괜찮은 아이템이 있거나, 유명 IP를 확보했음에도 투자를 받지 못해 게임으로 만들지 못하는 중소업체들을 여럿 봤다. 한 중소개발사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해 체면도 벗어던졌지만 좀처럼 선뜻 투자금을 내놓겠다는 곳을 찾지 못했다.

올해 대한민국 대형 게임사들은 또 한 번 도약에 성공했다. 넥슨은 게임업계 최초 매출 2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고, 넷마블게임즈는 3분기 만에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게임 첫 번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면서 2017년 모바일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투자를 받지 못해 고사해가는 중소업체들이 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게임 제작 지원 사업은 RPG가 아니면 선정되기도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야 RPG가 인기가 많지만 글로벌로 눈을 돌리면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이는 사업 평가위원들의 시각이 고정화돼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 산업이든 허리가 부실하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튼튼한 중견게임사들이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줬던 게 불과 몇 년 전인데, 작금의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머리만 잔뜩 커버린 것만 같아 씁쓸하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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