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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 판만해도 꿀잠…최고의 수면제 게임은?

게임 커뮤니티를 이용하다보면 어떤 게임에 대해 '수면제다'라는 표현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게임이 지루하거나 반복적인 콘텐츠만 이용하다보니 금세 피로해져 자고 싶다는 것. 일부 이용자는 숙면을 위한 보조로 사용한다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최고의 수면제 게임은 어떤 것이 있을까? 데일리게임은 직접 실험을 통해 어떤 게임이 보다 빨리, 양질의 수면을 제공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실시해봤다.

◆후보군 선정

공정한 실험을 위해 게임 커뮤니티 3곳에서 이용자 85명으로부터 '최고의 수면제 게임'에 대한 의견을 받아 가장 높은 득표수를 얻은 게임 3종을 취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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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수면제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다양한 의견

일주일간 총 6회에 걸쳐 진행된 조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인 것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였고 2등은 '히어로즈오브스톰'이었으며 그 뒤를 '검은사막'이 차지했다.

투표 초반에는 '디아블로3'가 80% 이상의 득표율을 보이며 단독 선두를 달렸으나 4일이 지나면서 부터는 '히어로즈오브스톰'의 득표수가 크게 늘었다. 투표에 참여한 이용자들의 댓글로 봐서는 아직 사라지지 않은 레스토랑스가 냄새를 맡고 활동을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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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수면제 게임 득표수


◆실험 방법 설정

가장 득표를 한 상위 3개 게임 중 최고의 '수면제 게임'을 찾기 위해서는 공정한 실험 환경 조성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심야 시간에 행해진 실험의 피로가 회복될 수 있도록 1주일에 한 번 실험을 진행했으며 실험을 핑계로 매주 하루씩 칼퇴근을 했다.

또한 수면 상태는 스스로 체크하기 힘든 만큼 스마트 밴드를 사용해 상태를 체크했다. 실험은 오후 11시 시작해 졸릴 때까지 진행하기로 정했으며 실험에 임하기 전 에너지 드링크 1캔 씩을 복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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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밴드를 통한 수면 질 분석 결과를 실험에 대입했다


스마트 밴드 분석 그래프는 주황색 부분이 잠들기 시작하거나 깨기 시작한 시점이며, 색이 진할수록 깊은 잠을 잔 시간대다.

◆실험① '디아블로3'

가장 많은 특표수를 얻은 '디아블로3'부터 실험에 임했다. 만 레벨 달성 이후 스킬 세팅과 아이템 세팅이 중수 이상으로 마련된 상태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단조로운 파밍이 심신을 지치게 한다는 이용자들의 의견에 따라 조건에 맞는 캐릭터를 구비해 실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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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사용된 '디아블로3' 캐릭터

만 레벨 이후 주로 이용하는 콘텐츠는 보통 3종으로 각 액트별 임무를 수행해 보상 큐브를 얻는 '큐브런', 인스턴트 던전을 클리어하며 전설 아이템과 죽음의 숨결 등을 얻는 '일반 균열', 그리고 균열 수호자를 처치해 아이템 보상과 보석 업그레이드 기회를 얻는 '대균열'이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큐브런, 일반 균열, 대균열 순서로 세 가지 콘텐츠를 각각 돌아가며 이용했다.

먼저 큐브런을 고행 10의 난이도로 1막부터 5막까지 차례대로 수행했다. 처음엔 핵앤슬래시 게임의 주요 재미인 몬스터를 몰아잡는 재미에 빠져 꽤나 즐겁게 플레이했다. 하지만 1막의 임무를 다 수행하고 보상을 받은 후 2막으로 넘어가는 로딩을 보자마자 지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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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의 수면제 실험을 진행 중인 기자

1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큐브런'을 플레이 해 모든 막의 임무를 수행했다. 한 번 더 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이후로 이어진 실험 진행 시간 동안 '큐브런'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이후 '일반 균열'을 진행했다. '일반 균열'은 눈 앞에 보이는 모든 몬스터를 잡기만 하면 되는데다 정예 몬스터가 다수 등장해 전설 아이템이나 죽음의 숨결 등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조금 지루할라치면 한 번씩 들리는 '촤앙'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주황 초록 기둥과 쏟아지는 죽음의 숨결 아이템 덕에 '큐브런' 보다는 훨씬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다. 조금 피곤함이 느껴지는 시점에 다음 콘텐츠인 '대균열'을 진행했고 최종 보스인 균열 수호자외에는 아이템 드롭이 없어 빠르게 몬스터만을 처리하며 속도감까지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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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밴드 분석 그래프


결과적으로 대략 새벽 5시 경까지 게임을 플레이했다. 스마트 밴드를 통한 분석 결과 수면에 가까운 그래프를 나타낸 부분은 없었다.

◆실험② '검은사막'

두 번째 실험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었다. 초반만 넘기면 굉장히 재미있는 게임인데 그 초반이 굉장히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 게임을 플레이했다. 소서러 캐릭터를 골라 만족스러울 만큼 커스터 마이징을 하고 나니 1시간이 지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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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걸려 커스터마이징한 '검은사막' 캐릭터

초반 튜토리얼은 컷씬이 많은 만큼 지루하지 않았다. 문제는 플레이를 시작한지 30여 분이 지나 다른 마을로 이동하라는 퀘스트를 받은 지점부터였다.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 시 무역이 가능하다는 NPC의 말을 듣자마자 무역을 해보고 싶어졌던 것. 아직 거점 연결도 되어있지 않고 마차나 당나귀도 없는 초반인지라 그냥 인벤토리에 넣고 뛰었다. 낮은 수용 가능 무게로 인해 느리게 걸어갔고 이 과정이 굉장히 지루했다.

물론 중간중간 붉은 마스크의 도적들이 덤벼들며 잠을 깨웠지만 큰 소용은 없었다. 처음에는 귀여웠던 흑정령의 속삭임이 점점 짜증나게 느껴질 무렵 목적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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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이동속도에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정해진 퀘스트 루트를 벗어나 플레이했다. 게임 초반부터 기운이 굉장히 모자랐기에 이를 늘리고 싶은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의 기운은 생산, 채집, NPC와의 대화 외에 심지어 월드챗으로 농담을 할 때도 필요한 중요한 자원이다.

문제는 인물, 지역 등에 대한 지식을 얻으면 기운을 늘릴 수 있다는 툴팁을 보고 거점 관리를 위한 노드 연결도 할 겸 근처의 거점을 향해 뛰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탐험하는 기분이 들어 풍경 구경도 하고 좋았지만 캐릭터는 그대로인데 기운만 늘다보니 플레이에 어려움이 많았다. 오픈형 MMORPG지만 결국 왕도는 퀘스트 루트를 따라 가야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보니 점차 플레이에 흥미를 잃고 말았다.

2시까지만 버티자는 생각으로 다음 거점을 향해 뛰다 보니 눈이 뻑뻑했다. 잠깐 눈을 감고 이후의 일정과 삶을 짊어진 생물이라는 존재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고민들에 고민하다 깜빡 졸고 말았다. 바로 컴퓨터를 끄고 잠자리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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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밴드 분석 그래프


◆실험③ '히어로즈오브스톰'

레스토랑스들의 강력 추천으로 득표수 2위에 빛나는 '히어로즈오브스톰'이 마지막 실험 대상이 됐다. '디아블로3'의 경우처럼 어떠한 상황에서 '수면제' 효과를 가장 강력히 발휘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들은 '12시'라고 답변했다.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우선 실험을 시작했다. 3일 전 시행된 첫 실험과 동일하게 에너지 드링크 1캔을 마시고 11시부터 게임을 플레이했다. 개인적으로 '히어로즈오브스톰'은 출시 직후 잠깐 해본 것이 다였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알아가는 재미와 원래 좋아하던 블리자드 영웅들을 살펴보는 데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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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아하던 아눕아락으로 임페일 트리를 타 트롤링을 했다

그렇게 플레이를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나자 '12시'라는 답변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늦어도 5분 내로는 잡히던 대전 성사 시간이 점차 오래 걸리기 시작한 것.

급기야는 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 20분 가량을 기다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게임이 지루해 수면제로 작용하는게 아니라 게임을 하지 못해서 지루해지는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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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를 넘어서면서 점차 게임 플레이를 위한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기 시작했다

매칭을 기다리는 동안 멍하니 있다, 팔에 닿는 동거묘의 접촉에 시간을 보니 1시였다. 깜빡 졸았던 것. 미련 없이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몸을 뉘였다.

스마트 밴드를 통한 그래프에도 1시 전후로 수면 상태에 빠져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기자도 1시를 넘어선 이후의 기억이 그다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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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밴드 분석 그래프


◆결과

잠든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히어로즈오브스톰' 1시 경, '검은사막' 1시 30분 경, '디아블로3' 5시 경으로 득표 수와는 상관 없는 결과가 나왔다. 그 중에서도 '히어로즈오브스톰'은 평일 밤 늦게 게임을 플레이하는 저 레벨 이용자의 수가 적어 매칭이 잡히질 않아 지루했던 것이지 게임이 졸린 것은 전혀 아니었다.

최고의 수면제 게임으로 반수 이상의 득표를 한 '디아블로3'의 경우에는 수면제로서의 영향은 전혀 없었다. 물론 '큐브런'이 금세 질리긴 했지만 다른 콘텐츠는 충분히 플레이할만 했다.

물론 수면의 질을 따진다면 기복없이 일정한 수면 상태를 유지한 비율을 놓고 '히어로즈오브스톰', '디아블로', '검은사막' 순으로 둘 수는 있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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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게임의 스마트 밴드 분석 그래프 비교


결국 '수면제 게임'은 자신의 취향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문제이지 게임의 문제는 아닌 게 아닐까 하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세워보며 실험을 마무리 해본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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