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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업계의 자승자박

국내 게임업계에 산재한 문제들이 여럿 있지만, 가장 해결이 시급한 것을 꼽으라면 확률형 아이템이다. 좋은 등급의 아이템일수록 나올 확률이 과도하게 낮다보니, 이용자들의 불만은 점점 쌓여만 가고 있다.

국회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해 좌시하고 있지 않다. 지난 7월 여·야가 각각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법 개정안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주에는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게임을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업계 발등에 제대로 불이 떨어졌다.

처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자세히 공개해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됐을 때 업계는 반발했다. 확률을 공개하는 것은 영업비밀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이었다. 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낮은 확률을 본 이용자들의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게임법 개정안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더 강력한 규제를 담고 있는 법안이 발의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무엇보다 만약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국내에서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이 없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게임들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K-iDEA 주도로 업계 차원의 자율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업체마다 확률을 공개하는 방식도 다르고, 또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뭉뚱그려 공개하는 등 이용자들에게 '하나마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업계 입장은 한결같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입법으로 푸는 것 보다 자율규제로 해소해 나가는 게 맞다는 것이다. 그럼 어떤 식으로 자율규제를 해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안이 있어야 할텐데, K-iDEA를 비롯한 게임업계는 묵묵부답이다.

최근 쏟아지고 있는 신작들은 모두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탑재하고 있다. 말로는 자율규제로 해당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앞세운 게임을 내놓는 것은 업계 스스로 목을 조르는 꼴 밖에 안된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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