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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나도 한 때는…비주류 'LoL' 챔피언들의 그 때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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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한 달은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으로 뜨거웠습니다. 벌써 결승전만 남겨두고 있는데요. 각 지역 정상급 선수들이 펼치는 수준급 플레이는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특히 이번 롤드컵에서는 브랜드, 녹턴, 스카너 등 잘 볼 수 없었던 챔피언들이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왕년엔 잘 나갔지만 지금은 비주류로 전락해버린, '리즈 시절'이 그리운 챔피언들을 모아봤습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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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있는 한 모두 죽는다!

'노잼톤 또바나', 기억 하시나요? 한 때 방송 경기에서 탑 라인에 레넥톤과 쉬바나만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지요. 그만큼 레넥톤은 강력함을 자랑했습니다.

2016년 10월 기준 레넥톤의 최근 한 달간 승률을 보면 49.32%로 58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른 탑 라인 챔피언들과 비교하면 선택 빈도도 낮은 편입니다.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네요.

하지만 레넥톤은 한 때 탑 라인 패왕으로 불렸습니다. 2013 시즌이 시작되면서 '칠흑의 양날 도끼'와 '워모그의 갑옷'이 엄청난 버프를 받으면서 레넥톤이 수혜를 받았습니다. 체력 뻥튀기가 되는 '워모그'에 '칠흑의 양날 도끼'의 방관 효과 버프는 레넥톤에게 날개를 달아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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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당시 레넥톤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썸데이' 김찬호.

비록 두 아이템이 너프되면서 살짝 주춤하는 듯 했지만 레넥톤은 곧 탑 라인 최강자 자리를 찾았습니다. 레넥톤은 별다른 너프를 먹지 않은 반면 다른 챔피언들이 하향되면서죠. 2013년 롤드컵에서 4강까지 레넥톤은 21번이나 선택돼 66.7%의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메타는 돌고 돈다고 했습니다. 2014년 여름 라인 스왑 메타가 자리를 잡으면서 레넥톤은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맞라인전에서 이득을 봐야 하는 레넥톤은 라인 스왑이 됐을 때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죠. 상대를 찍어누르지 못하고 똑같이 성장한 레넥톤은 고를 이유가 딱히 없습니다. 반면 쉬바나는 여전히 각광을 받았습니다. '노잼톤 또바나'로 불린 두 챔피언의 희비가 제대로 엇갈렸죠.

화려한 나날을 보냈던 레넥톤은 현재 소환사의 협곡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레넥톤은 초반 라인전 단계부터 상대를 찍어누르면서 격차를 벌려가는 스타일을 갖고 있는데, 최근 탑 라인에 등장하는 챔피언들은 에코, 럼블, 나르처럼 레넥톤이 압도하기 만만찮은 친구들이기 때문이죠.

레넥톤이 라인전 단계에서 이득을 챙기지 못하면 후반으로 갈수록 존재감은 계속 떨어집니다. 궁극기 한 번에 전황을 뒤집거나, 기막힌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럼블, 나르와 비교가 불가능하죠.

또 이번 롤드컵을 봐도 아시겠지만 탑 라인에 다시 케넨이 주류 픽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초창기부터 레넥톤의 카운터로 통했던 케넨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은 레넥톤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지요. 과연 레넥톤에게 다시 봄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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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진짜 무기가 있었다면 어땠겠어?

시즌3~4 시절 탑 라인 패왕이 레넥톤, 쉬바나였다면 'LoL'이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시즌2, 그러니까 2012년에는 잭스와 이렐리아 대결 구도가 펼쳐졌습니다. 이렐리아는 이번 롤드컵에서도 등장하는 등 조금씩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잭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잭스는 '도약 공격'으로 단 번에 상대에게 접근이 가능하고, '무기 강화'로 평타 캔슬이 가능합니다. 잭스 스킬의 꽃인 '반격'은 상대의 평타를 무력화 하고 주변 적을 모두 기절시키죠. 궁극기 '달인의 저력'은 매 세 번째 공격 마다 추가 마법 피해를 입히는 패시브와 사용시 방어, 마법 저항력을 올려줍니다. 딱 봐도 1대1 대결에 특화된 챔피언이죠.

시즌2 때는 원거리 딜러가 캐리를 하던 시절입니다. 지금은 캐리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행위를 뜻하지만, 그 때는 원거리 딜러가 아예 '캐리'로 불렸었지요. 어쨌든 원거리 딜러를 빠르게 물어 죽일 수 있는 잭스가 각광을 받았던 겁니다.

개인 실력이 중시됐던 시즌2 때와는 달리 시즌3부터 팀 파이트가 중요해 지면서 잭스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코어 아이템 삼위일체의 너프도 잭스에겐 뼈아팠죠.

그러나 스플릿 푸시 메타가 도래하면서 잭스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강력한 1대1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포탑 철거까지 빠르게 해낼 수 있는 잭스가 다시 빛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었지요.

시즌3 롤드컵 결승전에서는 SK텔레콤 '임팩트' 정언영이 세 번 연속으로 잭스를 골라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SK텔레콤 우승 기념 스킨 중 잭스의 스킨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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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던 '노잼톤 또바나' 구도를 깨트린 것도 잭스입니다. 또 잭스와 시너지가 잘 맞는 오리아나, 그라가스 등의 미드 챔피언들이 부상한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야생의 섬광, 배부른 포식자 등 새로운 정글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잭스는 정글러로도 활약했습니다. 배부른 포식자의 등장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았던 챔피언들로는 워윅, 케일, 쉬바나가 있었죠. 이들은 6렙 전에는 갱킹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잭스는 갱킹까지 강력해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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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요 콜라곰

'볼리베어에게 리즈 시절이 있었나?'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초창기 기억을 더듬어 볼까요?

처음 볼리베어가 'LoL'에 등장했을 때, 볼리베어는 대부분 탑 라인에 섰습니다. 상대를 뒤로 던지는 '천둥 몰아치기'와 둔화 효과를 가진 '우렁찬 포효'로 갱킹 호응이 준수하고, 잃은 체력 비례 대미지를 입히는 '광란'으로 1대1 대결에서도 꽤나 강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일정 수준 체력이 떨어지면 빠르게 체력을 채워주는 패시브 스킬은 라인전에서 안정감을 더해줬고, 1대1 맞대결 상황에서는 역전을 가능케 했으며, 대규모 전투 때도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줬죠.

볼리베어는 주로 방어 아이템만 구비하기 때문에 맷집은 단단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공격력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공격 상황에서 궁극기와 '광란'에만 대미지를 기대할 수 있는 볼리베어는 금세 다른 챔피언들에게 밀려버리고 말았죠.

볼리베어가 부상하기 시작한 곳은 정글입니다. 2013년, 그러니까 시즌3가 시작되면서 육식형 정글러가 뜨기 시작했는데요.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고 열린 첫 국제 대회인 IEM7 월드 챔피언십부터 MLG 윈터 인터네셔널 등에서 볼리베어는 거의 매번 정글러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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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베어가 최상위 정글 챔피언으로 급부상한 까닭은 당시 메타가 초반부터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원거리 딜러를 잘 성장시켜 후반을 바라보던 때와는 완전히 정반대로 돌아선 것이지요.

또 볼리베어는 갱킹 능력도 준수하고, 특히나 초반 난전에서 굉장히 강력합니다. 덕분에 볼리베어는 자르반 4세, 바이, 신짜오와 함께 육식형 정글 챔피언 4대장으로 군림했었죠.

지금이야 '뚜벅이' 정글 챔피언들이 외면을 받고 있지만, 그 때 그 시절 '콜라곰'은 굉장히 강력했습니다. '내가 가는 길에 폭풍우가 인다'는 볼리베어의 대사처럼요.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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