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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산업 추경예산의 허와 실

정부가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 106억 원을 투입한다. 106억 원 중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56억 원, 가상현실(VR)·증강현설(AR) 게임콘텐츠 제작 지원에 32억8000만 원을 투입한다. 더불어 기능성 및 아케이드 게임에는 7억 원을, 해외 진출 지원에 10억5000만 원을 지원한다.

게임산업은 대한민국 수출 산업의 역군이지만, 그 동안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성장은 멈췄고, 각종 범죄의 원인으로까지 지목되면서 가뜩이나 안좋았던 인식은 최악으로 치닫았다.

이번 추경예산 투입은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지만 관련 사업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분야만 봐도 그렇다. 지원 자격은 해외 시장 진출이 가능한 차세대 게임 기업, 창업 3년 미만 스타트업 두 분야로 이뤄져있다.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스타트업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가 주로 지원을 할텐데, 헛점이 보인다.

세부 사업 추진방향을 보면 공고시점에서 기획을 완성해 제작단계로 진입한 게임을 중심으로 선정평가가 진행된다. 협약체결은 다가오는 12월 예정이고, 모든 과제는 2017년 9월 30일까지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

공고시점에 제작단계로 진입한 게임.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게임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지만 이제 막 제작을 시작한 게임이라면 1년도 채 안돼 개발을 마쳐야 한다. 개발 완료 기간을 너무 짧게 잡았다.

지금 게임업계는 3개월 정도만에 뚝딱 게임 하나를 만들어냈던 과거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장르마다 다르겠지만, 모바일 게임이라도 개발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다.

VR·AR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VR·AR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 32억8000만 원을 투입한다. VR게임 제작에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국내 게임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왜 업체들이 VR·AR 콘텐츠 제작에 소극적인지는 모른다. 그런데 단순히 개발비만 지원한다고 갑자기 VR·AR 콘텐츠 개발이 활발해질까. 현재 VR 시장에서 돈을 벌고 있는 VR게임은 거의 없다. 개발비를 투입해 게임을 만들었으면 상용화 이후 돈을 벌어야 할텐데, VR게임은 아직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다.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는 추경예산 106억 원 투입으로 게임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106억 원이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웬만한 대형 모바일 게임에 100억 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는 것이 요즘이다. 또 이번 추경예산 전체 규모가 11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106억 원은 미미한 수준이다.

어쨌든 규제 일변도였던 정부의 최근 행보를 보면 게임산업 살리기에 나섰다는 느낌은 확실히 든다. 하지만 이번 게임산업 추경예산 관련 사업만 봐도 아직까지 예산만 투입하면 산업이 저절로 발전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14년 3차 게임산업 중장기 진흥계획 발표 때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까지 2300억 원을 쏟아부어 게임산업을 살리겠다고 했다. 2016년도 다 갔다. 2019년까지 2년 남았다. 그 동안 게임산업이 얼마나 발전했나? 게임업계 종사자수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고, 우수한 개발인력은 살 길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단순히 예산만 투입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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