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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던전키퍼, "무료게임 광고 빼" 권고 받은 이유?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해서,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게.이.머'의 이번 시간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던전키퍼'의 모바일 버전이 출시된 후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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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키퍼'는 어떤 게임?

'던전키퍼'는 1997년 개발사 불프로그에서 개발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독특한 게임성으로 고전 명작 반열에 오른 게임입니다.

'던전키퍼'의 캐치프레이즈는 "It's good to be bad"로 그야말로 '권선징악'과 반대되는 '권악징선'을 모티브로 한 게임으로, 용사가 등장하는 뻔한 스토리의 RPG들을 비
웃는 풍자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던전로드'가 되어 던전을 공격해오는 영웅을 상대하는 것이 게임의 골자로 그를 위해 던전 내부를 꾸미거나 확장하고 괴물과 함정들을 개발 및 훈련하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효율적인 공간 사용과 배치가 전략성을 극대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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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스테이지에는 다른 던전 로드와 경쟁하거나 공격해 오는 영웅을 격퇴하기도 하죠. 게임을 진행할 수록 부하인 몬스터들이 귀여워 보이는 특징이 있는데, 이들을 훈련시키고 교육시키는 동시에 카지노 등으로 만족도를 높여줘야 하는 등 잔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죠.

물론 말을 안드는 녀석은 클릭해 때려줄 수도 있고 고문장에 집어 넣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출시 당시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2년 뒤인 1999년 '던전키퍼2'도 흥행에 성공하며 3탄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했는데요. 개발 도중 개발사가 EA에 흡수 합병된 후 개발진이 다 흩어져버려 아쉽게도 3탄은 나오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10년도 더 넘은 2014년 '던전키퍼'의 모바일화 소식이 들려오며 전작의 팬들을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던전키퍼' 모바일 버전 등장!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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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키퍼'의 모바일 버전 소식이 들려온 2014년, 소식만으로도 흥분해 있는 이용자들에게 이전 PC버전 그대로의 플레이 방식을 갖추고 UI만 모바일 버전화하겠다는 말은 게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모바일 버전의 '던전키퍼'는 이전 컴퓨터를 상대하는 PVE 모드 외에도 다른 이용자의 던전을 침략하고 정복할 수 있는 PVP 모드도 추가할 것임을 발표해 전작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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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개된 게임은 모두의 실망을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캐시 유도가 정말 너무나도 심했는데요. 게임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점인 던전 넓히기를 하려면 '타일 한 칸'을 늘리는데 24시간이 필요합니다.

방 하나가 아니라 타일 한 칸입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일꾼도 거의 없어 한 명을 추가하려면 캐시가 필요한 수준이었죠. 당시 여론이 크게 좋지 않던 EA의 평판을 더욱 낮추는 사건이 됐습니다.

◆英 광고 자율심의기구 "무료 게임? 뻥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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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광고표준위원회(United Kingdom's 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의 로고

일반 타일은 4시간, 단단한 블록은 24시간.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맵 내 모든 블록을 파기 위해서는 단순 계산으로도 5개월이 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수 많은 이용자들이 이에 분개하고 있을 때 이용자의 손을 들어준 기관까지 등장했습니다. 바로 1962년 설립된 영국의 광고 자율심의기구 영국광고표준위원회(United Kingdom's 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였습니다.

영국광고표준위원회는 매년 1만건 이상의 불만사항을 처리하고 있는 협의회로 매년 독립적인 연구를 통해 대중의 관점에서 광고를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영국은 물론 해외 각국의 마케팅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저명한 단체죠.

위원회는 "현금결제 없이 정상적인 게임진행이 어려울 정도면 부분유료화 게임이라도 '무료플레이'라는 홍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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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된 '던전키퍼' 구글플레이 광고

이용자가 현금을 들여 게임아이템을 구입하지 않는 한 플레이가 심각하게 제한된다는 것을 권고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한 "향후 광고에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한계를 언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EA도 이 권고에 따라 '무료플레이' 부분을 광고에서 삭제했는데요. 이미 이용자들의 마음은 떠난 뒤였습니다. '던전키퍼모바일'은 원작의 팬들에게는 상처만 남긴 게임이 됐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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