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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올림픽에 등장한 마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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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2016 리우 올림픽이 22일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9개, 종합 8위라는 최종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 목표로 했던 금메달 10개에는 살짝 못미치지만 각종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진종오의 올림픽 사상 첫 사격 3연패부터 남녀 양궁대표팀의 금메달 싹쓸이, 116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복귀한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 '할 수 있다'를 되뇌이며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거짓말 같은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딴 박상영까지. 이번 올림픽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폐회식은 브라질 삼바 축제가 연상될 만큼 굉장히 화려했는데, 기자의 눈길을 잡아 끈 것은 2020년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 관련 영상이다. '도쿄는 워밍업 중'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일본의 스포츠 선수들이 붉은 공을 주고 받는데 중간중간 팩맨, 헬로키티, 도라에몽, 캡틴 츠바사 등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백미는 마리오였다. 마지막에 공은 도쿄에 있는 아베 신조 총리에게 전달됐다. 시계를 힐끔 본 아베 총리는 리우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겠다고 하더니 마리오로 변신했다. 그리고는 파이프를 타고 도쿄에서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하면서 영상은 끝이 난다.

이어 무대에 설치된 파이프에서 진짜 아베 총리가 등장했다. 그것도 마리오 분장을 한 채. 기발한 기획력에 먼저 놀랐고, 영상 사이사이 자국의 캐릭터를 삽입한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새삼 일본이 콘텐츠 강국이라는 사실이 와닿았다.

문득 만약 우리나라가 다음 개최국이었다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폐막식을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오처럼 대미를 장식할 캐릭터가 떠오르지 않았다.

사실 애초에 저런 기획을 우리나라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국가가 나서서 만화를 탄압했다. 지금은 그 대상이 게임이다. 대한민국의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다.

규제와 탄압이 이어지면서 국내 출판 만화 시장은 초토화 됐다. '원피스', '나루토', '블리츠'는 알아도 '붉은매', '까꿍'을 아는 사람은, 적어도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면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 국내 웹툰이 사랑 받으면서 해외 시장으로 점점 진출하는 추세지만, '루피'나 '나루토' 같은 캐릭터들이 나오려면 멀었다.

게임도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고속 성장하던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2011년 셧다운제 시행 이후 성장률이 급감했다. 심지어 2013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2.6%의 성장률에 그쳤다.

또 게임산업을 옭죄는 규제 법안들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마리오처럼 올림픽 영상에 넣을 정도의 '누구나 알만한 캐릭터'가 나올 수 있을까.

규제만 탓할 게 아니다. 어느새부턴가 국산 게임들은 안정적인 매출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느낌이다. 단순히 레벨업을 하고, 꾸미기만을 위한 캐릭터만 떠오른다. 이름도 잘 모르겠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는 명성은 점점 바래져 가고, 대한민국을 떠올릴 수 있는 내세울만한 캐릭터가 없다는 현실이 암울하기만 하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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