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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리메이크로 다시 만나는 불멸의 게임들

즐기던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는 순간 우리는 불가항력의 이별을 맛보게 된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엔 설치 CD만 잘 소장하면 언제든 다시 즐길 수 있었지만 시장 대세가 온라인으로 넘어간 이후엔 이 같은 일도 여의치 않다.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삼켜온 이용자들에게 들려오는 희소식들이 있다. 서비스 종료된 게임의 재서비스 소식들이 이따금 가뭄의 단비처럼 들려오는 것.

이런 게임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일까? 이에 데일리게임은 서비스 종료된 게임의 재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재 서비스를 진행 중인 회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 서비스 과정과 우여곡절 등 '게임의 부활'에 대해 알아봤다.

◆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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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하다 끝을 맞이했지만 이내 부활한 게임이 있다. 바로 턴제 슈팅 게임 '포트리스2'다.

국민게임 1호로 불리며 많은 이용자들로부터 사랑 받았던 '포트리스2'는 CCR이 1999년 개발한 온라인 게임으로 각종 게임 대회의 정식 경기 종목으로 채택돼 프로선수가 등장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도 등장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이 게임은 글로벌 사용자 1억 명을 기록할 정도의 대형 IP다.

이렇게 전성기를 거치며 일본, 대만, 미국 등에 수출되기도 했던 '포트리스2'는 2011년 9월 '포트리스 2 블루 Forever'가 서비스를 종료하며 12년 역사의 끝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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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리스3: 패왕전


후속작인 '포트리스3'와 '뉴포트리스'가 각각 2005년 4월과 2005년 12월 서비스 중단됐음에도 훨씬 오래 서비스됐던 만큼 당시 많은 이용자들이 아쉬움을 삼켰었다.

그랬던 '포트리스2'는 게임 IP의 인수 및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코스모스엔터테인먼트(대표 이호형)를 통해 지난해 12월 부활했다. HTML5로 리뉴얼돼 유지 보수와 콘텐츠 추가가 용이해진 만큼 앞으로 장기적으로 서비스에 임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렇게 부활하기 위한 인수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다. 인수를 결정하고 양사가 합의를 위해 테이블에 앉는 것에서 조차 의견 조율을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며, 양사의 합의가 이뤄진 이후 행정절차와 IDC 이전, OS 및 서버교체가 진행된다. 이와 동시에 소스 코드 인수인계가 가능한 경우 최대한 자세히 진행한다. 후속 개발이 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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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인수 및 서비스 과정

이때부터 간이 개편과 서버 이전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비로소 이용자들이 서비스 이전 혹은 서비스 재개를 알 수 있게 되는 시점이다.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시스템 전면 개편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확장 플랫폼에서의 신 버전을 선보일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이용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 4개월 이하의 시간에 모든 프로세스를 완료해야한다. 이용자가 있어야 게임 서비스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모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유명 IP 게임 재서비스의 경우 신작에 비해 충성 이용자가 많은 장점이 있다"며 "물론 10년 이전의 프로그램 소스 코드 분석 및 수정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포트리스2' 외에도 인수 협상과 검토를 진행 중인 게임들이 있으니 명작 게임의 부활을 기대해달라"고 귀뜸했다.

◆나는 두 번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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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게임을 즐겨온 국내 게이머라면 '노바1492'(이하 노바)를 즐기지는 않았더라도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노바'는 국산 3D 메카닉 전략 시뮬레이션 온라인 게임으로, RPG와 RTS가 결합된 독특한 시스템으로 많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게임은 2002년 개발사인 아라마루가 직접 서비스에 나서 2011년까지 9년간 서비스됐다. 2011년 4월 서비스 종료된 '노바'는 많은 이용자들의 아쉬움 속에서 그 생명을 다한 듯 했다.

그런데 5개월 뒤인 2011년 9월 스튜디오위켓이 '노바'의 판권을 사들이면서 서비스가 재개됐다. 이용자들은 당연히 기뻐했다. '노바1492AR'로 명명된 신 버전은 이전 버전과 많은 부분이 달랐다. 다시 살아난 '노바'에 원작의 팬들은 기뻐했지만 안타깝게도 채 2년이 안된 2013년 5월, 다시 서비스를 접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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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1492' 서비스 종료 공지

그렇게 두 번의 서버 종료를 맞이했던 '노바'를 팬심으로 살려낸 이들이 있다. 노바 커뮤니티 운영자 '케루치'를 위시한 몇몇이 힘을 모아 스튜디오위켓으로부터 판권을 매입한 것. 게다가 이후 서버 유지 및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텀블벅 펀딩을 통해 이용자들로 부터의 후원으로 마련했다. '노바'를 다시 즐기고 싶었던 이용자들의 후원으로 게임을 살려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노바'의 서비스를 맡고 있는 비에스소프트 안성현 개발자는 "초등학교 때 처음 '노바'를 접하고 이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로 장래 희망을 정하기도 했다"며 "이전 서비스 종료 당시 이용자들이 겪은 괴로움을 알기에 영원히 계속되는 '노바'의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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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으로 노바1492를 살리기 위한 펀딩을 진행했다

이어 그는 "나도 100만 원을 후원했다. 100만 원 후원 아이템을 게임 내에서 착용하고 있으면 주변 이용자들이 신기해한다"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예상했던 금액인 1000만 원을 아득히 넘어 7400만 원이 '노바'의 재 서비스를 위해 모였다. 이용자분들의 힘으로 기적을 이루어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여러분의 마음을 절대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물론 오래된 게임이니만큼 개발 과정이 몇 배로 힘들기도 하다. 기존 소스 코드의 인수인계 작업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소스 코드 분석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능 추가 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터지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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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스소프트 안성현 개발자

유지 보수가 어렵기에 낡은 부분은 아예 소스 코드를 완전히 갈아 엎었다. 오래된 게임에 새로운 시스템들을 추가하고자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느냐고 여러 버그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안성현 개발자는 "최신 게임들에 밀려 사라진 추억의 게임들이 정말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바'가 다시 서비스될 수 있었던 것은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함께 해주신 이용자들 덕분이다"라며 "회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이용자 입장에서 '노바'를 즐기면 그만큼 행복할 때가 없다. 이용자분들도 많은 추억이 서린 '노바'를 다시 즐길 수 있어 행복하시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네 안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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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하면 엘린, 엘린하면 '테라'

다시 살아난 게임이 있는가 하면 다른 게임에서 활동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게임도 있다. 바로 블루홀의 대표작 '테라'가 그런 예다.

'테라'하면 엘린, 엘린하면 '테라' 아니겠는가. 그 만큼 게임을 대표하는 캐릭터일텐데, 이 캐릭터가 자회사인 블루홀지노게임즈에서 개발한 '데빌리언모바일'에 등장한다.

액션성이 강조된 게임인 만큼 마냥 귀여운 엘린의 모습이 아니라 다소 격렬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캐릭터성이 손상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블루홀 관계자는 "그 정도로 약해질 엘린이 아니다"라며 걱정 없다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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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리언모바일'에 등장한 엘린

위 사례처럼 '테라'는 한 회사의 대표 게임인 만큼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활용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현재 '테라'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을 개발 중인 것. 이들 게임에서도 당연히 엘린이 등장하며 '테라' 특유의 분위기와 설정이 등장한다.

아울러 요즘 대세가 된 VR 장르에도 '테라'가 등장한다. 블루홀 관계자는 "엘린이 추가될지는 미정이지만 이 VR 게임에 꼭 '테라'의 분위기를 녹여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IP를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특히 게임 개발 플랫폼이 PC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콘솔게임, VR 등으로 다변화되며 최근 게임 업계에서도 IP 활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블루홀 관계자는 "'엘린 온라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엘린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데빌리언모바일'은 엘린의 첫 모바일 데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가 '데빌리언모바일'의 특장점인 화려한 액션성을 배가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부활, 비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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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판타지14온라인'

부활한 게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 있다. 바로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14온라인'이다. 2010년 9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파이널판타지14온라인'은 게임 평가 사이트에서 10점 만점에 4점을 받을 정도로 혹평을 받은 게임이다. 콘텐츠 구성과 퀘스트 동선 등이 과도하게 길거나 순서 없이 진행되는 등 매끄러운 플레이가 힘들었다. 이로 인해 초반 20레벨을 달성하지 못하고 많은 이용자가 게임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판타지'의 공식 넘버링을 받은 작품인 만큼 게임을 살려보려 수많은 인원을 투입하는 등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고 결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지 2달만인 2010년 11월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점에서 투입된 것이 바로 '드래곤퀘스트'를 개발했던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그는 장고 끝에 온라인 게임을 리부트 시킨다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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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는 지속적으로 게임 내 문제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게임 내 퀘스트로 메인스토리를 진행시켜 '파이널판타지14온라인'의 세계인 에오르제아가 점차 세계 멸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암시를 했다. 결정적으로 달의 위성 다라가브가 점점 지상을 향해 강하하는 모습까지 영상으로 선보이며 멸망에 대한 예고를 착실히 해나갔다.

이는 모두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가 보다 자연스러운 리뉴얼을 위한 계획이었다. 그는 구 버전을 통째로 뜯어 고치기 위해 이전 세계가 완전히 부서졌다는 설정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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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공개된 '파이널판타지14렐름리본' 리뉴얼 일정표. 대부분의 소요 기간과 피드백을 공개했다.

세계의 멸망이 가까워오자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즐기던 터전을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고 레벨 이용자들은 저 레벨 이용자들에게 아이템을 지원해주기까지 하며 함께 싸웠고 이 소식을 들은 이용자들 또한 복귀해 싸움에 참여하는 등 단합해 재앙에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달의 위성인 다라가브가 에오르제아에 다가오게 되고 봉인되었던 바하무트가 깨어나며 세상의 멸망이 시작됐다. 서버 종료가 이것이구나 하고 마지막 이벤트가 끝났다고 생각하며 이별 인사를 나누던 이용자들. 그런데 바로 그 때 엔딩 영상이 플레이되기 시작했고 이용자들은 큰 충격에 빠진다.

바로 멸망에 대한 예언이 있었으며 이를 대비해 유명 NPC 현자 루이조와가 모든 이용자들과 NPC를 새로운 세계로 대규모 텔레포트 시킨 것. 이 엔딩은 현재까지도 온라인 게임 사상 최고의 엔딩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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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무트'로 인해 멸망을 맞는 에오르제아

자연스러운 리뉴얼과 이에 대한 당위성까지 한 번에 성공적으로 이뤄낸 '파이널판타지14온라인'은 퀘스트 동선 및 콘텐츠 등 게임 전반에 걸친 개선을 진행했다. 이전 버전을 계승하는 의미도 그대로 구현해 맵 이곳저곳에는 텔레포트 당시 떨어졌던 운석의 잔해들이 배치돼 있고, 대규모 전이의 흔적이라며 서버 종료 이전에 플레이하던 이용자들의 캐릭터에는 문신이 그려져 있기도 하다.

리뉴얼 이후 버전의 평점은 8.5점으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MMORPG 장르 중 세계 2위의 접속자를 기록 중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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