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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확률형이 도박이라니

게임산업 규모가 몇 조가 되고 수출을 많이 하며, 여가로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더라도 여전히 기성세대에겐 낯설고 뭔가 수상한 산업인가 보다. ‘포켓몬GO’ 열풍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연일 뉴스에 나오지만, 그것은 이 수상한 산업과 별개인 외국의 무엇일 뿐이지 우리 이야기는 아니게 받아들인다.

몇 주 전 문화부 산업실장과 게임과장이 오찬회를 마련해 게임규제 완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있었다. 게임전문기자와 중앙지, 방송기자들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셧다운제 폐지, 게임중독 질병코드 제외 등 게임업계의 염원과도 같았던 정부 시책이 전달되면서 기자는 한껏 고무됐다.

하지만 웬일인지 전문기자들을 제외한 다른 기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문화부 출입기자라면 게임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됐는데, 정부 시책이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게임 중독이 심각하다는데 규제를 풀면 되겠냐’, ‘애들이 공부 안하고 게임만 한다는데 안일한 대처 아니냐’ 라는 식의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에서 할 법한 이야기를 하는 기자도 있었다.

관건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입장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입법 과정과 여기에 대한 우려를 업계와 함께 해소해 나가겠다는 게임 과장을 듣던 모 공중파 기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무엇인지 물었다. 답답해진 본인이 설명을 했고, 설명 부족인지 이해를 못하자 문방구 앞 ‘뽑기’를 예로 들었다.

그러자 그 기자 하는 말이 “아…도박!” 확률적으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도박으로 연결시키는 그의 논리에 뜨악했다. 문제는 크고 영향력이 있는 언론사일수록 그러한 인식이 강하다는데 있다. 연일 게임이 신문이나 방송에서 천덕꾸러기처럼 다뤄지는 이유도 이해가 됐다. 저런 몰이해로 게임을 바라보는데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나.

한편으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이 그러한 걸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게이머들 역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양팔 벌려 환영하는 것도, 그 자체가 ‘도박’이라고 느낄 정도로 좋은 아이템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낮음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부분유료화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든 우리지만, 이는 도리어 양날의 검이 되어 국내 게임기업들에게 되돌아 가는 형국이다. 수익을 올리는 것에 매진하다 보니 정말 ‘도박’처럼 변해버린 확률형 아이템들. 이를 자정 하겠다고 내놓은 자구책이 미진하여 법으로 강제하겠단 국회와 이를 지지하는 게이머들. 때마침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버워치’. 이러한 간극 사이에서 기업들은 어떤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까.

게임협회는 바빠졌다. 처음부터 부족하다고, 우리도 일본처럼 강력한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 닫고 있다가 규제안이 나온다니 보강된 안을 9월 중에 내놓겠다고 한다. 구심도 약하고 이해관계도 다른 모래알 같은 이 협회가 회원사들에게 강력한 주문을 할 수 있을지 의심쩍지만 다시 믿어봐야겠다. 이번에 내놓는 자율규제가 주변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당연 ‘확률형 아이템=도박’이란 등식에 토를 달긴 힘들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만든 이 부분유료화라는 사업모델에 대해 진지한 성찰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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