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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이용자보호센터에 대한 우려

10일 전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출범한다는 안내 메일을 받았다. 담당은 ‘당일 관련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름에서 보듯 게이머를 위한 협단체가 생길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를 이루면서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가고 있는 상황이다.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도 없이 서비스되는 모바일 게임이 많다 보니, 이를 관리하거나 책임져줄 단체가 필요했다. 그 역할을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웹보드 이용자 보호’란 표현이 맞겠다. 고포류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자금을 대고 실무를 돕고 운영방안을 마련 중이다. 자율규제나 게임과몰입 관리 등 장기적으로 게임사업 전체에 도움이 되겠다는 역할을 제시하긴 했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고포류를 서비스 하는 회사들이 나섰고 게임문화재단, 학계서 힘을 합쳤다. 민관사학이 뭉친 이 조합, 말로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출범식부터 잡음이 나왔다. 마치 기자들을 동원한 관제행사처럼 국기에 대한 의례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축사와 대단한 스펙을 갖춘 자문위원들이 소개됐다. 애국심이 투철한 국민들이 국기에 대한 예를 표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정작 기자들을 불러놓고 이런 거 한다고 선언하는 마당에 식순에 당연 있어야 할 질의응답 시간은 뺀 것이 문제다. 불러주는 대로 받아만 적어주길 바랬는지,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고포류 게임 간접충전을 폐지하고 직접충전을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가 우려를 샀다. 불법환전으로 인한 사행성이 문제라며 나서서 때려잡더니만, 관련 사업이 처참히 망가지고 윗선서 규제를 풀려고 하니 모든 걸 활짝 열어놓을 태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우려로 일단 논의는 중단된 상태지만, 규제가 풀린다면 고포류 서비스업체들이 직접 환전상을 자처할지도 모르겠다. 불법환전이 문제이니 우리가 합법적으로 환전을 하겠다고 것 아니겠나.

이 과정서 나온 것이 이 게임이용자보호센터다. 자발, 자율이란 단어가 붙었다만 고포류 서비스 업체들이 정부의 규제완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 맞다. ‘게임이용자보호’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또한 이 단체는 게임문화재단 산하 단체다.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조직된 게임문화재단은 게임업체들로부터 100억 원에 가까운 기금을 조성해 놓고 4~5년이 지나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정부 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이사장으로 오고 거액의 연봉에 의전차량 등 편의를 제공받으면서 지금까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최근 재단에 예산이 없어 운영이 힘들다는 말이 있다. 자발적으로 재단을 만들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업체들에게 더 이상 기금을 수혈 받지 못해 생긴 현상이다. 자율규제 일환으로 성인게임을 제외한 게임물 심의를 재단으로 넘기고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재단이 업계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규제로 인해 사경을 헤매던 고포류 업체였던 걸로 해석된다.

재정이 악화된 상위기관, 규제 완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기금을 조성한 고포류 업체들, 서로의 이익이 맞닿아 생긴 게임이용자보호센터가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 게임이용자의 권익 보호와 게임 인식 개선을 위해 움직일 것인가 걱정이다.

물론 선의의 뜻에서 그 이름대로 게임이용자들을 위한 단체가 이제 출범했는데 시작부터 초치는 이야기에 실무자들은 힘이 빠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더 오기를 갖고 보란 듯이 우려를 불식시켜주길 바란다. 그 때가 되면 정말 오해했다고, 사과한다고 다시금 글을 쓸 테니까.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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