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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누가 봉이 김선달을 만들었나?

게임 PD 한 명이 허위 이력 작성을 통한 투자 유치 및 회사돈 횡령 등을 통해 5년에 걸쳐 9개 사로부터 100억여 원에 달하는 피해액을 냈다.

이 중에는 피해 업체 직원들의 월급도 있었다. 그들이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탓으로 믿고 받지 못한 6개월 간의 급료는 지금도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이렇게 챙긴 돈들은 그대로 여러 대의 차, 오토바이, 시계를 구입하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지하는데 쓰여졌다.

취재결과 내부 협력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상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정석대로의 레퍼런스 체크만 있었더라도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외부 투자금을 원하는 개발사는 많다. 게임사에 대한 전체 투자금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투자금을 받은 개발사들은 그다지 늘어나지 않고 있다.

외부 투자사들은 투자 대비 성과가 큰 게임을 투자 대상으로 정했지만 제대로 된 사전 조사 없이 투자를 행한 것이고, 이들에게 투자 상담을 진행한 업계 관계자들이 넓은 범위에서 게임의 완성도와 개발사의 능력을 비교해 투자처를 찾지 않고 학연으로 맺어진 이른 바 '라인'을 통해 일부 개발사에게 이를 분배한 것이다.

실제로 게임업계도 알게 모르게 실력보다 학벌 및 학연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상태다. 외부 투자자들도 학벌만 보고 묻지마 투자를 행하는 경우가 많다. 누구도 결과를 자신할 수 없으니만큼 그나마 연이 있는 게임사를 택한다는 것.

게다가 이상을 감지했더라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불감증도 한 몫 했다. 취재에 도움을 준 한 제보자는 해당 PD의 이력이 허위임을 감지했으나 상사가 괜한 불화를 일으키지 말라며 다른 직원들에게는 함구하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더 놀라운 것은 소식을 접한 업계 시니어급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뉴스에 나오지 않았을 뿐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라며 이런 사례가 많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믿을 수 없게도 이런 일들이 일상화돼 버린 것이다.

이미 과도기를 넘어 만성화가 돼 버렸다. 이는 큰 적신호다. 자금이 고이지 않고 흘러야할 곳으로 순환돼야 썩지 않고 유지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된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며 피해사인 해외 자본의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과 허들이 더욱 높아지고 액수도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썩은 부분은 고통스럽더라도 과감히 도려내야만 새 살이 돋아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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