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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벽돌 때문에 경제 파탄…'마비노기' 성 벽돌 사건

수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데일리게임은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게.이.머'의 열 아홉 번째 시간에는 넥슨의 '마비노기'에서 2005년 경 일어난 '성 벽돌' 아이템에 관한 사건입니다. '마비노기'에 관련한 사건만 벌써 세 번째 다룬 걸 보면 역시 장수 게임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일로 인해 게임 내 통화가 과대하게 증가,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요. 오래 '마비노기'를 즐겼던 이용자라면 아직 생생하게 기억할만한 큰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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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대 하우징 시대 직전

2005년 가을. 넥슨은 '마비노기'에 하우징 시스템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길드와 개인 소유의 집을 관리하고 꾸밀 수 있는 콘텐츠로 업데이트 예고 당시부터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죠.

하우징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한 절차부터 보죠. 먼저 길드가 성을 입찰하고, 입찰에 성공한 길드가 성을 완성하면 해당 성을 8주간 통치하게 됩니다. 평균적인 성 입찰 금액이 4~6억 골드는 하기에 대규모 길드 정도가 입찰에 참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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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적인 입찰과 심리전으로 낮은 비용에 낙찰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성이 완성되면 거주지의 각 하우스들에 이용자들이 입찰을 진행할 수 있게 되는데요. 두갈드 거주지와 센 마이 거주지, 아브 네아 거주지 등 세 곳의 하우징 지역에 성과 주택이 마련돼 있습니다. 세 지역 모두 성과 집이 있는 지역이며,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제외하면 동일한 기능을 하고 있죠.

또한 이 거주지들에는 각각 1 개의 성과 약 260 채의 집을 지을 수 있는 집터가 있는데요. 집터의 수는 변하지 않지만 성 관리자가 집을 짓거나 철거할 경우 집의 개수는 변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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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지의 집들

집들은 비공개 경매 방식으로 현실 시간 일주일 동안 입찰을 진행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을 받게 되는데요. 낙찰자는 집을 가꾸고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집 안에서 성공 확률이 높은 생산 도구를 설치해 사용하거나, 가구를 들여 집안을 예쁘게 꾸미거나, 자신의 아이템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추가적인 비용이 소모되고 4주 동안만 거주가 가능한데요. 집을 짓는데 사용한 비용 X 길드가 설정한 세율을 일주일에 한 번씩 지출하게 됩니다. 그래도 생활형 콘텐츠가 많은 '마비노기'이기에 집을 얻기 위한 이용자들의 노력은 끊이질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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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의 꿈!

◆잠수함 패치로 부상한 문제, 오류인가 실수인가

하우징 시스템이 패치되며 추가된 아이템 중에는 '성 벽돌'이 있었는데요. 이 아이템은 거주지에 성주로 낙찰된 길드가 성을 지을 때 재료로 사용되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이 아이템은 채취도 굉장히 쉬웠는데요. 던바튼 성벽이나 두갈드 아일 등 필드 곳곳에 존재한 바위 같은 돌로 된 오브젝트에서 곡괭이만 착용하고 클릭하면 바로 채집이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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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성 벽돌 아이템

바위 채집 시스템은 공지 없이 어느 순간 업데이트 됐습니다. 당시엔 아직 테스트 서버에서만 '하우징 시스템'을 테스트 하던 중에 난데 없이 본 서버에 업데이트 된 셈이라 의도적인 패치인지의 여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성 벽돌'의 상점 매각가가 개당 750골드였던 점인데요. 일반적으로 잡던 '그리즐리 베어'나 던전의 '스켈레톤' 시리즈 등의 웬만한 몬스터들을 처치한 후 얻는 골드보다 많은 액수였습니다.

◆돈벌이야? 나도 끼어야지!

'성 벽돌'을 얻기 위해서는 곡괭이를 장착하고 마우스로 클릭만 하면 되는데다 채집에는 겨우 2~3초가 걸릴 뿐이었습니다. 채집 후 인벤토리에 넣는 시간까지 합쳐도 4초 남짓. 4초에 750 골드면 초당 187.5 골드를 버는 셈이죠.

게다가 '성 벽돌'은 가로 4칸 세로 2칸이라 다소 큰 크기였지만 2개까지는 겹칠 수 있었기 때문에 펫과 추가 가방 인벤토리 등을 동원하면 한 번에 많은 양을 실어 나를 수도 있었습니다.

채집 장소도 마을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고 방법도 간단한데다 골드화도 그저 상점에 팔기만 하면 되는, 굉장히 편하고 빠른 돈벌이 방법이었기에 수많은 이용자들이 '성 벽돌'을 캐 상점에 팔았습니다. 이들은 당시 굉장한 거금인 몇 백만 골드에 달하는 거금을 벌어들였습니다.

이 돈으로 사람들은 아이템을 흥청망청 사들였고 '성 벽돌'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이용자들은 왜 아이템 가격이 오르는지도 모르고 물건을 팔아 2차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채집 시스템 삭제 그러나 그 여파는…

당시의 '마비노기'는 무료 이용자들은 하루 2시간의 플레이 제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야 했죠. 또한 콘텐츠적으로도 현재와는 많은 부분이 달라 경제 규모도 훨씬 작고 높은 화폐 가치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마비노기'였기에 '성 벽돌'로 인한 대량의 골드 유입은 게임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어제 10만 골드하던 아이템이 오늘 몇 배로 가격이 치솟는 일 등은 비일비재했습니다. 사람들은 돈으로 물건을 팔지 않고 물물교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인게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을 확인한 개발사인 데브캣은 즉시 '성 벽돌'의 상점 매각가를 0 골드로 수정했습니다. 또한 '성 벽돌'을 채집하지 못하게 하는 패치도 추가했죠. 하지만 이미 많은 이용자들이 '성 벽돌'을 채집해 많은 골드를 축적한 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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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데브캣 스튜디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개발사 측에서 백섭을 시행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백섭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용자들은 오류를 악용하지 않은 사람만 손해 본 게 아니냐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죠.

이 사건은 해결 후에도 여파로 인해 인게임 경제가 상당 시간 동안 들쭉날쭉해지기도 할 정도로 큰 파장을 남긴 사건이었습니다.

한편 얼마 뒤 '마비노기'에서는 다시 두갈드 아일 곳곳에서 '성 벽돌'을 채집할 수 있도록 패치했는데요. 상점 매각 가격이 0 골드로 설정돼 아무도 채집하지 않고 방치되기도 했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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