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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게임과 교육, 그 사이의 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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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구글의 자가 학습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계적인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九단과의 경기가 한주 동안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초당 10만 개의 착점 방법을 동시에 고려하는 1200개 CPU로 이루어진 인공지능과 한 명의 인간의 외로운 싸움으로 조명하며 드라마를 만들어 낸 곳도 있는 모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구글이 자가 학습 능력을 시험하고 발전시키는 도구로써 게임에 관심을 보인 점에 주목했다.

4국 종료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구글 시니어 펠로우 제프 딘이 딥마인드의 데니스 허사비스가 '스타크래프트'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알파고가 다른 게임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는 발언에 포커싱한 것이다.

10의 170승이라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두고 싸우는 바둑이라는, 오리엔탈적인 통찰이 중요 시 되는 분야에서 세계 랭킹 상위권에 인공지능이 포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여러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게임 산업은 교육과 정 반대측에 강제로 세워진 상태. 게임 전문지 기자로써 해외와 국내의 게임을 보는 온도차가 민감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학업만을 학생의 지상 과제로 삼는 국내 여론에 따르면 게임은 학습에 방해만 되는 요인이다. 게임을 오래하면 짐승뇌가 되며 사회성도 떨어지고 정신 건강의 악화 외에도 운동 부족까지 오게 된다. 이 것이 사실이라면 질병 분류가 되도 할말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렇게 화제가 된 알파고가 학습을 진행한 좋은 수단이 바로 게임이다. 구글은 알파고의 전신인 '딥마인드 소프트웨어'(이하 딥마인드)에게 '벽돌깨기' 게임의 최대 스코어를 기록하라는 과제를 내는 방식으로 자가 학습 능력을 향상시켰다.

구글은 '딥마인드'에게 게임 화면과 바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외의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고 '딥마인드'에게 그 화면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는 픽셀 덩어리였다.. 바를 좌우로 아무렇게나 움직이며 의미 없는 움직임을 보이던 '딥마인드'는 이내 꽤 능숙한 플레이를 해냈고 4시간이 지난 뒤에는 한쪽 벽돌을 공략해 구멍을 낸 뒤 그 안으로 공을 튕겨 넣어 높은 스코어를 내는 방법까지도 알아냈다.

이 모든 것이 화면과 점수 외에는 아무런 인풋 없이 파악한 것이다.

해외에서 게임과 교육에 대해 실험한 결과들도 국내 여론과 반대되는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과 프랑스 파리 데카르트 대학은 유럽 국가 6~11세의 어린이 3195명과 그들의 부모 및 교사를 대상으로 게임이 이들의 정신 건강과 인지능력, 사회성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똑똑하고 학교 성적도 좋다고 발표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아이에 비해 지적 기능이 1.75배 더 높았던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어린이들은 학교 성적도 1.88배 더 높았다. 사회성도 더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정확한 목표와 그를 위한 방법을 알아내는 일련의 게임 플레이 과정이 학습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과들은 국내 여론이 주장하는 바와는 정면으로 대치된다. 어느 쪽 주장이 맞는 것일까? 동서양의 차이로 치부해야할까? 다만 짐승뇌와 사회성 저하 등을 일컫는 여론이 증거로 드는 것들은 관련이 있어보이는 '사건'들이지 '연구 결과'이거나 납득할만한 신빙성 있는 '수치'는 없었다는 것만을 말하고 싶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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