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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설 PC방 이벤트, 불법 VPN만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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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VPN 사업자 홈페이지, 24시간 상담소까지 운영중이다
게임 업계의 신년 대목인 설 연휴 기간 동안 불법적인 가상 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이하 VPN) 프로그램 이용이 크게 늘어 PC방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단속과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설 연휴를 맞아 많은 게임들에서 PC방 접속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제는 연례 행사로 자리잡은 설 맞이 PC방 접속 이벤트는 PC방에서 정해신 시간에 혹은 정해진 시간 동안 게임에 접속하면 풍성한 아이템을 증정하는 방식의 이벤트로, PC방 업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이 기간만 되면 PC방의 모든 모니터에 이벤트를 실시 중인 게임이 떠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매년 PC방 대란이라 불리며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자될 정도이니 높은 참여율을 짐작할만 하다.

그런데 올해 PC방에서는 이런 풍경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불과 1년전만 해도 PC방을 꽉 채웠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듬성듬성 앉아 모두 다른 게임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모습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PC방을 가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12년째 PC방을 운영 중인 감모씨는 "매해 설 기간이면 이용자들이 크게 몰렸었는데 올해에는 이상하게도 그런 일이 없다"며 "이상하게 여겨 이벤트 상품 수준이 낮아진 것인지를 알아봐도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의 설 맞이 PC방 이벤트 상품은 큰 차이가 없는 편이었다. 오히려 더욱 높은 가치의 상품을 증정하는 게임도 많았다.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이용 시간도 이벤트 기간 동안 크게 늘었다. PC방 이벤트를 진행한 모 게임의 경우 총 사용시간 43876시간이었던 4일에 비해 이벤트 시작 이후인 6일부터 15일까지 평균 이용 시간이 3배 가량 증가한 약 14만 시간으로 집계될 정도다.

그러나 PC방 업주들은 PC방 이용자 수는 이벤트 전과 거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PC방 이용 시간은 늘었지만 PC방을 찾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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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VPN 사업자가 사용하는 클라이언트

업주들은 불법 VPN 서비스가 원인이라는데 입을 모은다. 불법 VPN 서비스는 PC방 사업자로 등록한 뒤 매장 영업을 하지 않고 PC방 IP만을 이용자에게 판매하거나 다른 PC방의 IP를 해킹 및 제공받아 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된다. 게임사 약관에 의하면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PC방 IP를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은 홈페이지에서 24시간 상담소까지 운영하며 버젓이 장사 중이다. 게임들마다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PC방 요금과 거의 동일한 정액제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렇게 불법 VPN 서비스 이용이 확산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보인다. 우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관을 위반하면서까지 불법적인 서비스를 자행하는 판매자가 원인이다. IP만을 대여하기에 인건비, 건물 임대 비용, PC 유지 및 전기 사용료 등의 감가상각 비용이 제외돼 상대으로 높은 비율의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PN 프로그램 사용 요금은 평균적인 PC방사용 요금보다 비싸거나 동일한 수준을 유지해 수익을 최대화하고 있다.

다음으로 게임사들의 소극적인 대처가 원인으로 꼽힌다. 여러 게임사들은 불법 VPN 판매 적발 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의 대처를 이어 오고 있지만 직접적인 매출 타격이 없어 적극적으로 이를 찾아내지 않는 상태다.

끝으로 이용자의 인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벤트 시기가 오면 게임 커뮤니티 곳곳에서 VPN 서비스 체험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체험기를 보면 사용을 종용하는 듯한 내용까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발되어 이용 제한 조치를 받아도 재수가 없어서 걸린 것이지 불법 행위라는 인식이 없는 것은 큰 문제다.

한 PC방 업주는 "이런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불법 서비스로 인해 PC방 사업이 고사되는 결말이 날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국내외의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수한 서비스인 PC방 추가 혜택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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