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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MC 김세용 부사장 "'TOS' RPG 본연의 '역할극'에 초점"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레벨업을 하고 성장하는 RPG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역할 중심의 플레이를 권장하기 위해 수많은 직업을 만들었고 OBT 이후로도 전직과 육성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9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넥슨(대표 박지원)이 마련한 '트리오브세이비어'의 공동 인터뷰 자리에서 IMC게임즈 김세용 개발 총괄 디렉터겸 부사장의 발언이다. 어찌 보면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시스템이지만 김세용 디렉터의 의지는 확고했다.

스스로 플레이할 게임을 발견하지 못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는 김 디렉터는 그만큼이나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한 구상이 확실했다. 모든 분들이 좋아할 거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분명 이를 좋아하는 이용자는 꼭 계실 것이라는 생각에서 개발을 진행했다는 그는 오픈 베타서비스(이하 OBT)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데일리게임은 IMC게임즈 김세용 개발 총괄 디렉터, 넥슨 박상원 사업팀장을 만나 오는 17일 OBT를 앞둔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인터뷰] IMC 김세용 부사장 "'TOS' RPG 본연의 '역할극'에 초점"

◆5년 동안 개발한 '내가 하고 싶은 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다른 게임들이 현실적인 묘사와 리얼리티를 강조할 때 수작업으로 그린 배경 그래픽을 채택했어요. 아예 과거의 방식은 아니고 최신의 기술로 과거의 느낌을 내는 것에 개발 여력을 집중한 것이죠. 이런 방식이 모든 분들이 좋아할 거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를 좋아하는 분들은 꼭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MC게임즈 김세용 개발 총괄 디렉터는 '트리오브세이비어'만의 차별화 요소로 향수를 자극하는 그래픽을 꼽았다. 게임 시스템도 이런 그의 생각에 크게 영향을 받아 요즘 MMORPG의 주요 콘텐츠인 퀘스트와 만 레벨 달성 이후 레이드 등의 시스템 보다는 이전 2000년대 RPG들의 주 콘텐츠이던 전직과 육성에 집중돼 있다.

파티에 어떤 직업, 캐릭터가 있음으로 또 다른 방식의 플레이가 가능해지는 등의 개개인이 다른 역할을 맡아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한다. 직업이 다른데도 똑같이 딜러를 수행하면 RPG의 의미가 없다는 게 김 디렉터의 생각이다. 이후 콘텐츠도 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 디렉터가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은 바로 "'라그나로크'같네"라는 말이었다.' 라그나로크'는 13년 전으로 굉장히 예전이기도 하고 '라그나로크'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아 우리가 잘못하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아 수정 작업을 할 때가 많았다. 어떻게 하면 그 보다 더 진화하거나 다른 형태의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항시 고민했다.

구체적으로 '라그나로크'는 마우스 하나로 모든 게임이 가능하게 하자는 것에 집착해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이런 점이 처음 '트리오브세이비어'의 개발에 임할 때부터 키보드 콘트롤에 집착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김 디렉터는 "이용자들의 불만에도 키보드 조작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하며 "지스타 당시 김학규 대표가 '트리오브세이비어'는 '라그나로크'를 그리워하는 분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라그나로크'의 연장 선상이나 전신은 절대 아니다. 전혀 별개의 게임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OBT의 주요 테스트 포인트는 '신규 콘텐츠'

기존 테스트 버전이 스트레스 테스트와 여러 콘텐츠들의 게임적 순환이 가능한가 등의 게임의 기초를 닦는 테스트였다면 이번 OBT에서는 신규 콘텐츠가 주 테스트 대상이다.

우선 시작 지역이 두 가지로 나뉘어 시나리오도 2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또한 레벨 제한이 280으로 상향되며 신규 7랭크 클래스들과 수많은 신규 지역 및 몬스터들이 추가됐다.

김 디렉터는 "이용자가 한 캐릭터만을 키워 분신처럼 삼기 보다는 여러 캐릭터를 육성하기를 바랏습니다. 이 과정에서 1레벨에서 반복적으로 똑같은 퀘스트를 하기보다는 다른 관점에서 시나리오를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패치였습니다. RVR등은 기획하고 있지 않지만 이후 여력이 된다면 3번째 도시도 만들고 싶습니다"라며 시작도시를 늘린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길드 시스템이 추가돼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길드 시스템이 생성돼 이용자간 이벤트와 커뮤니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길드는 OBT 시작 후 한달은 지나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디렉터의 설명이다. 애초에 7랭크 클래스인 '템플러'만 길드를 생성할 수 있게 한 점도 무의미한 길드의 난립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캐릭터의 밸런스와 직업별 역할에 대한 테스트도 지속된다. 지난 CBT에서 다른 이용자의 협동이 필요한 퀘스트를 배치해 이용자간 소통을 하게 강조하기도 했는데, 원래는 퀘스트를 아예 다 빼고 싶었단다.

이용자들이 정형화된 퀘스트를 원하는 것도 인식하고 있어 2차 CBT에서는 퀘스트를 촘촘히 배치했다. 필요에 의해 역할을 구하고 관계가 형성되길 바랐이지만 그런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3차 CBT에서는 아예 퀘스트 표시를 다 삭제했다. 이젠 퀘스트를 운좋게 발견한 사람이 퀘스트 진행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웹페이지에 올리는 상태다.

이런 다양한 시도는 계속 유지돼 퀘스트 외의 다른 목적을 이용자에게 계속 주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필드 보스 등이 이것에 해당하는데, 마법사가 몇 명인지 하프라이트가 몇 명 파티에 소속돼 있는지에 따라 각자의 역할과 공략 방법이 달라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하고 순환 가능한 콘텐츠에서 각자의 역할을 찾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200레벨까지 거대한 튜토리얼로 봐도 무방하다. 이후 완전히 퀘스트를 삭제하고 기믹만 남긴 상태에서 이용자 반응을 보고 싶다는 게 김 디렉터의 생각이다.

[인터뷰] IMC 김세용 부사장 "'TOS' RPG 본연의 '역할극'에 초점"

◆OBT 개발 원동력은 '이용자 피드백'

'트리오브세이비어'는 1월 CBT에 돌입한 이후 CBT 참여자 중 신청자에 한해 지속적인 CBT를 진행했다. 스팀을 통해서도 해외 CBT를 진행해 피드백을 얻기도 했다. 이렇게 장기간 CBT를 진행한 이유는 역시 이용자들의 실질적인 피드백을 듣기 위해서다.

김 디렉터는 "상당히 오랜 시간 테스트를 진행했기에 어느 것이 이용자 의견이었고 어느 것이 개발진의 의견인지 구분하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버그 제보와 안정성, 밸런스에 대한 의견은 이용자의 피드백 덕분에 수정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 외에도 시스템 개선 아이디어 등 광범위한 피드백을 얻었습니다"라고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렴했음을 전했다.

클래스 전직도 원래는 기존 클래스와 새로 등장한 랭크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용자 의견을 받아 하위 클래스는 언제든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또한 게임 내 보스나 스테이지 공략 방법이나 전략에서도 많은 피드백을 받아 수정했다.

이런 이용자 피드백의 적극 수렴은 OBT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OBT 서버와 별개로 테스트 서버를 운영하면서 본 서버에 업데이트하기 전의 빌드를 우선적으로 적용해 이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한 뒤 본 서버에 할 계획이다.

◆이후 업데이트 방향과 유료화는?

"우선 만들어둔 콘텐츠량이 많습니다. 오픈하며 콘텐츠를 더 늘려야한다는 부담은 없는 상태입니다. 론칭에 적절한 시기만을 고려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 이상 즐길 콘텐츠가 없어서 업데이트한다는 것과는 성향이 좀 다르다는 게 넥슨 박상원 사업팀장의 설명이다. 테스트 서버를 운영하면서 게임에 대한 의견을 많이 수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후 콘텐츠 업데이트, 퀘스트, 시나리오, 연출 새로운 아이템 보스 신규 지역, 상위 랭크에 대한 패치가 있겠지만 모든 업데이트의 우선 순위는 이용자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진다. 이용자들의 요구에 따라 어느 날 갑자기 예정에 없던 치장 아이템들을 쏟아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테스트 서버의 가장 큰 이슈는 숨겨놓은 클래스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인데, 이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조용하게 업데이트하고 입을 닫고 있는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재 모바일 연동이나 모바일 게임화 계획은 없다. 5년이 조금 넘는 긴 시간 개발을 진행 했기에 당연히 모바일 시장으로의 개편을 느끼고 모바일화 시도는 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추구했던 게임성과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는 모바일만을 위한 게임을 새로 만들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조이스틱 조작 지원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윈도우에서 연결되는 대부분의 조이패드는 지원하고 있는 상태로 조이스틱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꽤 높아서 해외에서는 패드를 쓰면 게임 재미가 크게 올라가니 꼭 써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할 정도다. 하지만 단축키가 모자란다는 이슈는 있는 상태다. 향후에는 방향키와 버튼을 조합해 더 많은 단축키를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터뷰] IMC 김세용 부사장 "'TOS' RPG 본연의 '역할극'에 초점"

아울러 거래 시스템 유료화와 코스튬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무조건적으로 거래를 막는건 아니고 최근에 거래 시스템을 배제한 게임들과 비슷하다는 게 박상원 사업팀장의 설명이다.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거래 시스템이지만 이를 통해 작업장이라던가, 불량 이용자들이 아이템에 대한 가치가 훼손하는 경우를 막을 생각입니다. 이 모델을 기준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코스튬 아이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PC방 프로모션에서도 거래 이용과 관련한 아이템을 구입 시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기획하고 있다.

◆목표는 5위, 마케팅은 담백하게?

넥슨 박상원 사업팀장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용자분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드렸으면 좋겠다. 또 개발사 분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수 있으시면 좋겠다"며 "PC방 순위 5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MMORPG인지 전체인지는 노코멘트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이미 피드백은 매일 400명 남짓한 이용자가 접속하는 지금의 테스트 서버로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고 대규모 테스트는 이미 스팀 오픈 시 15만7000 명이 한번에 접속하고 추가로 2만 명이 늘어나도 버텨냈으니 서버 안정성은 어느 정도 확인한 셈이다. 이제는 지금은 지속 가능성 있는 게임성을 점검하는 단계라는 게 김 디렉터의 설명이다.

마케팅 부분에서는 요즘 게임답지 않게 담백함을 추구할 예정이다. 애써 과대포장하는 것은 지향하고 영상 중심의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으며 핫타임 등은 생각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기존에도 큰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고 이 기조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디렉터는 "게임 자체가 취향을 상당히 탈 것이기 때문에 홍보와 크로스프로모션을 해도 하실 분들은 이미 하실 거라고 보고, 취향에 맞지 않는 분들은 어떤 프로모션에도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이 인터뷰도 6년만의 첫 인터뷰로 알고 있다. 필요하다면 이제부터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이용자의 표현 방식이 다를 뿐 국내와 별 다를게 없다는 게 김 디렉터의 설명이다. 이렇듯 극명한 취향의 편향성이 있는 이용자들이 접하는 장르라고 생각해 해외 진출을 위한 보완 요소도 딱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 확성기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수준이라면 일본은 확성기가 한시간에 하나쯤 올라와요. 그것도 '폐를 미쳐 죄송하지만 제가 이러한 곤란을 겪고 있는데 혹시 괜찮으시다면 이것에 대해 좀 알려주실 수 없겠습니까'하는 수준이죠. 답변도 올라오지 않는데, 귓속말로 해서 그래요. 브라질은 한국보다 목소리가 큰 분이 많고요. 각국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비슷한데 이런 점들만 다릅니다."

◆이용자 '취향저격'하는 게임 될 것

IMC게임즈 김세용 개발 총괄 디렉터, 넥슨 박상원 사업팀장은 이용자들에게 전하는 인사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박상원 사업 팀장은 "넥슨과 IMC게임즈의 협업 발표 이후 1년 정도 준비를 했습니다. 론칭을 앞두고 긴장도 되고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잘 준비하겠습니다. '트리오브세이비어'는 회화적인 그래픽의 클래식함 같은 많은 장점들을 갖추고 있는 게임입니다. 이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취향저격이 되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디렉터는 "개인적으로 스스로 플레이할 게임을 발견하지 못해 직접 개발에 나선 셈인데, 이렇게 시작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고집스럽게 보이기도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에 임했기에 그렇게 보일 수 있을 테지만, 좋은 의도에서 그런 것이니 좋게 봐주셨으면 합니다"고 전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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