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럿 비트너 2K게임즈 시니어 게임 프로듀스(사진)는 ‘문명’이란 세계적인 IP를 MMORPG로 만들기 위해 엑스엘게임즈와 손잡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제이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의 영어 이름,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로 한국형 MMORPG의 모델을 만든 송 대표는 해외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Jake 송’이 아무리 유명하다 해도 대상은 ‘문명’이다. ‘문명’은 게이머라면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게임. 몰입도가 뛰어나 한번 게임을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 몰라 ‘악마의 게임’, ‘타임머신 게임’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게임을 만든 시드 마이어는 세계 3대 게임거장으로 칭송 받지 않는가.
5년 전 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 세계 게임팬들은 놀랐다. ‘MMORPG 강국이었던 한국이 문명을 온라인으로 만드는 것까진 이해를 하겠는데 엔씨소프트나 넥슨이 아닌 엑스엘게임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송재경 대표의 명성은 높았지만 그에 비해 엑스엘게임즈는 신생회사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K게임즈도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드 마이어가 엑스엘게임즈를 추천했고 이 결정을 존중했다. 평소 ‘문명’ 팬을 자처했던 송재경 대표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시드 마이어를 만났고 ‘문명온라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2K게임즈도 지속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 MMORPG에 대한 관심은 컸으나, 턴제 게임을 어떻게 MMORPG로 만들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에는 확신이 없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드 마이어는 송재경 대표가 ‘문명’에 대해 갖고 있는 통찰력과 그가 없던 장르를 개척해 낸 창의성에 감명을 받았다”며, “문명온라인은 과거 어떤 게임도 시도해 보지 못한 도전이며, 원작을 MMORPG로 잘 살린 역작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문명온라인’은 끝이 있는 온라인게임이다. 7일 동안 각 문명이 경쟁을 벌이고 승자를 결정하는 ‘세션제’다.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를 일주일에 걸쳐 한 판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한번 게임을 했던 이용자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 할지, 어떤 방식으로 유료 모델을 붙일 것인지도 관심사다.
엑스엘측은 연착륙 전략으로 천천히 게임 알리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금은 사전 공개테스트(Pre-OBT)를 진행 중이고 2일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긴 호흡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이용자를 모으는데 힘을 쓰면 자연스러운 매출구조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드마이어와 2K게임즈의 선택, 송재경 대표를 비롯한 엑스엘게임즈의 도전에 대한 결과도 섣부르게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성공과 실패를 떠나, ‘문명온라인’이 게임사에 기념비적인 게임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