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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블리즈컨과 지스타 사이

지난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렸던 블리즈컨 2015를 다녀왔다. 블리즈컨 2015를 취재하면서 무엇보다 가슴 속 깊이 남은 것은 다름 아닌 블리즈컨 자체를 즐기는 관람객들의 모습이었다. 블리즈컨에서 블리자드 팬들이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새삼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떠오르는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블리즈컨은 관람객들이 만들어가는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행사 첫 날 오후에 열린 '재능 콘테스트'에는 많은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장기를 뽐냈고, 이를 지켜보는 관람객들은 열화와 같은 환호로 화답했다.

블리자드는 블리즈컨이 열리기 한 달 전부터 '재능 콘테스트' 참가 접수를 한다. 블리자드 게임으로 만든 영상, 팬 아트는 물론 노래나 춤도 가능하다. 이번 블리즈컨 '재능 콘테스트'에는 세 팀이 밴드를 꾸려 연주와 노래 실력을 뽐냈다.

'부럽다'라는 감정이 들었던 것은, '일반인'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람객들이 자리한 까닭이다. '재능 콘테스트'가 진행되는 시간에 게임 시연을 할 수도, e스포츠 경기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블리즈컨 티켓을 구입한 대다수의 관람객들은 '재능 콘테스트'를 택했다.

블리즈컨을 찾은 사람들은 블리자드 게임들의 최신 소식을 듣고, 최신 빌드를 플레이 해보는 것을 넘어 자신들과 같은 생각, 같은 취향을 가진 이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표정이었다.

또 2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꿈일 수도 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 블리즈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재능 콘테스트를 보면서 문득 지스타가 떠올랐다. 올해로 개최 11년째를 맞은 지스타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쇼다. 매년 신작들의 소식이 전해지고, 초대 가수들이 와서 공연을 하고, 레이싱 모델들이 부스를 수놓는다. 그러나 블리즈컨의 '재능 콘테스트'처럼 관람객들이 만드는 그런 자리는 없다.

올해 지스타는 개최 전부터 우려를 낳은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국내 게임업체들이 일찌감치 B2C관 불참을 선언하면서 볼거리가 적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넥슨, 엔씨소프트, 4:33이, 해외 업체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만이 B2C관에 부스를 꾸린다.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이 함께 꾸려가는 자리가 마련되고, 게임이라는 키워드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소원한 일일까.

어쨌든 지스타 참가 접수는 이미 끝났고, 개막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최관호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올해 지스타를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고 했다. 올해 지스타, 나아가 앞으로 지스타도 게이머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길 바라본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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